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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lylove Dec 27. 2016

노래

손편지, 답장

좋아하는 노래를 선곡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의 집 호수 우편함에 편지가 놓여 있었다. 

최근에 잊고 있었던 편지였다. 지난 소소에서 

신청했던 손편지였다. 신청만 하고 잊고 지냈었는데

손편지를 얼마 만에 받은 건지 

아무튼 편지와 노래 답장을 보낸다면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던 찰나 

오늘의 즉흥 주제로 하면 좋을 거 같았다. 




오늘은 무작정 떠날래 따로 여행 준비를 할 필요는 없어

전철을 타고 눈을 감고 기억을 걷는 시간으로 가면 되고 아, 여행의 이유? 간단해

두서가 정확한 지금의 상황과 세계가 지루해

시간이 딱딱 맞게끔 하는 생활도 정말 따분해 


도착한 곳은 프리지아 꽃이 피어 있던 어떤 공터

서쪽하늘로 노을이 지고 있고 공터에서는 친구들이 농구를 하고 있어

관중은 없어 코트도 없어 track9이라 적혀있는 골대만 덩그러니 놓여 있어 

세상은 원래 늘 우리를 부족하게 만들어가니까 뭐

상상을 해봤어 만약 이 공터에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었다면?

이 공터는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는 공터에게 영순위가 되지 못했을 거야

잠들었던 기억 속 3.05m의 골대는 마치 8 mile처럼 높았어 현실의 현실적인 느낌?

든 것이라고는 농구공과 맨손, 이 두 개로 우리들은 재미없는 창작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었지만 그때는 지금과는 다르게 그 제약 때문에 결과물이 더 재미있었어

간단하고 간편하고 두서도 없었어 규칙도 유연했고 그래서 창작의 과정도 재미있었어

에로 영화를 다 같이 보는 것 보다도 말이야 ㅋㅋ 


쓰디쓴 아메리카노와 소주로 현실을 채워 넣고 있다면 그때는 땀으로 현실을 빼냈어  

다시 그런 때로 가고 싶지만 이 시간 속의 나와 친구들 그리고 프리지아는 너무 천진난만해 



p.s 이 여행은 어쩌면 하나의 노래 어쩌면 노래 속의 가사야

때론 시점을 바꿔봐 못봤던 혹은 숨어 있던 다른 세상을 보게 될 거야

아 마무리는 소설 '알게논을 위한 꼿들'처럼 지을게

시간이 있다면 저 시간속의 친구들에게 프리지아를 좀 건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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