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고 고마운 나란한 걸음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 어디에 있었는지조차 몰랐던 나라 이름도 알 수 없는 조그마한 해변에 앉아 오늘의 우리와 내일의 우리를 도란 거린다. 다시 무언가를 꿈꿀 수 있다는 것에, 여전히 그 꿈 때문에 설렌다는 네 말에 덩달아 심장이 요동치는 오늘의 우리가 참 고맙다.
여전히 그대로라 다행이라 생각했다. 처음 우리가 인연으로 엮이기 전, 무언가 잡히지 않는 꿈을 이야기하며 반짝이던 네 얼굴빛을 선명히 기억하는 까닭에 다시 만난 그 설렘이 반가웠다.
세월과 나이를 핑계 대지 않아 고맙고 여전히 꿈을 꾸고 있어 고맙다. 꿈을 꾼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어 더 고맙고 그럼에도 꿈 만으로 설레게 살아줘서 고맙다. 나이 듦이 우리의 합리화가 되지 않기를 같이 바래 주어 고맙고 계속 꿈꾸기를 멈추지 않기로 두 손가락 걸어주어 고맙다. 그건 고마워할 것들이 아니라고 생각해 주는 것도, 내가 하는 말과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잘 알아듣는 것도 매우 고맙다.
가끔 혼자 떠나온 여행, 혼자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진지하게 떠올려보는데 꿈을 공유하는 이 말도 안 되는 설렘이 없는 생을 감히 상상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 꿈꾸기를 멈추지 말자 우리. 더 크고 더 무모한 설렘을 멈추지 말고 계속 나란히 함께 두근거리자.
2018 10_ 세상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 프랑스 모나코 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