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웃집 루시 Mar 19. 2023

사용사 리서치를 하면서 배운 점(2)

1편은 리서치를 하기 전 준비 과정 등을 소개했다면 2편은 하고 난 후 느낀 점을 소개할까 한다.


설문조사 응답률이 100%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고민

처음 하는 리서치여서 응답률이 70% 라는 정도에 만족했다. 하지만  100% 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인사총무팀장님과 잠깐 논의를 다. 이름을 기입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참여자를 솎아 내면(?) 응답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팀장님은 조금 부정적이셨다. 목적 자체가 사용성 개선에 대한 이슈였기 때문에 익명이    부담스럽지 않겠냐는 의견이셨다. '너야? 너야? 네가 그랬어?' 이런 식으로 흘러갈 것을 우려하셨다. 참여자로 하여금 응답률을 높이는 게 우선인지, 아니면 부담을  주는 게 우선인지에 대해선 고민을  해봐야 할 문제인  같다.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유저 리서처가 해봐야 할 부분이다.


리워드를 제공을 하면 응답률이 높아질까?

만족도 조사를 진행할 때 리워드 지급을 기본적으로 해야 할까? 일단 대답은 Yes!라고 한다.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리워드 방식을 선택한다면 어떻게 지급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성실하게 답변 주신 분 1~2분만 추첨해서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드릴까도 생각했었다. 그러면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지 않을까 라는 가설을 세우기도 했었다.


리서치기업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2020년에는 전체 만족도 조사 중 단 21.6%만 별도의 리워드를 지급했다고 한다. 하지만 리워드는 응답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지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꼭 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이번 리서치는 전사 내부 리서치였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로운 답변을 받기 위해선 우리는 익명으로 진행해야 했다. 리워드를 지급하기 위해선 개인 정보를 기입해야 하기 때문에 리워드 방식은 포기해야만 했다. 일종의 트레이드오프라고나 할까.


이해관계자들과 설문조사에 대한 중간 피드백 및 리뷰 시간을 갖자

아쉬웠던 점은 설문 조사 결과가 나오고 난 뒤 팀장님께서 피드백을 주셨다는 것이다. 진작 피드백 좀 주시지, 란 아쉬움이 들었다. 


질문 중에 CRM 이란 단어가 들어가는데(당연히 우린 CRM 개발이니까) 상담사님들이 CRM의 뜻을 모를 것 같다는 다소 충격적인 말씀을 해주셨다. 우리 회사에서는 CRM을 XX 네트웍스 홈페이지(클라우드 형식이어서) 라는 단어로 지칭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미리 알려주셨더라면 질문지를 바꾸었을 것이고, 좀 더 질문의 이해도가 쉬웠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중간중간 진행 방향과 질문지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사 결과로 어떤 데이터 분석을 해야 할까?


생각해야 할 것

가설이 맞았나?
새로운 가설을 세워야 하나?
새로운 질문은 어떤 것이 나왔나?


결과를 받아보았으나 이것을 어떻게 유의미한 결과로 연결시켜야 하나 라는 고민이 컸다. 일단 내가 제일 궁금했던 단축키의 사용 여부에 대한 결과는 30% 정도 사용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단축키의 잔존 여부를 따지기에 적지 않은 수치였다. 한 10% 정도만 사용한다고 했다면 내부 논의를 거쳐 단축키는 아예 삭제했을 텐데 그러기엔 사용률이 꽤 있었다. 내부 논의를 거쳐 이 부분은 토글 버튼으로 노출을 시키도록 했다. 쓸 사람은 쓰고 안쓸 사람은 안 쓰는, 자율성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다른 유의미한 결과로는 나의 가설들이 결국 맞았다는 것이었다. 직원들은 꽤 사용성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생각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고 예상외로 구체적이고 도움이 되는 답변을 한 직원도 있어서 또 다른 인사이트를 얻기도 했다.




사용자 리서치에서 무엇보다 가장 큰 소득은 이 제품에 대해 얼마나 직원들이 불편하게 사용하고 있나, 곧 고객 니즈에 대한 조직 내부에서의 공감대 형성이었을 것이다.


그나저나 유저 리서치까지는 좋았는데 이제 또 가설을 세우고 증명을 하고 논리적으로 디자인을 풀어나가야  나가야 할지 막막하다. 다음 스텝은 또 어떤 어려움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두렵지만 이런저런 사건을 통해 동료들과 신뢰자산을 쌓은 것 같아서 매우 고무적이고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용자 리서치를 하면서 배운 점(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