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2년간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다가 브런치로 옮겨와 글을 쓰려고 보니 이 어색한 기류와 폼에 오글거림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앨리스는 말이죠'라며 간지러운 1인칭 시점으로 수다 떨듯 작성했는데.. 브런치에서는 마치 무언가에 대해 전문적으로 글을 써야만 할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때문에 현재 이 프롤로그를 쓰는 데만도 썼다 지웠다를 1시간째 반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를 모두 완성하는 데에는 하루가 소요될 것 같습니다.
브런치 주제를 여행으로 선정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자의든 타의든 태어나면서부터 주욱 여행을 접하게 된 것 같습니다. 소위 역마살이라고 하는 것이 부모님을 휘감고 있어서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함께 전국을 여행하기도 했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후에는 외국에 계신 아버지를 제외하고 어머니와 단 둘이 텐트를 짊어지고 전국을 여행하기도 했습니다.
어린 시절 항상 가족 친지와 함께 하는 여행이었다면, 2006년에는 첫 혼자만의 배낭여행을 시작했습니다. 혼자 기차도 타고 배도 타고 비행기도 타며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습니다. 때론 혼자 때론 둘이 때론 수많은 일행들과 함께 여행을 하기도 합니다.
여행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을 만나고 어울리며, 나와 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알아갑니다. 맛있는 현지 음식을 먹고, 박물관을 구경하며, 문화를 접하기도 합니다. 여행은 저에게 세상이고 또한 저입니다.
2년 전에는 여행과 관련 있는 업으로 이직하여 여행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여행 콘텐츠 마케팅을 하며 더욱더 여행과 친밀해졌으며, 대놓고 편안하게 수시로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주변의 '그만 좀 나가'라는 질타도 사라졌습니다.
일상을 여행같이 여행을 일상같이. 여행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저에게 호텔은 가족과 함께 좋은 일을 나누는 곳이었습니다. 생일, 크리스마스, 새해 불꽃을 볼 수 있던 곳이 바로 이 호텔입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어김없이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대형 트리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연말에는 불꽃놀이를 구경하기 위해 수많은 인파를 뚫고 아이스링크장 앞에 옹기종기 모이기도 했습니다.
좋은 느낌과 좋은 기억으로 가득한 곳.
현재 하고 있는 여행 관련 업도 바로 이 호텔을 예약하는 사이트의 콘텐츠 마케팅 업무입니다. 여행에서 하루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호텔이 좋은 느낌과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좋은 호텔을 물색하고 추천하는 일을 합니다(물론 MD분들이 가져온 호텔 중에서 물색한다는 말임).
개인적으로는 눈여겨보는 호텔, 직접 다녀온 호텔을 블로그, 커뮤니티 등에 나누기도 합니다. 각 나라별 호텔을 직접 경험해 보고 투어도 해보고 여력이 된다면 여행 일정 중 하루 정도는 온전히 호텔에서 즐기는 것도 서슴지 않습니다. 의외로 여행지뿐만 아니라 호텔도 각 나라별 특성을 입었기에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이번 달 여행하게 될 쿠바에서의 호텔을 검색하고 있습니다.
생생한 호텔 후기를 전달드립니다.
여행에 있어 음식은 행복입니다. 하지만 위의 공간이 심히 작은 저는 1일 2식, 디저트 많~~~~~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디저트만 먹다 보면 질리는 것이 아니라 그 맛에 취해 한국에 와서 얼마간 디저트를 먹지 못합니다. 같은 모양이라 해도 그 맛이 나지 않아서입니다!!
여행지에서의 음식은 주로 론리플래닛(Lonely Planet) 영문판과 Google Map(구글맵)을 애용합니다. 론리플래닛에 나와 있어도 꼭 구글맵에서 평가를 확인한 후 결정합니다. 줄 서는 것이 번거로운 유명한 집은 여행을 가기 한 달 전에 예약을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워싱턴 DC를 갈 때에는 '조지타운 컵케이크(Georgetown Cupcake)'는 앱으로 원하는 컵케이크와 픽업 일을 예약하고, '파운딩 파머스(Founding Farmers)'에는 전화 예약을 해둡니다.
현지에 도착하기 전 예약한 계획된 식사 외에도 호텔 리셉션 추천으로 / 현지에 오래 살고 계신 분의 추천으로 / 길을 걷다가 현지인이 많아 보이는 곳에서 가졌던 즐거운 식사자리.
대식가도 아니고 음식에 조예가 깊지도 못하지만, 현지에서의 행복 넘치는 음식 이야기를 전합니다. 물론 맛없던 곳도 귀띔드립니다.
운이 좋게도 지인들이 세계 곳곳에 살고 있어 여행을 통해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도 사람을 사귀기도 합니다. 인연이 이어지면 다음 방문 때 다시 만나기도 하고, 한국에서 만나기도 합니다.
또는 여행지에서 만나 뵙고 싶은 분들께 만남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최고의 만남은 뉴욕의 부티크 호텔을 운영하는 매니저와의 만남이었고, 최악의 만남은 약속 시간 10분이 지난 후에서야 메일로 오늘의 만남은 어려울 것 같다는 통보였습니다.
여행지에서도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람인 듯 싶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을 비롯 만나보지 못한 사람, 그리고 만날 수 없는 사람 등 사람의 이야기도 담습니다.
당신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여행은 좋아하는 것, 기분 좋은 것, 행복한 것, 그리고 일상을 살 때 언제든 곱씹어 볼 수 있는 기억입니다.
여행이 좋은 건 알지만 막상 직장을 다니며 자유롭게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6년 간 직장 생활을 하며 1박 3일, 2박 3일 단기간에 걸쳐 여행을 하기도 했고, 연휴를 틈타 여행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노하우가 쌓였고, 그동안의 여행 이야기를 브런치를 통해 풀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퇴사 D-17을 앞두고 미국에서 한 달 살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퇴사 후 여행 준비하기, 미국에서 한 달 살아보기 등 다양한 이야기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