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e스포츠의 승부조작 기사를 접하고 난 후 한 커뮤니티에 쓴 글.
러브오브티어스입니다 저는 오늘도 오물을 뒤집어 쓴 기분입니다
스타 1 때부터 스타 2까지 현재도 제일 많이 즐기는 건 스타 시리즈입니다
그리고 공허의 유산도 예약 구매했습니다
기억하십니까?
제가 프로게이머 한다고 기웃 거릴 때요
부끄러운 말씀입니다만 내일 모레 서른 중턱이고
프로게이머의 꿈을 꾼 지 14년입니다만 아무것도 이뤄 놓은 건 없고
실력도 거지 같습니다
결과적으론 말만 앞선 생각이 되었고
쪽 팔린 이야기가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저는 솔직히 말씀드려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6년 2개월 뒤면 불혹입니다만
예선이라도 꼭 참가하고픈 마음이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도 그랬지만 제가 예선에 들어서 본선 진출한다든가 하는
꿈이 있진 않습니다
결과는 소위 발리는 형태로 2:0일 것이고
상대하는 선수는 그야 말로 희희낙락일 겁니다
그러다 혹여 인벤/TIG/포모스/데일리 같은 언론에서 인터뷰가 들어온다고 해도
굉장히 처연한 형태가 되겠죠
그러다 금방 식을 겁니다 대중들 앞에서요
그렇다 해도 전 하고 싶었습니다 자날 때는 정말 열심히 했고
군심 초반에는 실통령 까지 갔다가 15위 마감하고 했지만
그 후에 사정상 못하게 되고
지금은 여러 곳에 글을 남기는 라이터(Writer)로 지냅니다
생판 다시 배워야 할 판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게임은
그리고 e스포츠는
글과는 다른 형태로 제 심장을 뛰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워낙 신중한 편이라 무모한 도전은 싫어합니다
하지만 e스포츠는 예외입니다
무모한 도전이라고 해도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제 인생이 원래 무모함과는 거리가 멀어도
이것만은 무모함으로 채우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포기 안 하고 있는 겁니다
오픈 시즌부터 그랬습니다
“골드만 가자.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잡금이 되자.”
늘 이래 왔습니다
결국 못 갔고 미뤄져 왔습니다
그리고 훗날 골드가 혹은 실버 상위를 탈환하게 되었을 때
준비하려고 공유를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 열정에
아직 불씨만은 가득 남은 제 심장에
누군가 쓰레기를 쏟아 버렸습니다
여러분이 사랑하셨던 고 박승현 선수와
LOL에 외국인 선수
두 분 모두 자랑스럽고 대단하죠
그런데 그들은 따지고 보면
운동신경만큼은 살아 있는 분들입니다
저 같은 경우 운동신경에 문제가 있어서
왼손은 아예 못 쓰고 오른손도 완벽한 건 아니라서
마우스를 많이 가립니다
마우스가 맞아도 조금만 긴장해서
삐끗하면 바로 패배로 직결됩니다
그런 제가 이 바닥에 눈을 두었습니다
이 나이 먹도록
그런데 누군가 제게, 아니 모든 분들에게
오물을 씌웠습니다
승부조작이요? 얼토당토 않는
기가 차는 노릇입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이 판을 사랑했습니다
그 마음이야 타인에 비해 한참 모자라지만
선수들의 노력 때문에
중계진의 떼창이 시끄럽다는 해코지에도
그렇게 봐 왔습니다
저는 지난번에도 그랬고
지금도 e스포츠가 망한단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더 많이 성장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나 한 번 일어난 일은 두 번 일어날 수 있고
두 번 일어난 일은 계속 일어날 수 있다는
원리가 더 무섭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진정한 승부사 2명이 있는 그 날까지
e스포츠를 사랑할 겁니다
“승부의 패배로 수익을 얻으려 하는 자들은 이곳에 오면 안 됩니다
상대에게 내 사운드가 들리는 아마추어끼리의 게임에서도
이겨보려고 땀 흘리는 이가 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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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필자(筆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프로를 꿈꾸는 게이머이기도 하다. 이런 일이 두 번이나 일어난데에 유감을 표한다. 아울러 비록 관계자는 아니지만 e스포츠를 사랑하는 팬으로써 이번 일로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고 계실 또 다른 팬들께 사죄를 드린다…. 그리고 지금의 일이 지나고 나면 더더욱 깊은 사랑 부탁드린다.
※ 중간중간에 이해가 용이하지 않은 용어가 있음을 양해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