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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애 Dec 27. 2019

글이 안 써지는 이유

그럴싸한 이유



새벽기상 단상, 감정일기로 20개월 동안 글을 토해냈다. 주 3회 이상 따박따박도 썼다. 머릿속에 온갖 잡상들을 중 하나만 풀어내도 세 문단이 나왔다. 분명 그랬는데..



얼마 전부터, 아니 두 달 전부터 할 말이 없다. 쓸 말을 찾지 못했다. 잘 쓰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었고 타인의 시선 때문은 더더욱 아니었다. 공감과 이해를 받고 싶어서 글을 써온 나였기에. ‘저 힘든 상황 맞는 거죠? 내가 이러는 게 잘못돼서 그런 건 아니죠?’ 내 글은 주로 이렇게 질문했었다.



나를 힘들 게 한 주체가 타인만은 아니라는 걸 알아차린 후부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스스로를 갉아먹는 생각을 고쳐먹는데 무던히도 애썼다. 그 결과, 부정적인 패턴의 고리를 끊어내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잘한다는 말은 아니고 할 수 있게 되었달까.



아마 이 때문에 더 이상 쓸 말이 없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분풀이를 주로 글로 했는데 손끝으로 나오기도 전에 정리가 되어버리니. 나의 글쓰기 동력은 분노와 억울함이었는데 말이다.







무슨 글을 쓸까. 요즘 쓸 말이 없어서 자꾸 영화를 본다. 책도 읽지 않고. 잠도 자고. 핑계도 좋네. 그래도 나는 글쓰기가 좋고 자꾸 쓰고 싶은 마음은 있어서 무슨 말을 할까 이리저리 더듬어 본다. 드디어 흐릿한 시야를 밝혀줄 맑은 글을 나도 쓸 수 있게 되는 건가 기대도 걸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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