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부작 인생 Apr 04. 2024

효과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방법

최근 팀원이 늘어나면서 피드백을 주는 일이 늘어나다보니 고민이 늘었다. '어떻게하면 주니어들에게 피드백을 잘 줄 수 있을까'가 그것이다.  좋은 사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다. 적어도 욕은 먹고 싶지 않아서다. 유튜브도 보고 책도 보면서 공부중이다. 다음은 경험과 인사이트들의 기록들이다.




'마음에 들어요'란 표현 지양하기

나 또한 이런 표현을 자주 한다. 이런 표현을 안 하려고 노력하는데 나도 인간인지라 좀처럼 쉽지 않다.

얼마 전에 중니어의 스플래시 작업물을 공유하면서 피드백을 주는 시간을 가졌다. 그라디언트 쓴 부분이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이런 부분이 좋더라고요" 해버렸다. 속으로 아차 싶었다. 그럴 땐 "그라디언트를 사용해서 감성적인 느낌을 전달면 더 효과적일 것 같아요"라고 하는 게 더 나을 뻔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기

이승희 숭님의 유튜브에도 나오는 내용이다. 회사에 다닐 때 동료가 '상사의 기분이 좋은 것 같으니까 컨펌받으러 가자.'라고 하는 게 너무 싫었다고 한다. 어쩔 수 없다. 우리는 감정의 동물이다. 본인이 기분이 안 좋을 땐 아예 피드백을 주지 않는 게 낫다. 그게 나의 결론이다. 팀원들이 내가 안 좋은 기분에 휩싸여 있을 때 피드백 요청을 할 때가 가끔 있다. 그럼 피드백을 뒤로 미룬다. 같은 피드백이라도 좋은 피드백을 주기가 어려워진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본인이 본인의 감정 상태를 잘 알아야 한다. 지금 당장 줘야 되는 피드백이라면 잠깐 나가서 머리를 식히고 오던지, 명상을 하던지 해서 전환시킨 후 피드백을 주자. 감정을 피드백에 실어 팀원들한테 쏟아내지는 말자.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하자.


어려운 용어 쓰지 않기

박창선 대표님의 판교 사투리라는 브런치 글이 유명하다. 말이 좋아 사투리지 그 지역 태생(판교, 강남, 성수, 테헤란밸리)이 아니라면 알아들을 수 없다는 뜻이 아니란 말인가.


만약 회의 시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회의가 오고 갔다고 하자.


우리 회사 Q2 실적이 사상 최하로 나왔습니다. ROI 분석을 기획 1팀에서 맡아주시고 CRM 마케팅 2팀에서 팔로업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회의내용 어레인지해서 기획팀과 마케팅팀 전체 메일로 보내주세요.  


과장을 위해 실제 사례를 조금 부풀려 짜깁기했다. 실제로 저렇게 얘기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었다. 굳이 왜 저렇게 어려운 용어를 쓰는지 모르겠다. 풀어쓰면 이렇다.


우리 회사 2분기 실적이 사상 최하로 나왔습니다. ROI 분석을 기획 1팀에서 맡아주시고 CRM 마케팅 2팀에서 계속해서 확인 분석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회의 내용 정리해서 기획팀과 마케팅팀 전체 메일로 보내주세요.


한국인은 전문 용어를 남발하면 뭔가 있어 보이는 사대주의병에 걸렸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최대한 팀원들에게도 전문 용어나 헷갈릴만한 용어는 안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UI 용어에 대해서도 알고 있냐고 먼저 물어보고 나서 대화를 진행하는 편이다(대부분 알고 있다고 대답하는데 진짜 알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회의를 진행하기 전에 중요 안건에 대해서도 미리 공유를 하고 나서 진행한다. 공유하지 않으면 팀원들이 당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질문하기

피드백을 주다 보면 가끔 엇갈리는 포인트들이 생긴다. 처음에는 이 포인트들을 맞추기 쉽지 않았다. '왜 이렇게 생각했어요?'라든지 '어떤 레퍼런스를 참고했어요?', '우리 레이아웃은 이런 구조가 아닌데 왜 이런 레이아웃을 잡게 되었어요?'라고 물어보고 나니 주니어들이 왜 그렇게 했는지 파악을 하게 되었다.

 처음엔  어디서 왜 이런 디자인이 나오게 되었는지 나로서는 좀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질문을 하게 되었고, 이해가 되었고 좀 더 구체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엔 주니어들도 경직된 태도를 갖게 되었지만 라포를 형성하고 나선 좀 더 부드러운 대화들이 오고 가게 되었다. 시간이 필요하다. 많이 질문하고 대답하기가 어려우면 종이에 그려보자. 쏘아붙이는 질문이 아니라 대화를 하자.


겸손한 마음 잃지 않기

내가 붙여 놓은 포스트잇


나도 그저 같은 동료라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권위 의식에 대한 경계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내가 뭐라도 될 것처럼 굴려고 할 찰나에 앗, 이러면 안 되지 하며 경계하려고 한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가 했던 프린스턴 대학교 졸업 연설이다.


똑똑하기보다 친절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여러분은 언젠가 알게 될 겁니다.
재능은 타고난 것이기 때문이죠.
반면 친절함은 선택입니다. 선택은 어렵기 때문에 친절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람을 잃으면서까지 똑똑함을 뽐내시겠습니까? 아니면 친절함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난 똑똑하지도 않거니와 그다지 친절하지도 않은 사람이니 더더욱 노력해야만 하는 사람이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 또한 긍정적이기

아무리 피드백을 좋게 준다고 한들 받는 팀원의 태도가 불성실하다면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기운이 빠지기 마련이다. 받아들이는 사람 또한 부정적이라면  더 이상 피드백을 주지 않을 테고 둘 사이엔 벽이 생기고 성장은 멈춰버릴 것이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 또한 중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요즘 참 신이 난다. 우리 디자인팀 주니어들이 받아들이는 태도가 훌륭하다고 느낀다. 피드백을 주는 시니어로서 보람과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기 위해 불철주야 전전긍긍하고 있는 나를 팀원들이 알아줄지 모르겠다. 나중에 후임이 들어왔을 때 피드백을 주면서 알아차릴 텐데. 피드백을 주는 것도 결코 만만치 않음을. 하하


참고서적 

<한빛미디어-당당한 디자인 결정을 위한 9가지 방법>

매거진의 이전글 GENCON 컨퍼런스 참석 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