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
클린트 이스트우드 - 라스트 미션(2019.03.14)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잘 살아온 인생이란 어떠한 삶을 의미하는 것일까. 인간은 누구나 각자의 가치 속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삶의 모습을 영위해 간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누군가는 ‘돈’이 될 수 있고, 누군가는 ‘명예’, 누군가는 ‘사랑’, 누군가는 ‘건강’, 누군가는 ‘가족’ 등이 될 수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얼 스톤(클린트 이스트우드)은 삶의 다양한 가치 중 ‘명예’를 선택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한 평생을 사업과 사교 모임에 힘을 쓰는 인물이다. 가장으로서의 역할 보다는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고 그 안에 받는 인정을 중요시 한다. 심지어 딸의 결혼식이 있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백합 컨벤션’에서 금상을 수상하기 위해 결혼식에 불참을 할 정도로 가족 일에 무심한 인물이다. 그 일을 계기로 딸은 아버지와 12년 동안 말을 하지 않게 되고, 아내 또한 남편을 못마땅하게 여기게 된다.
얼이 가족의 품으로 다시 찾아왔을 때는 모든 것을 잃은 빈털털이 신세가 되었을 때다. 그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손녀의 약혼식에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에 대한 어떠한 속죄도 없이 뻔뻔한 모습으로 나타난 얼을 보고 가족들은 문전박대를 하게 된다. 그 상황이 민망했지만 손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긴 얼은 가족들의 마음을 풀어줄 구실로 ‘돈’을 벌게 된다.
낯선이에게 제안을 받은 일을 하게 되는 얼. 그 일은 마약을 운반해주는 일이었다. 마약을 운반해주는 대가로 받게 되는 돈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금액이었다. 검은 돈을 만졌을 때 그는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두려웠지만, 돈이 필요해지는 순간마다, 돈을 쓰는 것을 통해 인정을 받게 되는 순간마다 마약을 운반하는 미션을 자발적으로 하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운반되는 마약의 무게도, 거래 되는 돈의 금액도 날로 커지게 된다. 결국 마약 밀수자들과 얼은 마약 단속을 하기 위한 수사관의 포위망 안에 들어오게 되고, 얼은 자신의 죄를 인정한다.
영화는 여러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다. 먼저 주된 관점은 얼이 마약 운반 하는 작업을 통해 깨닫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다. 가족에게 소홀했던 얼은 마약 운반을 하며 벌게 된 큰 돈으로 손녀의 약혼식 비용을 지불해준다. 또한 그동안 자신의 과오를 씻어내기라도 하듯이 무심한 듯 가족 일에 찾아가 진심을 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얼이 가족과 화해를 하게 되는 장면은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서였지만, 그 일을 계기로 얼은 늦은 나이에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다음은 노년층인 얼과 상대적으로 젊은 계층의 대화를 통해 세대간 차이를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핸드폰이 없으면 길도 못찼지.”라는 대사부터 젊은 흑인 부부를 ‘니거’라고 표현해 그 부부들에게 잘못된 표현을 지적 당하는 장면까지 영화에서는 세대간의 차이를 보여준다. 극단적이고 불편한 방식이 아닌 대화를 통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정정을 통해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또 하나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완성시킨다. .
마지막으로는 초반부에 나왔던 ‘꽃’의 의미와 수감 생활을 하며 교도소 텃밭에서 새롭게 가꾸게 되는 ‘꽃’의 상징적 의미를 보여준다. 초반부에 나오는 ‘꽃’은 얼이 ‘백합 컨벤션’에서 금상을 수상할 수 있게 도와주는 ‘부’와 ‘명예’를 상징했다. 그에게 ‘꽃’은 인생이었고, 자랑이었고, 자신을 드러내기에 적합하면서도 자신 보다 소중한 존재였다. 하지만 사업에 실패하고, 마약 운반업을 하다가 수감 생활을 하게 된 이후 얼에게 ‘꽃’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준다. 초반부에서는 ‘꽃’을 통해 가족과 멀어졌다면 후반부에서는 ‘꽃’을 가꾸는 행위를 통해 가족과의 온전한 관계 회복을 보여준다. 소중한 가치가 ‘부’, ‘명예’에서 ‘가족’으로 변화게 된 전환점의 매개체가 ‘꽃’이 되는 셈이다.
116분이라는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을 만큼 영화는 흥미 진진했다. 그리고 로드무비 특유의 장면 구성과 적절한 음악, 위트도 영화를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한 몫을 차지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며 잔잔함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깊이 있는 대사들과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