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AI에게 동시에 사랑받는 법, '사유하기'

타인에게 호감을 얻는 법 또는 AI 시대에 살아남는 법

by 올바른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어느새부턴가 논쟁이 피곤해졌다.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고 뜻을 굽힐 줄 아는 것이 어른인 줄 알았다.

상대방에게 의탁하면 고민도 덜하고 상대방의 뜻대로 흘러가며 더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상대방은 생각이 없어 보이는 나에게 지쳤고 나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되었다. 내 '취향'을 버리고 모든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몬스터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아무런 형태도 갖추지 못한 메타몽이 되어버렸다.


사유를 곧 호감으로

호감 받는 법에 대한 책들의 내용에서 여러 가지 공감 가는 내용이 있었지만, 가장 심금을 울렸던 내용은 평소에 어떤 이슈가 생기면 내 생각을 정립해 보려는 노력을 하라는 말이었다.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면 빈번하게 나오는 이야기가 거기서 거기인데 그 지점에서 내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고 고민을 했는지가 대화의 참여도와 참여질을 결정한다. 서로 좋은 대화를 나누었다는 생각이 들려면 생각의 수준이 맞아야 한다.

유치한 예로는 점심 메뉴를 고를 때, 가장 피곤한 유형이 "아무거나"라고 하는 사람이다. 평소에 무엇인가에 대해서든 생각을 깊이 해 두지 않으면 내 발언 기회가 왔을 때, 나도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는 상대방도 떨떠름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용기 있게 말하는 것이 때론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확실한 게 없다면 가만히 있는 것도 상책이다. 그럴 때 모르는 것을 질문하는 것도 방법인데 배경지식과 사고력에 따라 한계가 명확하다.


나는 '사유하기'를 아래 두 가지로 정리한다.

1. 어떤 감정을 느꼈는가?

2. 논리적으로 명료한가?

보통 어떤 정보를 받아들이면 감정으로 먼저 느낀다. 우리가 어떤 콘텐츠를 접할 때는 감정이 앞선다.

뉴스를 볼 때, 인스타그램을 볼 때 나의 시선을 끌고 몰입하게 만드는 시작점은 감정이다. 그래서 내 감정이 동요하는 관심 있는 분야와 자극적인 주제는 자연스럽게 소비하지만 공부와 일은 억지로 해야 하는 이유다.

쇼츠나 릴스 같은 콘텐츠들은 논리는커녕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간다. 옛날에 한창 스몰토크에 대해 강박을 가졌을 때, 요즘 화제가 되는 것들을 외우듯이 보고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한두 마디 하고는 무안했던 적이 왕왕 있다. 적어도 그것을 보고 재미있다, 재미없다, 공감된다, 별로다 무엇이라도 느껴야 의미 있는 대화가 된다고 생각한다.

감정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 내 감정에 꼬리의 꼬리를 물어보는 것이다. 내가 왜 감동했을까? 내가 왜 실망했을까? 파고들다 보면 개념에 집중하게 된다. 뉴스라면 이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소설이라면 작가가 왜 이 신을 넣었을지. 많은 경우에는 새로운 것들을 공부해야 하고 그다음엔 내 가치관이 개입한다. 옳고 그름에 대한 잣대가 명확해지면 하나의 굵직한 논리가 되고 그에 따라 내 감정도 수정된다.


AI에게 잡아먹히지 않는 법

'사유하기'는 어떻게 AI의 사랑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사실 사랑받는 법이라기보다는 AI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잘 다루는 법에 가까운 이야기다. '사유하기'가 쌓이다 보면 중심이 되는 내 가치관이 생기는데 그것이 바로 '취향'이다.

AI에게 주는 정보들은 자연어로든 이미지로든 다양한 형태로 전달된다. 다음 두 예시를 비교해보자.

"홈페이지를 만들어줘" -> "모던한 UI를 컴포넌트화해서 깊이가 최대 3단계인 홈페이지를 만들어줘."

- 모던하다는 시각적 취향이 들어가고

- UI 컴포넌트화라는 개발적 취향이 들어가고

- 3단계라는 경험적 취향이 들어간다.

AI가 지식, 속도, 치밀함 면에서 점점 발전하게 되면 결국 시키는 사람의 '취향'만이 결정 요인이 된다. 위의 예시들은 AI가 충분히 당연하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들이지만 수준이 올라갈수록 선택의 문제들만 남게 되고 그 선택은 사람의 취향이 될 것이다. 취향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수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통제권을 쥘 수 있다. 단순히 공부를 열심히 하고 경험을 많이 쌓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사유하며 내 취향이 깊이 있고 명확해져야 다음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잡념

무의식적으로 취향을 버렸던 가장 큰 이유는 주변 사람들이 내 색깔이 되어주었고 나는 그게 꽤 마음에 들어서였다. 나만의 고유한 색이 없이 거울같이 반사되는 사람은 누군가 다가올수록 상대방을 닮아간다. 갑자기 멀어지면 나는 원래 어떤 사람이었지?라는 혼란이 찾아온다. 누구와 있어도 나만의 색을 잃지 않고 빛을 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7:2:1 법칙의 핵심은 1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