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증상 발현 이후 일주일,
첫 증상 이후, 오전까지는 컨디션 난조에 숨찬 증상이 있었다가 점심 무렵이 되면 증상이 사라졌다. 그러다 밤이 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빠왔다. 근무 중인 남편과 통화를 하며 졸린 감기약에 의지해 잠 들었다. 여전히 밤에는 힘들었고 괴로웠다. 하지만 내 상태와는 별개로 나는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갔다.
아무렇지 않은 척,
아무 문제없는 척.
그러나 한편으로는 종합병원 심장외과에 예약을 하고 심리 상담, 정신과도 알아보았다.
부정맥, 과호흡, 폐이상, 갑상선의 이상을 의심했다. 관련 검사들을 진행하며 24시간 홀터도 달았다. 그러나 홀터 부착한 날 밤 근래에 가장 편하게 잤다. 문득 심리적인 문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하드웨어적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내부적인 문제일 확률이 크니 정신과 상담을 권유한다고 했다.
그 사이 나는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평점이 좋고 리뷰도 많은 곳을 골랐다.
그녀는 공감을 많이 해주고 마음을 건드리는 말을 자주 했다. 이런 게 금쪽이들에게 많이 한다는 마음 읽기, 마음 만져주기인가?
-tmi) 오은영 박사님을 존경하지만, 박사님의 마음 읽기 솔루션은 일부 학부모(소위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아 양육, 교육에 대해 쫌 아신다는 분들)들이 공공장소인 학교에서 교사에게 요구하는 과도한 마음 읽기로 변질되어 교사들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것 중의 하나다.
나는 대문자 T라서 위로보다는 방법과 해결책을 선호하는지라 첫 번째 상담사 분과는 2회기만 하고 스톱했다.
두 번째 심리 상담은 학교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교수님께 받았다. MMPI, SCT, TCI 검사를 빠르게 날 것인 상태로 받았는데, 사실 이 검사는 상태가 좋을 때 하라고 권유하셨었다.
그리고 검사 결과가 나온 이후의 첫 상담이 진행되었다. 몇 가지 특이점을 갖고 상담의 방향을 잡아주셨고 전체 상담의 흐름도 설명해 주셨다.
특이점 1) 번아웃 상태인데 기능적인 부분의 점수가 많이 나왔다.
이런 상태에서 기능 수행 점수는 높아봤자 십 후반대여야 하는데 난 50점을 넘겼다고 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갔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내 역할을 수행하는 점수가 낮지 않다는 것은 좋은 것 아닌가?
- 주변 사람들은 선생님이 힘든 상태인지, 공황 증세가 나타났는지 알지 못하네요?
- 네. 그걸 다른 사람들이 알아야 하나요? 모르면 더 좋은 것 아닌가요? 제가 구멍 안 생기게 잘하는 거니까요.
-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말을 건넨다면, 짠하다고 할 것 같아요. 본인을 갈아서, 없는 에너지를 쥐어짜서 하고 있으니까요.
후에 남편은 이런 나의 모습에 과도한 책임감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