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이정재 주연의 스릴러 영화입니다. 1960년 개봉한 故김기영 감독의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했습니다. 故김기영 감독의 페르소나였던 윤여정이 이 작품에서도 출연합니다. 제가 리메이크 영화라는 것도 모르고 윤여정이 젊을 때 1960 하녀 속편 화녀에 출연했다는 것을 몰랐을 때는 이 영화에서 그녀의 배역인 '조병식'이라는 캐릭터가 그저 존재감 없는 역할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리뷰를 작성하려고 다시 보니, 전엔 그냥 흘려들었던 병식의 대사 하나, 작은 표정 변화까지 다시 보이더라고요. 흠..갓여정.
나한테 참 불친절해. 이놈의 세상.
이혼 후 가족 없이 친구와 좁은 고시원에서 살면서 식당 잡일로 먹고사는 여성 은이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그녀는 어느 상류층 까마득히 높은 집안의 입주 하녀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집안에서도 신발을 신는 대저택에는 젊은 부부와 어린 딸, 그리고 시시콜콜한 집안일을 모두 총괄하는 나이 든 하녀가 살고 있습니다.
(겉으로만 친절하며 쌍둥이를 임신 중인 안주인 해라, 다이아몬드 수저를 물고 태어나 무서운 게 없어 오만하고 완벽한 집주인 고훈, 그리고 이들의 첫째 딸(이 될) 나미)
화기애애한 분위기랑은 거리가 먼 집안이지만, 은이는 나름대로 적응도 잘하고 있습니다.
이 집의 어린 딸 나미는 어딘가 살벌한 어른들과는 다르게 은이를 잘 따르고 좋아합니다.
어느 날 밤, 훈은 혼자 있는 은이의 방에 들어와 술 한잔을 건네며 유혹합니다. 임신한 아내와 어린 딸도 있는 남자가....
그렇지만 은이는 거부하지 않고 술잔을 받아마셨으며 그의 플러팅에 응합니다.
그날 일이 애정이라던지 관계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안하무인 두려울 것 없이 지체 높으신 훈은 원래 뭐든 가질 수 있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며, 은이와의 잠자리도 그냥 의미 없이 자기 내키는 대로 한 것입니다. 그는 은이에게 거액의 수표를 주면서 관계를 마무리합니다.
은이도 별로 의미 없는 해프닝이라고 여겼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하녀로서 본업을 이어갈 생각이었습니다. 자기를 가벼운 원나잇 상대로 여긴 것에 아무 불만도 없습니다.
그러나..
은이의 임신을 처음 알아챈 것은 나이 든 하녀 병식이었습니다. 그녀는 오랫동안 이 살얼음같은 집구석에서 살아남는 동안 짬바로 남다른 눈썰미를 가지게 됐습니다. 자신만 눈치챈 은밀한 사실을 해라의 어머니이자 고용주에게 알립니다.
자신의 딸은 임신 중인데, 그래서 얼마 후면 훈의 상속자가 될 아이들이 태어날 텐데,
은이도 아이를 낳아서 자신의 딸과 나미, 그리고 태어날 손주들 인생에 걸림돌이 될까봐 불안해진 해라의 모친은 일부러 은이를 밀어 낙상 사고를 냅니다. 유산시키려고요.
은이는 계단에서 떨어져 가벼운 뇌진탕으로 입원합니다. 이 사고로 인해 다친 몸의 이곳저곳을 검사하다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임신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 이제 해라도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됩니다. 지금부터는 아예 해라 모녀가 노골적으로 대놓고 은이의 낙태를 강요합니다. 일억 원을 줄 테니 아이를 지우고 다시는 이 집에 나타나지 말라고 합니다.
흠...(•_•)a 많이 생각해 봤는데, 은이는 뱃속의 아기를 지켜서 낳고 싶어졌습니다. 애를 인질로 많은 돈을 뜯어낼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왜 해라의 모친이 자신을 밀쳤는지만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은이는 훈에게 본인의 임신 사실을 알립니다. (이제 훈도 은이의 사고가 장모의 고의구나.. 또 아내가 왜 자기한테 냉랭하게 구는지도 대충 눈치를 챘음)
병식은 착하고 좋은 사람인 은이가 돈이나 양껏 뜯어낸 후 애를 지우고 새 인생 살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정작 은이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니 아이만 낳고 싶다고 하네요. 병식은 어떤 식으로든 은이가 이 집안 사람들을 상대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자기는 은이가 가엾어도 아무것 하나 해 줄 수 있는 것 없는 위치입니다. 다정히 정을 줄 수도 없어요.
결국은 해라 모녀의 뜻대로 은이가 강제 중절 수술을 받게 되는데, 병원에 따라온 병식이 은이를 기다리는 수술실 앞에서 안타까운 눈물을 줄줄 흘리거든요.
의사들끼리 “저 사람 누구야? 환자 어머니야?” 라고 묻고 "아니. 아무도 아니야."라는 식의 대화를 나눕니다.
(병식은 호의적이긴 했어도 여태 은이에게 살가운 말 한마디 건네기는 커녕, 내내 퉁명스럽고 쌀쌀맞았습니다. )
은이는 아이를 잃고 이상해집니다. 자신에게 잘해주고 잘 따르고 착한 나미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집에 복수할 계획을 세웁니다.
병식의 도움으로 저택에 몰래 들어갑니다. 그리고 식구들이 모두 모인 거실에서 샹들리에에 목을 매 자살합니다. 목을 맨 샹들리에에 불이 옮겨 붙습니다.
은이(나미에게): "아줌마 꼭 기억해 줘야 돼"
원작자인 김기영 감독의 작품속 여자들은 조금이라도 나쁜 마음을 먹거든요. 살인은 기본이며 작게는 남편 공동 소유권;이라도 원합니다. 그런데 임상수감독의 리메이크 하녀속 은이는 착하고 맹하고 순진하지 악녀가 아니에요. 너무 쇼킹하게 자살했을 뿐입니다.
*작중에서 지위가 낮게 설정된 여성들은 은이를 좋아했습니다.
개봉 당시쯤에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이 하녀를 소재로 한 코너가 있었다는 것과 섹시한 메이드 콘셉트 티저 광고만 보신 분에게는 좀 충격적인 내용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우의 민낯이 엄청 예뻤다....도자기 인형 같다.....도예가가 빚었나... 이정재는 저렇게 예쁜 부인 놔두고 바람을 핀 것이다....
감독: 임상수
은이(하녀): 전도연
고훈: 이정재
조병식: 윤여정
해라: 서우
나미: 안서현
은이 친구: 황정민
해라 모: 박지영
개봉 ; 2010.05.13.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스릴러
러닝타임 : 106분
개인 블로그에 게시한 제 창작물입니다. 연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브런치에 감사드리며 소중한 시간을 내어 읽어 주신 독자분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