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 당신 이야기입니다

[죄송한데, 완전 꼰대세요] 시리즈 완결

by 이루다

w.이루다




인간관계, 처세술,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특히 예민하고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들을 위한 책들이 있죠. 그런 장르의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이 더 침울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행동거지를 고쳐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나를 괴롭게 만든 인간이라는 생각에서요.

하지만 과연 스스로의 언행에 문제가 있다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그네들이, 책을 읽고 반성하는 날이 오기는 할까요?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할 사람은 누군가로 인해 고통받은 사람들이 아니라, 사람들을 고통에 몰아넣은 바로 그 누군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개꼰대 혹은 진상, 꼴통, 상또라이, 사이코 등등의 거친 단어로 명명할 수밖에 없는― 교정과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오히려 인생을 편안하게 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피해 본 사람들은 각종 질병과 불안에 시달리곤 하니까요.


억울해 미치겠는데 솔직히 명쾌한 해답은 없습니다. 이 사회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개꼰대들로 똘똘 뭉쳐 있어서 진짜 숨 막히는데 말이에요. 모든 것, 삶조차도 내려놓고 싶어질 만큼 괴로운 순간도 있죠.

제가 그래요. 가는 곳마다 힘들기만 하니 정작 내가 사회 부적응자는 아닐지 우울하고,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훨씬 많습니다. 행복보다 절망이 훨씬 많은 인생이고요.

그래도 감히 포기하지 말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도망가도 돼요, 이판사판으로 맞서 싸우다 개판이 되어도 상관없고요, 버티다가 버티다가 안 돼서 울고 무너지고 주저앉아도 괜찮습니다.

죽을 만큼 괴롭다는 건 내가 그만큼 사회의 아픔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아파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픈 사람들, 아픈 세상이 눈에 보이는 거라고요.


물론, 평생 고통이라곤 일절 없이 평탄하기만 한 인생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불합리하고 부당한 일을 겪어 본 적도 없는 사람이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세상을 바꾸는 건 지금 죽을 만큼 괴로운 상황에 처해 있는 바로 당신일 것입니다.


내가 겪은 일을 다른 사람도 똑같이 겪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고 하는, 개꼰대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그 다정한 마음만 있다면 저는 당신이 결국에는 세상을 바꿀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니 도망가세요, 개판으로 싸우시고요, 버티다가 무너지세요. 당신 인생의 주인공인 ‘나’를 포기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제 이야기를 통해 공감하고 싶어서요. ‘같이’ 살아가고 싶어서요.


타인에게 경청과 공감하지 못하는 개꼰대들은 세상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변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건 참지 않는 젊은이들이니까.

여기서 ‘젊은이’란 낮은 숫자(어린 나이)를 가진 이들만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높고 낮음과는 상관없이, 시대의 아픔과 시대가 요구하는 숙제를 함께 고민할 줄 아는 사람을 뜻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젊은 사람이요.


제가 1화에서부터 계속해서 말하고자 하는 건 오직 하나입니다.

타인을 손가락질하기 전에 ‘나’ 먼저 돌아보세요. ‘나’를 먼저 검열하세요. ‘나’의 사상과 가치관이 틀릴 수 있음을 인지하세요. 꼰대임을 인정하되 거기서 멈추지 말고, 죽을 때까지 생각하세요.


변화하는 세상을 악착같이 받아들이고, 요즘 사회가 가진 아픔에 경청하고 공감하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숙제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야만 합니다.

저 역시 꼰대라서 급변하는 사회를 따라가기 벅찰 때가 많지만,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그 인간 세계에서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아득바득 노력할 겁니다.


우리는 이성과 지성을 가진 인간이잖아요? 사고(思考)할 수 있는 그 특권을 죽는 순간까지 누리자고요.


그리고 죄송한데,

우리가 바꿔 놓을 세상에 개꼰대―당신들이 차지할 자리는 없습니다.




End.




[죄송한데, 완전 꼰대세요] 시리즈 마지막 화.

커버이미지: Peace Window(1964)_Marc Chag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