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미트볼 스파게티 먹고싶어지는 영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 를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 원작의 b급감성에 미국물이 묻으니 아무리 허름하게 연출해도 부티가 나긴 합니다.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엠마 스톤: 미쉘
제시 플레먼스: 테디
에이든 델비스: 돈
알리시아 실버스톤: 샌디
주인공 테디는 양봉업자입니다. 그는 꿀벌 집단이 점차 사라지는 사회문제인 군집붕괴현상을 걱정합니다. 일반적으로 그것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 전염병 등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테디는 이 모든게 외계인의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딱봐도 정상은 아닙니다. 우리는 음모론에 심취한 괴팍한 사람을 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쨌든 테디는 지구는 외계인에게 잠식당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 거대 바이오기업의 ceo인 미셸이 인간으로 위장한 외계인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함께 사는 사촌동생 돈에게 알려줍니다. (돈은 약간 모자란 구석이 있긴 해도 착하고 테디를 사랑하는 유일한 혈족입니다.)
테디와 돈은 나름대로 비장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운 후 합심해서 미셸의 집에 침입합니다. 힘을 합쳐 혼자 있는 미셸을 습격해 납치했습니다
집에 도착하기 전에 마취 주사로 인해 정신을 잃은 미셸의 머리를 밀고 피부에는 항히스타민 크림을 잔뜩 바릅니다. 이렇게 해야 외계인이 자기들 편이랑 교신도 못하고 힘을 못쓴다고 합니다.
테디의 집에 도착하고도 한숨 푹 잔 뒤에야 정신을 차린 미셸은 당황했습니다. 그러나 곧 이성적이고 효율을 추구하는 권력층답게 침착한 협상을 시도합니다. 도대체가 외계인은 뭔 말이며 자신은 파급력 크고 지위 높은 인물이니 당신들은 곧 잡힐거라며 좋게좋게 풀어 달라고 합니다. 침착하고 냉정한 태도가 진짜 인간같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어쩄든 테디는 미셸의 제안에 넘어가지 않고 끊임없이 심문하고 검증하고 고문합니다.
윽박지르고 화내고 별 짓을 다합니다. 외계인이 아닐거라는 의심은 없습니다.
끝내는 보통 생명체는 버틸 수 없는 고압 전기고문까지 하는데 미쉘은 이걸 버텨냅니다.
그때 테디는 알았습니다.아~ 이 분은 보통 외계인이 아니라 왕족인데..?
월식 하루전
테디는 지금은 병원에 누워계신 엄마 샌디가 입던 드레스를 미셸에게 줍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폭력과 고문에 대한 정중한 사과의 의미로 식사에 참여시키는데요. 이때 대접한 음식이 미트볼 스파게티입니다.
살얼음판같은 대화를 나누며 음식을 먹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미셸이 테디의 발작 버튼인 아픈 엄마 얘기를 합니다. 당연히 테디는 이성을 잃었고 식사 자리는 개판이 납니다. (많은 생략)
미셸은 폭주하는 테디를 진정시키려고 병원에 누워계신 테디의 엄마를 살릴 방법이 있다며 거짓말을 합니다. 테디의 엄마 신디는 외계인 실험으로 아프게 된 것이 맞다. 또 자기 차에 부동액이 있는데 그것은 통만 부동액이다. 안에 든 것은 너의 엄마를 살릴 수 있는 치료제라고요.
그럴 듯한 말에 테디는 즉시 엄마를 살리러 뛰쳐나가고 미셸은 그 틈을 타 탈출할 시간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테디의 간절함과는 다르게 엄마는 아들이 주사한 부동액 때문에 죽었습니다. 절망한 모습으로 돌아온 테디에게 미셸은 교활하게 태도를 바꿔서 이번에는 외계인을 만나게 해 주겠다고 합니다. 만나서 죽은 이를 살리자고요.
월식 당일
미셸은 납치와 연락 두절 사태가 그냥 해프닝인 것처럼, 혹은 아무일도 아니었던 것처럼 태연히 테디와 동행하여 회사에 출근합니다.
직원들은 실종됐던 대표가 멀쩡히 나타나 어리둥절 하지만 미셸은 차분하게 연기하며 테디를 데리고 자신의 개인 사무실까지 올라갑니다.
직원들이 아무도 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를 치고 테디를 옷장으로 안내합니다. 저기로 들어가면 외계로 이동할 수 있다고요. 그런데 테디가 옷장에 들어가자 곧 의문의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테디는 끔찍한 모습으로 즉사합니다.
미셸은 테디를 속일 목적으로 외계인인척 연기를 한 것이 아니라 진짜 외계인이었습니다. 이판사판 지구에 학을 떼고 외계로 돌아갑니다. 심지어 그녀는 테디가 예상했던대로 왕족도 맞았으며 또 외계인 황제였습니다. 미셸은 인간은 참 어지간하다. 희망이 없다면서 인류를 멸망시킵니다.
감독이 의도한 코미디 요소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외계인답게 인간만 몰살합니다. 식물, 동물, 꿀벌은 다 살려주고 심지어 공장 컨베이어 벨트. 스피커도 다 정상작동 하는데 인류만 깔끔하게 멸종시킨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원작의 외계인 왕자님은 남자였지만 성별이 바뀌었습니다. 연인인 순이 역할 돈도 남자 사촌 동생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린아이같이 마음 약하고 어눌한 역할의 돈을 맡은 배우는 실제 자폐 스펙트럼이라고 하네요.
대형 배우진과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헐리웃 영화이다 보니 아무래도 원작의 구질구질하고 조잡한 감성은 없습니다. 이 영화의 상징적인 신은 물파스 고문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도 피부과 크림으로 교체됐죠.
원작의 주인공인 병구는 성장 과정부터 절망적인 말 그대로 명분있게 미친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정신병 약 한웅큼 주워먹고 외모도 관리 안한 채 구질구질한 모습이 안쓰러운 마음도 가는 인물입니다. 그에 비해 대형 공장서 제 밥벌이 하고 모자란 동생 번듯이 벌어먹이면서 자기 엄마도 비싼 미국 연명치료 받게 하는 효자이자 기득권 백인남성 테디 서사가 조금 아쉽습니다. 그런데 재밌었어요.
개봉: 2025.11.05.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스릴러, 블랙 코미디, 범죄
국가: 미국
러닝타임: 119분
원작: 장준환: 지구를 지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