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열심히 해도 안되는 것.
또 실패다.
성공과 실패 그 중간 어디에서 열심히만 하면 되는 삶을 살아왔는데 어느샌가 성공과 실패 둘 중의 하나만 선택 가능한, 아니 선택 당하는 삶을 살고 있다. "열심히 하라," "성실히 하라," "거짓말 하거나 꾀 부리지 마라" 같은 소리가 진리라고 믿으며 나는 행여 남에게 피해가 될까, 아니 내 "열심"을 누군가 깎아내릴까 두려워 피임을 했더랬다. 그리고 나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되는 일에 처음으로 부딪히며, 열심히 산 자신을 끊임없이 질책하고, 지독하게 후회했다.
시험관을 시작하면서는 한방에 되겠다고 (그리고 그럴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온갖 검사를 다 했다. 별 문제가 없었기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했지만 실패가 거듭되자 나는 실패의 이유를 내 안에서 찾기 시작했다. 그 또한 부지런히도. 내가 몸이 차가워서? 몸이 약해서? 운동을 안해서? 고기를 안먹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하다못해 신이 나를 선택하지 않아서, 내가 벌이라도 받는건가 하는 생각조차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를 원망하기를 계속하던 나는 진짜로 병들어갔다. 어느날부터는 잠들지 못하기 시작했고, 또 어떤 날은 문맥도 없이 울어재꼈다.
내 열심과 노력은 번번이 나를 매정하게 배신했다. 마음을 놓고 싶어서 포기를 하려고도 했지만 그것도 뜻대로 안된다. 열심히 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것도 열심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나는 그냥 열심히 하는걸 그만하려고 한다. 그것도 오랜 세월 해 온 것이라 쉬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거라도 그만해야 덜 억울할 것 같다. 최선을 다해서, 모든 것을 정성스럽게 하던 내가 너무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