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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부작 인생 Aug 28. 2023

어쩌다 쿠팡과 아마존은 다크패턴의 대명사가 되었을까

소비자보호원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100개 전자상거래 모바일 앱 중 97%에서 최소 1개 이상의 다크패턴이 발견됐다. 다크패턴은 국내 시장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하물며 쇼핑 카테고리 1위 쿠팡(2022년 기준)과 미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40%로 1위인 아마존에서도 발견되었을 것이고, 이용자가 많다 보니 더 큰 이슈화가 된 건 당연하다고 추측된다.


‘다크패턴(Dark Pattern, 눈속임 설계)’은 UX 디자이너인 Harry Bringnull이 2010년 정립한 개념이다.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숨기거나, 사용자가 특정 행동(가입, 구매 등)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교묘히 설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이다.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이 아닌 경우 물건 구입을 어렵게 했을 뿐만 아니라 탈퇴 절차를 의도적으로 복잡하게 만들었다. 전형적인 다크패턴의 모습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보도자료에서 “사업자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의 착각, 실수, 비합리적인 지출 등을 유도하는 상술(商術)”이라고 정의 내리기도 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몇 년간의 지속적인 규제 필요성과 중요성을 언급하며, 규제 환경 조성 및 집행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가 드디어 2023년 7월 31일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 제정'을 공표했다.


클릭하면 더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아마존이 이용자들을 속여 유료 회원제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게 한 뒤 탈퇴는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 어렵게 하는 ‘다크패턴’으로 연방거래법과 온라인 신뢰회복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연방거래위원회 설명에 따르면, 아마존 임직원들은 복잡한 탈퇴 절차를 ‘일리아드’라고 불렀다. 고대 그리스 작가 호메로스의 서사시 제목을 본뜬 것인데, 탈퇴 절차를 전쟁급으로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유로 해석된다.


노르웨이 소비자 협의회(NCC) 역시 보고서를 통해 아마존이 소비자를 회원으로 유지하기 위해 해지가 어렵도록 다크 패턴을 겹겹이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유럽에선 아마존과 합의하에 프라임을 탈퇴하는 방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클릭 횟수도 단 2번으로 줄어들었다.



쿠팡도 와우멤버십을 해지하려면 들숨날숨을 고르면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 멤버십 해지뿐만 아니라 꽤 많은 다크패턴들이 존재한다. 필자는 멤버십을 해지하려다 유지하기를 터치해버려서 처음부터 다시 해지진행을 해야했다. 셋째 아이도 다운펌약을 990원 판매한대서 구매버튼을 눌렀다가 그만 와우 멤버십에 가입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이건 뭐 거의 싸우자는건가 싶다.


도대체 몇 단계를 거쳐야 날 놔주겠니


물론 아마존뿐만 아니라 사용자를 기만하는 다크패턴은 존재했었다.


 LinkedIn은 가입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사용자에게 이메일 계정에 대한 액세스 권한을 요청했고, 이렇게 하면 경력 네트워크를 향상 시킬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사용자가 원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메일에 등록된 연락처 목록으로 전자 메일을 보낸다. 그것도 사용자로 가장해서 말이다. 이건 거의 범죄 수준이어서 LinkedIn은 2015년, 사용자를 속인 혐의로 1,300만 달러(한화로 약 172억)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하지만 아마존과 링크드인의 경우가 좀 다르다. 링크드인은 이 사건 이후 가입절차에서 만큼은 다크패턴을 개선했고(벌금을 씨게 맞았으니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다), 아마존은 여전히 개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탈퇴하려다 날 새겠다'라는 웃픈 얘기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상담 접수가 많은 글로벌 숙박 플랫폼 5곳 아고다,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 트립닷컴을 조사했다. 숙박 플랫폼에서 부가세와, 세금, 수수료등을 미포함해서 기재하는 경우 유일하게 트립닷컴만이 첫 페이지부터 최종 결제 금액을 알아보기 '쉽게' 표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어떤 기업을 제일 신뢰하게 될까. 당연히 트립닷컴일 것이다.


이러한 다크 패턴은 클릭수를 늘리고, 수익을 증가시키고, 판매를 촉진하고 탈퇴를 방해할 수는 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기업에 결코 도움이 될 수가 없다.


추측하건데 쿠팡과 아마존은 멤버십 해지 절차에 대한 개선 요청을 꾸준히 받았을 것이다.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을 것이다. UX reseacher도, UX 디자이너도 현타가 왔을거다. 이러면 안된다고 상부에다 계속 건의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건 경영진의 ‘오만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결과적으로 다크패턴은 평판과 브랜드 충성도를 깎아내리는 단기적 사고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 본질적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싶은 브랜드라면 이런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는 중단해야 할 할 것이다. 소탐대실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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