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Years of Heaven
언제부터인가
맘만 먹으면 볼 수 있고
얘기할 수 있던 그대가 안 보이기에
난 그저 여행을 간 줄로만 알았소
그대가 내게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했던 ‘자유로운 여행’ 말이오
시공을 뛰어넘고
자본 걱정 없이
모든 염려를 내려놓은
그런 긴 여정을 상상했소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달리
그대의 여행길은 참으로 길었소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그대는 나의 앞에 나타나질 않았고
난 그 때야 비로소 그대가
하늘 아버지의 곁으로 간 것을 알았소
고향 길로 올라오라는 분부를
어길 수가 없었음을 난 이해하오
정황을 보니
그대가 여행 가방 하나 없이
먼 여정을 떠난 것을 납득하게 됐소
그곳은 무일푼과
누더기 옷을 입고 거지꼴을 하고 가도
하늘 아버지가 새 옷을 입혀 주신다고
세상에서 얻은 질병과 고통이
깨끗이 사그라진다고 들었소만
생각해 보니
자유를 그 누구보다 더 갈망하는 그대가
그 말을 듣고는 혹하지 않을 리가 없으니
난 웃을 수밖에 없소 허허허
내 둘도 없는 친구여
천국에서의 10년 행복하시오?
행복하다면 그대는 성공한 삶이오
부럽소다
그곳에서 영원한 안식 취할 수 있으니
나도 하늘 아버지가 계신 고향 티켓
예매해 놨으니 조금만 기다리시오
우리 다시 만나면 그때처럼
부담 없이 온종일 껄껄대며
담소나 나눕시다
벗이여
이런 상상을 하면 웃음부터 나는데
그래도 당장 그대가 보고픈 건
내가 아직 철이 덜 든 이유 때문이오?
말해 보시오….
19840409-20050223
내 최고의 친구에게
안녕 친구
나는 이때나 지금이나
맘이 변하지 않았어
잘 있어,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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