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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월 Nov 23. 2020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

제로 웨이스트의 성장기

파스타가 먹고 싶어 시판 소스와 면을 사 와 맛있게 스파게티를 즐겼다. 간단하게 스파게티를 즐기고 나니, 붉은 소스로 범벅된 스파게티 병이 눈에 들어왔다. 병 주변에 붙어 있는 노란색 스티커와 병 안의 붉은 액체의 범벅. 조금 귀찮긴 하지만 분리배출을 위해 유리병을 작은 볼에 넣어 담가 두었다. 물에 불은 스티커는 손으로 밀어내기만 해도 끈적이 없이 제거가 되었고, 병 안의 붉은 액체들은 말끔히 씻겨나갔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쓰레기를 그대로 버릴 수 없기에 햇볕에 드는 창가에 유리병을 말려두었다. 말갛게 맨몸으로 드러난 유리병은 햇살에 비쳐 반짝반짝거렸다. 스티커로 가려놓아서 예쁨을 몰랐었나 보다. 말갛게 드러난 유리병이 분명 쓰임이 있을 거 같아 하나둘 모아두었다.


모아둔 유리병들은 뜨거운 물로 소독시켜주고 햇살 샤워까지 마치니 보송보송해진 몸으로 다음 쓸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예쁜데 버리려고 했던 병이라니...





개운하게 목욕을 마친 유리병들은 원두커피, 설탕, 소금, 보리차등을 담아 우리 주방에서 쓸모 있음으로 탄생되었다. 다시금 재탄생된 유리병들을 보면서 이게 소스에 범벅되었던 유리병이었다고? 생각하니 내가 유리병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거 같아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 예쁜 조미료통을 사려고 했었는데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으로 돈의 지출도 막았고 쓰레기도 줄였다.


안 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다시 쓸 수 있는 물건들은 재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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