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거 봐봐~~”
불러놓고 자신을 보는지 힐끔 확인하며 (무엇이든) 보여준다. 끼니를 위해 칼질을 하면서도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뒤통수로 대화하거나 질문을 일절 차단시켜 왔더니 아이가 섭섭했나 보다. 하던 일 멈추어 보고는 대답하다가 급해지면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무표정으로 건성건성 대답하니 볼멘소리가 터져 나와 엄마도 뾰로통해져서는 어떻게 너만 보냐고 아이처럼 떼를 부렸지만.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말처럼 부모보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기다린다. 엄마가 함께 놀아줄 시간만을.
삼시세끼 차려내야 하는 시국에 요리 곰손임을 인정하기로 했다. 육아도 쉽지 않은데 요리까지.. 가장 먼저 내려놓은 게 요리다. 늦은 아침이지만 간편식을 해 먹고 나면 열 시. 음식이 소화되기도 전에 다음 놀이가 기다린다. 크게 고민도 않고 결정하는 아이가 원하는 건 종이접기. 집 안 곳곳 그득한데 오늘은 어떤 작품이 추가될지.
영상을 틀어주며 내심 혼자 접어보길 바랐다. 엄마의 응석을 받아주며 “내가 혼자 하다가 모르는 게 나오면 도와줘야 해~”라고 하는 아이에게 미안해져서 같이 접어보기로 하고 오늘도 엄마손으로 미니카를 완성했다. 완성 즉시 손에서 떠나 다음으로 넘어간다. 저녁을 먹으면서도 게임을 원하는 아이와 아무 게임을 만들어하며 그릇을 비우니 ‘본격적으로’ 뭐하고 놀지 정할 순서가 왔다. 고민할 생각도 없고 딱히 내고 싶은 답도 없는 엄마 대신 아이가 고른 것은 (또?) 종이접기. 안 하면 뭐할까 싶은 심정으로 긍정하니 본인이 접기 어려운 걸 선택한다.
종이 접기에도 소질이 없어 (영상 속) 방구이모가 알려주는 대로 접고 또 접기만을 반복해왔다. 첫 순서는 사각주머니. 접는 방법이 반복되기에 뒷페이지에 앞에서 배운 내용을 참고할 수 있도록 기재되어 있는 페이지수를 찾아 따라 접은 뒤 다시 돌아오면 된다. 사각주머니도 마찬가지였는데. 오늘 아침 접은 삼각주머니의 원리가 머릿속에 펼쳐져 사각주머니 접는 법이 그려지더랬다. 혹시 이런 원리인가 하면서 나도 모르게 응용을 했더니.
맞다. 곧이어 학 접기가 나왔는데 설마, 하며 접었더니 또 맞다. 여태 생각 없이 접고 완성해왔다. 원리라고까지 말하긴 이른 것 같고 접다 보니 접힌다. 아이는 어떤 생각으로 종이접기를 할까. 스스로 하는 재미에 빠져있는 아이는 혹시 진리를 일찌감치 깨우친 건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