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ice Lee Aug 21. 2020

<스타벅스로 세계 여행> 출판 과정

드디어 앨리스 책이 나왔어요


출판사와 첫 미팅을 했다


네이버 메일로 집필 제안이 들어왔다. 출판사에서 기획하고 있는 아이템과 내 블로그의 포스팅들이 비슷한 맥락이라 혹시 작가로서 집필이 가능하다면 서로 이야기를 나눠 보자는 것.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찾아 간 연남동의 디지털북스. 지금은 연남동 경의선 숲길 전체가 번화되었지만 당시에는 홍대역 인근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카페도 레스토랑도 들어서기 전이라 디지털북스가 위치한 경의선 숲길 끝자락은 초행길에 상막한 느낌으로 다가왔고 출판사와의 만남을 더욱더 긴장하게 만들었다.

2019년 6월 출판사 미팅 때

하지만 출판사와의 만남은 다행히 순조로웠고 출판사에서 기획하고 있는 아이템과 내 블로그의 글들이 거의 맞아떨어져 책 원고를 집필하는 데에도 어렵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다음을 기약했다.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


첫 번째 미팅은 직접 디지털북스로 찾아가 진행되었다면, 두 번째 미팅은 내가 편한 곳에서 진행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출판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첫 집필이었던 탓에 출판 계약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바가 없어 출판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지인을 통해 조언을 얻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출판사와 집필 계약을 한 지인들을 통해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계약 당시 찍은 인증샷

출판 계약서에는 권리의 유효기간, 배타적 이용, 내용의 책임과 편집, 인세, 도서 증정, 판권, 손해배상 청구 등이 첨부되어 있고 인지도 및 집필 횟수에 따라 권리의 유효기간, 인세 등에 차등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첫술에 배부르랴(또 책 쓰려고?!). 권리의 유효기간과 인세는 출판사에서 제안한 것을 따랐다. 소중한 지인들이 있었기에 어렵지 않았던 계약이었다.




책 원고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말 호기로웠다. 이미 블로그에 있는 내용들이었기에 나라별로 아이템을 정리하고 목차도 후루룩 만들어 내고 초안도 쉽게 정리했다. 매월 4~6건 정도의 여행 원고를 작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초안 정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물론 지금 책의 내용은 초안에서 많이 벗어났지만 ㅎㅎ).


1. 자료를 정리했다


블로그에 적혀있는 내용들의 원본은 여행하면서 그림 그리고 일기를 쓴 몰스킨이다. 그래서 목차에 따라 해당 이야기를 몰스킨에서 찾고 블로그 포스팅에서 찾고 모아두었던 카드 꾸러미에서 해당 카드도 찾아 두었다.

일상을 적어 내려가는 몰스킨과 스타벅스 카드를 모아두는 함

그리고 외장하드에서 해당 시기 여행 사진들도 찾아 분류해 두었다.

챕터에 따라 정리해 둔 사진 폴더


2. 자료를 바탕으로 초안을 작성했다


기/승/전/결.

내가 여행했던 나라, 그리고 도시. 그때 그 기분이 적혀있는 몰스킨을 바탕으로 스토리라인을 짜고 로컬 카페와 레스토랑 주인에게 들은 이야기, 현지에서 살고 있는 지인들에게 들은 이야기 등을 나열하고 팩트 체크를 했다. 그리고 사진을 배열했는데;; 사진을 배열하고 나니 글이 매끄럽지 않아 좀 더 자연스럽게 수정이 되었고, 출판사에 보낼 샘플 원고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총 7장이 완성되었다.

책 원고 초안


3. 수정에 수정을 거쳤다


A4용지에 11 사이즈로 책 원고를 적었다. 그렇게 완성된 초안은 21개 챕터, 10개 스페셜 원고로 총 121장이었다. 처음 목표한 장수는 100장. 어떻게 다 쓰지 싶었는데 때론 한 챕터를 일주일 만에 쓰기도 하고 한 챕터만 몇 달을 잡기도 했다. 그렇게 1년 반 동안 완성한 초안 121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출판사에 넘겼다(한 번에 넘긴 건 아니고 챕터별로). 출판사에서는 전달받은 원고를 수정해서 보내오고 난 또 그 원고를 수정하고. 보내고 확인받고 다시 수정받고 난 또다시 수정하고.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책 시안을 받아서까지 수정은 계속됐다. A4용지로 작성한 121장을 책 시안으로 작업하고 나니 490장. 출판사에서 제안한 책의 장수는 320장. 최대한 실는다면 360장. 출간 전까지 한 달 동안 130장을 줄이기 위해 내용도 편집하느라 수정만 6개월 정도 한 듯하다. 그리고 참 신기하게도 봐도 봐도 오타는 나왔다는 것.


4. 사진 정리 및 각 챕터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렸다


2002년부터 2019년까지 차곡차곡 쌓아온 사진 기록. 애지중지 아끼는 사진들이다 보니 원고에 넣고 싶은 사진들은 많고. 줄이고 줄이고 또 줄였다. 친구들이 미쳐 챙기지 못한 사진들을 보내줄 때면 그 사진만큼은 다 싣고 싶어서 노력했지만 역시나 줄이고 줄이고 또 줄였다. 그리고 각 챕터의 그림은.. 사실 출판사에서 준 시안은 따로 있었다. 하지만 회사 홈페이지 만들 때에도 PM이면서 이것저것을 디자인했던 것처럼 챕터 시안도 직접 이것저것 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결정한 건 각 나라마다 좋아하는 스타벅스 그림. 일부는 그려놓지 않아 새로 그리기도 했는데 이 그림들은 모두 몰스킨에 있는 그림을 아이패드로 다시 그린 거다.

챕터에 들어간 스타벅스 그림


5. 표지도 그렸다


나는 인정하기로 했다. 내 취향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고 확고하다는 점을. 그래서 표지도 그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그려보기도 하고 저렇게 그려보기도 하고. 하지만 다 마음에 들지 않아 고민하던 중 여행을 하면서 스타벅스 컵, 로컬 카페의 특별한 컵들을 손에 들고 찍던 것이 생각나 그 모습 그대로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완성한 그림. 그렇게 책 표지의 그림이 완성되었다.

직접 그린 표지 그림
초기에는 직접 다녀온 나라를 표기한 지도도 그려보고 실사를 바탕으로 표지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책이 완성되었다


출판 계약을 한 건 2018년 9월이었다. 딱 2년 전. 그중 1년은 열심히 책 작업을 했고 1년은 열심히 일을 했다. 1년 동안에는 책 원고를 쓸 시간뿐만 아니라 블로그를 할 시간도 없었다. 그래서 블로그도 버려두었었다. 정확히는 계약을 하고 5개월 바짝, 1년 동안 일일일, 급작스럽게 코로나가 터지면서 7개월 동안 다시 바짝 책 원고를 썼다. 그렇게 2년 동안 만들어 나간 책 <스타벅스로 세계 여행>. '앨리스'라는 이름으로 집필한 책.

책 표지


출간 후 이야기는 다음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