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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 루시 Mar 06. 2023

전시회 두 배 더 즐기는 팁


용인으로 이사 온 후 부쩍 전시회를 많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래서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고 하나 봅니다. 문화 생활하기가 너무 좋은 환경이에요. 제가 또 워낙 외향형이고 직업도 디자이너이다 보니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전시회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각설하고 전시회를 다니면서 알게 된, 별거 아니지만 몇 가지 팁들을 공유해 봅니다.





1. 짐은 꼭 물품 보관함에 맡기기

엄청 적은 짐이라고 하지만 한 시간 넘게 전시회를 즐기다 보면 무거워지는 법입니다. 정말 손에는 휴대폰만 쥐고 다닐 수 있도록 하세요. 관람 전 근처 물품 보관함에 맡기고 전시회를 보는 게 좋습니다. 전시관 근처에 물품 보관함이 있는 이유가 다 있었습니다.


2. 하루에 두 타임은 금물

가끔 오랜만에 서울 구경한다고 여러 가지 플랜을 짜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과유불급입니다. 전시회 관람은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작업입니다.  1시간에서 2시간 남짓을 서 있는 채로 보내야 합니다. 게다가 사람들이라도 많으면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죠. 집중에서 작품도 봐야 하고 이게 도대체 작품이야, 뭐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품에 대한 해석도 해야 합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죠. 체력을 아껴야 하므로 하루에 1 전시회만 하기로 해요.


3. 일단 먹고 시작하자

플랜을 짤 때 저는 항상 체력을 소모하는 일 전에 먹는 것부터 계획합니다. 배고픈 상태에서 전시회를 보면 힘도 들고 예민해져서 제대로 즐기지 못하거든요. '금강산도 식후경'은 진리였습니다. 꼭 밥때가 아니더라도 간식이라도 먹도록 해보아요. 배부터 채우고 든든한 마음으로 전시회를 보도록 합시다.


4. 인스타에서 예쁜 사진을 미리 찾아보기

사진 찍는 거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문화생활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어필할 필요가 있어요.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찍기 위해 레퍼런스 체크를 먼저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지어 전시회장은 조명이 좋아서 사진도 분위기 있게 잘 나와요. 미리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찍었는지 레퍼런스 체크를 해놓고 가서 사진을 찍으면 더 효율적이에요


5. 공부를 미리 하고 가면 재미 두 배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죠. 무슨 깡인진 몰라도 달리 전시회와 피카소 전시회 땐 무지성으로 갔습니다. 단순히 미술책에서만 보던 작품을 본다는 의미로만 다녀왔던 것 같아요.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죠. 아쉬운 마음에 집에 돌아와 나무위키로 작품들의 히스토리를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이런 어마무시한 사람들이었다니! 아니 피카소쌤이 도자기도 빚었다는 거 알고 계셨어요? 나만 몰랐어, 나만. 미리 공부하고 현장에서 봤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합스부르크 전시회 땐 유튜브를 보면서 공부해 갖고 갔습니다. 국중박이 돈을 많이 써서 홍보물을 잘 만들어놓았더라고요. 역시나 알고 가니 더 재미있고 감동적이었어요.




6.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마감시간 직전 타임을 노려보기

그 사람 많다던 합스부르크 전시회에서 다음과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건 마감직전 시간을 노렸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7시 타임에 입장해서 천천히 둘러보고 한번 더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었죠. 보통 5시 이후엔 사람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오전 오픈런보다는 오후 마감 직전 시간에 가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나 홀로... 아니 아들과 단 둘이 전시회장에서...


7. 받을 수 있는 만큼 할인받기

합스부르크 600주년 기념 전시회의 주최는 알다시피 국립중앙박물관이었습니다. 국중박은 공공기관이어서 다자녀 혜택을 최대 40% 나 주고 있었어요! 그것도 모르고 저는 100% 다 주고 티켓을 구입한 호구가 되었습니다. 하하하. 좋은 전시회여서 돈이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충분히 제값 주고도 남을 그런 훌륭한 전시회여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래도 인원이 많아지면 확실히 부담이 될 수 있는 가격대이기 때문에 잘 알아보고 할인은 제대로 받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거기' 전시회는 컬리에서 3일 동안 게릴라성 할인 이벤트로 원가 20,000원 티켓을 9,000원에 구입한 적도 있었어요. 그땐 진짜 운이 좋긴 했었죠.





8. 무료 전시회 가기

유료 전시회도 물론 돈이 아깝지 않은 전시회지만 서울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헉헉. 특히 학생들 전시회를 포함해서 무료 전시회가 굉장히 많습니다. 진짜 문화 생활하라고 나라에서 떠먹여 줘요. 좋은 나라예요, 우리나라. 특히 인스타가 진짜 요즘 찐 정보통이더군요. 좋은 무료전시회를 많이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사동에서 했던 탱화 전시회도 굉장히 좋았더랬지...



많은 팁들 중에 가장 추천드리는 팁은 역시나 1번입니다. 손은 가볍게, 배는 든든하게 하고 전시회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저도 이번 주말엔 또 어떤 전시회를 가봐야 할지 고민 좀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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