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을 오픈할 용기만 있으면.>
뭐든 완벽하지 않아도 대충대충 일단 한 것에 의의를 두겠다는 성정은 의외로 많은 것들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 준다.
역설적이지만, 대충대충 해오던 미완성들은 뜻밖에 완성을 향하게 된다.
대충과 미완성을 반복적으로 실행해 보니 신기하게 점점 성장했다.
대충도 괜찮다는 의식은 완벽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 행동력으로 나타난다.
지금 당장 실행을 향하도록 하는 힘은 대충밖에 없다.
그런데 왜 대충일까?
대~충, 살~살해야 오래 할 수 있다.
완벽은 오늘 같은 어설픈 날이 수백날 이상 누적되어야 이루어진다. 오늘 당장은 완벽이 없는 게 당연하다.
많은 이들이 완벽하지 못해 시작 못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완벽하게 준비된 시작은 오히려 출발도 못하게 발목을 잡는다.
완벽지향은 시작의 동기가 아니라 도착의 동기다.
대충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은 결과를 향해 가는 부담 없는 세팅값이다.
너무 힘주고 야심 차게 출발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작심삼일을 한다.
인생 피곤하고 할 것도 많은데 모든 것에 저력을 다해 달려들 필요가 없다. 우리에겐 얇고 길게 갈 수 있는 지속성이 중요하다.
그래서 어떤 일을 가벼운 마음으로 대충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독한 마음으로 어떤 일을 해보니, 마음의 부담 때문에 결국 지속하기가 쉽지 않았다.
너무 심기일전하고 달려드니 다음날이 오는 게 두려울 정도였다. 한두 번 단기간에는 가능하지만 매사 최선과 최고라는 압박은 매일이라는 지속성과 충돌한다.
결국 몇 번 해보다가 그 압박에 짓눌려 멈추게 되니 아무것도 남는 게 없었다. 그렇게 미래로 자꾸 실행을 미룬다. 영원히 안 할 그 미래로~
대충 그냥 해보자는 마음은 어떤 걸 해보는데 부담이 없다. 망해도, 어설퍼도 그냥 하면 된다.
모든 것에 기합을 넣고 의지와 노력을 100% 갈아 넣어야 한다면 어떤 것도 지속하기 힘들다.
최선 = 짧고 굵은 실행, 지속성 어려움
대충 = 길고 어설픈 실행, 매일 하기 쉬움
여기서 '대충'은 마음을 편히 먹게 하는 세팅값이고, '일단 해보는 것'이 핵심이다.
대충 일단 해보자는 건 마음에 여유를 주니 별것도 아니라서 매일 할 수 있게 된다.
어떤 것을 매일 해서 결국 결과를 얻어내고 목표를 성취하는 비결은 "대충 하는 마음가짐"이었다.
가장 멍청한 선택은 완벽해질 때까지 출발을 미루는 것이다.
어설픈 오늘의 과정을 숨기는 것 또한 이롭다고 볼 수는 없다.
누군가는 대충한 어설픈 과정을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우리에겐 흘러가는 과정이지만 누군가는 이것 하나만 단편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겁먹을 필요 없다. 일단 공개하고 수정과 업데이트를 거듭하면 된다.
내 손에 쥐고 있을 때보다 공개하고 나면 고쳐야 할 부분과 가야 할 길이 더 눈에 잘 띈다.
공개해야 내 상황이 객관화되고 보완점을 파악하기 쉽다. 공개 후 타인의 시선을 감당함으로써 더욱 성장할 수 있다.
대충 하는 미완성이라고 내 속에 숨기면 안 되는 이유는 대충이라고 진짜 대충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픈하고 세상을 나를 지켜보는 CCTV로 활용하는 거다.
이 대충의 공개를 감당할 용기가 있어야 지속도 된다.
세상에 오픈 후 과정이 더욱 정교해진다. 비난과 피드백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어떤 형태든 나를 움직이게 하는 자극제로 생각하면 된다.
상처받을 것도 없다. 어차피 대충 하자고 마음먹고 시작한 일이니까.
엄청나게 최선을 다했다면 속이 좀 쓰리겠지만, 내가 봐도 오늘 내 모습은 그냥 그렇다.(아직 별 볼일 없다는 뜻)
뼈아픈 평가(폄하)는 내일도 대충 할 수 있는 약으로 쓰면 된다. 내가 해도 이것보다 잘하겠다고 비판하는 사람은 영원히 그 속에 꼭꼭 숨겨진 그 특출난 재능을 세상에 오픈하지 않을 사람이다.
즉 어설픈 우리의 성장과정을 욕하는 사람은 별거 아닐 수 있다.
일단 대충이라도 출발조차 안 한 사람이므로.
원래 상상으로는 모든 것을 다 할 것 같은 이들이 자신을 숨기고 타인의 노력을 폄하하고 질타하게 된다.
세상에 나의 대충스러운 과정을 오픈하고 어설프게 쌓인 매일이 만들어낸 결과는 누구도 웃지 못하게 만든다. 처음의 비웃음은 점점 웃음을 잃고 경이로운 찬사로 이어진다. 오히려 어설픈 누적을 알기에 더 대단한 성취가 된다.
실패에 대한 공포, 모자란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부족하다 해도 괜찮다.
실패는 내가 멈추면 결과가 되지만, 계속하고 있으면 그냥 대충 하고 있는 과정의 연속일 뿐이다.
'못나면 뭐 어때? 부족하면 어때? 나는 초보잖아.'라는 마음으로 부담은 낮추고 실행은 빠르게 대충 해보는 게 해답이다.
미래의 꿈은 손에 닿지 않지만 오늘은 내 손안에 있다.
원대한 꿈의 시작은 과거의 오늘 하루였다. 꿈을 아주 작게 나누어 보면 어떤 하루가 들어있다.
작은 오늘들이 모여 어떤 결과가 만들어졌다. 그게 원대한 꿈이든 작은 소망이든.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할 필요 없다. 그저 오늘 이 순간에 충실하게 살면 그만이다. 돌아보고 후회할 시간에 지금 어설프고 대충 하면 된다.
결국 그렇게 많은 것들은 내 손에 들어온다.
대충 하는데 가끔 한다면 그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대충 하는 이유는 매일 하기 위해서다.
대충 하지만 매일 어떤 것을 반복하는 힘은, 아주 가끔씩만 저력을 다하는 것보다 큰 결과를 가져온다.
대충을 매일 하는 게 어렵진 않다.
만약 매일 하는 게 어렵다면 지금 그 플랜이 대충이 아닐 수 있다. 더욱더 대충스러운 느낌을 가지도록 작게 과정을 쪼개야 한다.
책 안 읽던 사람이 대충 하루 책 한 페이지 읽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남들에게 이 정도 계획은 대충이겠지만 자기 기준에서 매일 반복 실행이 안된다면 더 자잘하게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
출근 전 신발을 신으며 책 한 줄 읽기. 한 줄 읽는데 30초도 안 걸린다. 이 정도 대충이면 매일이 어려울 리 없다.
하루 책 한 줄 읽는 걸 보고 '에게 그게 뭐야?' 라며 또 누군가는 평가절하를 할 수 있다. 신경 안 써도 된다. 그 사람은 일 년 내내 책 한권 안본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