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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인미D Nov 25. 2024

96.높은 곳이 아니라 그냥 자신을 바라보기

<다른 사람 말고 나에게 집중하는 삶>


비교가 불행을 초래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주변, 혹은 일면식도 없는 세상 사람들과 비교하게 된다.

부모나 배우자가 그러는 게 아니라 이미 스스로 그렇게 하고 있다.


위아래가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면 주변 때문에 불행해질 상황은 없다.

높은 곳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나 기준이 있냐? 대체로 없다.

그냥 막연히 눈에 보이대로 현실을 비교하고 비관할 뿐이다.

도착지가 없는 비교는 모든 시간을 스스로 불행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 되고 만다.


세상에 누가 불행하기 위해 노력하냐고?

그러나 우리 대부분이 자기도 모르게 최선을 대해 불행을 셀프 세뇌시키는 중이다.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불행하기 위해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습관적일 말투, 무심코 하는 행동의 사소한 반복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 

결국 타인과 세상이 아니라 스스로가 자신의 세계를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비교하여 자학하는 것에 에너지를 써봐야 남을 게 없다.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자꾸 눈에 띈다면 비교의 관점이 아니라 동기부여나 롤 모델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그냥 타인을 아예 안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 말고 나에게 집중하는 삶은 연습이 필요하다. 

타인의 컨텐츠만 소비하면 그 어떤 나만의 컨텐츠도 만들어낼 수 없다. 

우리가 어떤 성과의 달콤함을 얻기 위해서는 수년간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해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미래의 불투명을 변명으로 지금 당장의 작은 쾌락에 머물게 된다. 

내 컨텐츠를 만드는 긴긴 노력보다는 남의 컨텐츠로 킬링타임 하는 게 편하다.


어떤 컨텐츠가 내 것이 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긴 시간을 들여야 한다. 지속적으로 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나의 것으로 흡수시켜야 한다. 

타인의 컨텐츠만 스낵처럼 쉽게 소비했던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시도해 보기 힘들 만큼 지루한 인내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노력이 귀찮고 잉여시간이 남아돌 때 다른 사람들의 삶을 구경하며 비교하고 열등감을 느낀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시선과 의견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러나 정작 나의 인생을 살기 바쁘면 타인의 의견에는 관심이 없다. 

자신에게 집중할 시간도 모자라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갖지 못한 것에 분노하지 말고 가지고 싶은 것에 직접 몰입하고 하고 싶은 것을 향해 걸으면 된다. SNS가 만연한 사회에서는 그 마음을 다잡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긴 하지만.


그러나 분노하고 절망할 시간에 어떤 행동을 이어간다면 나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사소한 행동들이 매일 쌓여 미래의 가능성을 조금 더 가깝게 열어준다.


삶은 원래 미확정이다. 

반복된 별것 아닌 일들이 쌓이면 꿈꾸던 일들을 실제로 만들어 준다.

왠지 안될 거 같아서 시작도 안 하면 가능성의 기회도 0%가 될 뿐. 

일단 시작하면 언젠가는 그 열매는 내 것이 된다. 데드라인은 내가 정하는 것이고 멈추지 않는 이상 실패가 될 리 없다. 

그리고 목표도 내가 정하는 것이다. 나 자신을 바라보고 만족이라는 것을 깨닫는 연습도 중요하다.


사회전체에 다양한 컨텐츠가 유통되고 노력을 무의미한 것으로 여기는 시대상황에 맞물려 우리는 쉽게 컨텐츠 소비자로 전락한다. 

그렇게 나 자신을 만드는 시간을 도둑맞듯 잃어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 바짝 차리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살아야 한다.


타인의 삶을 쉽게 들여다보고 편하게 즐기기만 해서는 비교의 열등감이 사라지기 힘들다.

꿈꾸는 이상적인 모습이 있다면, 남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고 자신에게 집중해야 할 때다.


타인 말고 나에게 집중하기가 참 쉽지 않은 세상이다.

남을 보는건 완성된 달콤한 결과고, 나를 보는건 미완성의 무거운 숙제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숙제를 풀어야 달콤한 결과를 가질 수 있다.


나에게 집중하고 내가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내 제자리에 있는 느낌에 참으로 답답한 마음이 든다.

오랜 시간을 참아내고 우직하게 걸어가야 원하는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걸어가는 그 시간 속에 있는 나는 내가 움직이고 있는지, 달라지고는 있는지 인지하기 힘들다.


이 불안은 우리를 자꾸 멈추게 한다. 

하지만 의심 때문에 멈춰 선다면 아무것도 얻을 게 없다.

주변의 속도, 이미 도착한 사람들, 어떤 것도 비교하지 말고 그냥 걷고 있는 지금 내 발걸음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제자리 같아 보이지만 지금 나의 발은 분명 앞을 향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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