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대로 살아가기
자본주의 세상에서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현실은 거스를 수 없는 진리에 가깝다. 소비가 쉬워지고 투자가 대중화될수록, 더 많은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 먼저 기회를 선점하는 구조가 공고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돈이 풀릴수록 부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누구든 자신의 것을 잃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산을 지키고 키우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큰 변동성을 마주하며, 때로는 크게 성공하기도 하고 때로는 실패하기도 한다. 그 안에서 누군가는 계속해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누군가는 반복되는 실패를 경험한다.
이해가 쉽게 비유한 '자산'의 개념은 개인의 '능력치'로 확장된다. 내가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든 '능력치'에 해당하며 이 원리는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능력치를 크게 나누면 업무 처리 능력, 외국어, 그리고 신체 능력으로 나뉘는데, 내 삶의 포커스는 이를 지키고 키우는 데 맞추어져 있다.
먼저 능력을 지키려면, 즉 잃지 않으려면 '돌발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여기서 돌발행동이란 내 현재 능력치의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행동을 의미한다. 돈을 벌겠다며 매주 로또를 사는 것은 내 능력 밖의 일에 기대는 것이기에 결국 매주 돈을 잃게 만든다. 업무에서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마법 같은 툴을 사용해 당장의 성과를 낸다 해도, 원리를 모른다면 결국 그 부작용과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나중에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해야만 한다. 더 심하게는 그것에 매몰되어 잘못된 개념에 빠질 수 있다.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시도 → 피드백 → 배움'이라는 사이클이 반드시 필요하다. 무언가를 배우려면 내 한계를 살짝 벗어난 행위를 해야 하지만, 단순히 그 행위를 반복한다고 해서 성장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피드백과 배움이 빠진 반복은 그저 '유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피드백은 고통스럽지만, 그 과정을 거친 배움은 차곡차곡 누적된다. 사실 피드백이라는 과정은 참 어렵다. 단순히 망각 곡선을 따라 복습 주기를 반복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내 능력이 되지는 않더라. 단순 암기를 넘어 원리를 이해하고, 지식들이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안정적인 삶을 위해 돌발행동 없이 내 능력치 안에서만 살아가면 좋겠지만, 세상은 상대적이기에 제자리에 머무는 것만으로는 결국 뒤처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잘 지켜낸다 해도 신체적인 한계나 정년이라는 벽에 부딪히는 순간이 온다. 그렇다고 끊임없이 능력치를 늘려야 한다는 가치관에 매몰되다 보면, '능력을 늘리는 것조차 능력'이라는 사실 앞에 무력감을 느끼기도 합한다. 그래서 저는 이제 '살아지는 대로' 살아보려 한다.
이전에는 미래의 내 모습을 꿈꾸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철저히 노력했다. 어느 지점까지는 그 원칙이 잘 들어맞아 원하는 목표를 제때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단계부터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가 세워둔 커다란 목표와 이정표들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나의 가치관과 능력치 그 자체가 아닌가 싶다. '나는 얼마나 능력치를 기르고 싶은가?', '그 이유는 무엇이며, 나는 지금 사이클을 잘 돌리고 있는가?' 멀리 있는 목표라는 불빛을 따라가되, 저는 이제 그 불빛 자체보다 가는 길 위에 제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즉 그 과정에 집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