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월 Mar 11. 2021

잘살고 싶어서미니멀리스트가 되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 이야기

나는 20살부터 직장생활을 해서 육아휴직 1년 장기근무로 일하던 회사를 퇴직하고 6개월을 쉰 것 말고는 계속해서 일을 했다. 계속해서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늘 지갑은 가벼웠다. 한 달 벌어 하루 쓰는 사람처럼 늘 가벼워진 지갑은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도 다른 사람들보다 낫지 않는 삶을 자책하며 끊임없이 소비했다. 제대로 된 물건들을 사는 것도 아니었다. 자잘한 소비들로 내 낮아진 자존감들을 채워 나갔던 거 같다. 거기에 소비를 한층 더 끌어 올렸던 건 힘든 워킹맘이라는 이유도 소비의 한 이유였다. 


'일과 육아를 힘들게 병행하니 이 정도는 사도 되겠지?'가 나의 가장 큰 소비 구멍이었다.


이때의 집을 보면 내 마음 상태를 볼 수 있는 거 같다.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고 전, 후 사진이 없어서 예전 사진들을 찾아보았다. 정말 많은 짐들 속에 살았다. 너저분하게 널브러진 젖병, 이불, 물티슈 그때의 우리 집을 보니 그때의 내가 보였다. 약간의 우울감을 가진 나, 집은 마음의 상태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때의 나는 어렸고 주변에 애엄마는 없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이 막막했고, 아이는 아토피로 인해 예민했다. 가려움으로 예민해진 아이를 키우는 건 쉽지 않았다. 약간의 우울감을 쇼핑으로 채워 넣었던 거 같다.


그 후 그럭저럭 나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계속 일을 해나갔고, 살던 곳 근처에 분양을 하길래 집을 장만하게 되었다. 빚잔치가 시작되었다. 아무리 부어도 부어도 채워지지 않는 커다란 항아리처럼 빚은 갚아도 갚아도 늘 제자리인 거 같았다. 돈을 모아야 했기 때문에, 가계부도 써보고 앱테크도 해보고 절약도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하나같이 다 실패했다. 억눌러둔 소비 심리는 나중에 봇물 터지듯이 터져 버렸고 앱테크는 어떤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했다는 정보가 있음 남들보다 저렴하게 구매했다는 이유로 소비는 늘 제자리였다. 어떤 달은 소비가 평소 때보다 적었다면 어떤 달은 평소보다 소비가 많았기에 소비가 더 늘어난 부분도 있었다. 


여러 가지 절약도 해보았지만 나에게는 잘 맞지 않았다. 잘살고 싶은 마음에 잡은 미니멀 라이프가 나에게 큰 전환점이 되어 주었다. 정돈된 집을 보면서 안정감을 느끼고 적은 금액의 물품을 구매하면서도 몇 번을 고민하는 나를 보면서 대견했다. 매일 집을 쓸고 닦으며 나는 잘 살고 있구나 싶다. 실제로 절약만 할 때보다 씀씀이가 줄어들고 저축의 금액이 늘어났다. 


잘~살고 싶어 시작된 미니멀 라이프는 하루를 잘~살아내는 삶으로 바꾸어 주었다. 

미니멀 라이프야 앞으로도 잘 부탁해 ~





작가의 이전글 낭비 없는삶을 원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