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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경환 Apr 20. 2017

헬스케어 시스템은 포켓몬고를  어떻게 바라봐야 될까?

* 단순한 시작, 걸으면서 게임하고 건강을 챙길 수 있다고?


  포켓몬고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건강관리 솔루션은 아니지만 본연의 목적 이외에 활동량을 늘릴 수 있기에, 즐기기 위한 게임을 넘어 사용자의 건강에 어떤 효용을 줄 수 있을지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서였다. 지금까지 건강 관리를 위해 S헬스/ 애플 health kit/ Fitbit을, 런닝할 때는 나이키 런닝(Nike+Run Club)을 사용 하였지만, 모두 나의 의지 문제였을까?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기록해 주고, 리포트를 받는 것까진 좋았으나, 게으른 나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줄 동기는 찾지 못하였다. '의도치 않은 헬스케어 앱'으로 선정된 포켓몬고는 과연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해 줄 수 있을까?


* 이용자에게 어떤 사용 가치를 전달해 주었을까?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포함한 상품 및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지만 사용하게 된다. 즉, 그것이 단순 재미든, 건강이든 또는 직접적 보상이든... 그럼 포켓몬고는 어떠한 가치를 사용자에게 전달해 주었을까? 직접 체험하며, 어떤 것들이 유용했는지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살이 빠졌어요


  포켓몬 고를 사용해 본 유저라면 뱃지라는 것을 알 것이다. 미션을 수행하면 지급되는 것인데 여러 다양한 뱃지 중 조깅뱃지(세 가지 형태: 10km, 100km, 1000km)가 있으며, 게임 시작 후 지금까지 얼마를 걸었는지 누적 정보를 제공해 준다. 필자의 경우 한달이 지난 시점에 100km 뱃지까지 획득하였고, 누적 191.74km를 걸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기간 동안 직장 동료들에게 살이 좀 빠진 거 같단 소리를 많이 들었으며, 실제로 몸무게가 1.5kg 정도 빠졌다.



  연구 결과를 보더라고, 실제 포켓몬고 사용자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평균 1,473 걸음 더 걸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사용 이전보다 활동량이 25% 정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 되었다. 결과에서 보듯이 포켓몬고는 모든 연령대의 남성과 여성의 신체 활동을 증가시킬 수 있었고, 이러한 형태의 게임이 신체 활동의 증가로 이어져 공중 보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논문 링크: https://www.jmir.org/2016/12/e315]


그러나,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으므로, 추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2. 강력한 동기부여!  아이들을 이길 수 없어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한계는 사용자에게 강한 동기 부여를 제공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포켓몬고 또한 단 기간 사용자의 활동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지속적인 활동을 유지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다. 즉,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사용 하는지에 대해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료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CgNUl73l0kY


  이러한 내용을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용의 측면과 비교해서 살펴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실제 사용자수는 약 40%대로(6개월 이후 시점) 절반 이상이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 바탕으로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은, 실생활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사용해 본 유저들이 효용가치가 적음을 깨닫기 시작했으며, 또한 지속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동기가 부족함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단순 데이터의 측정 기록만 제공해서는 사용자에게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용자에게 어떤 효용가치를 줄 것인가? 이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잠재력은 반감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더불어 사용 동기를 어떻게 부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경제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선두주자인 Fitbit의 행보를 보더라도 초기 시장 성장과 기대로 인해 높았던 주가가 급격히 줄어든 것을 알수 있고,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음에도 이를 타계할 방법이 뚜렷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분석가들은 벌써 올해의 주가가 작년과 동일한 수준에서 머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럼 포켓몬고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유저들이 사용할 수 있을까? 전 연령을 아우르기 위한 게임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어린 아이(5~10세)를 둔 가족을 대상으로 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자의 경우는 아이들로 인해 강제로 동기부여가 되었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주말마다 침대를 나와 열심히 공원을 누비곤 했다. 혼자서는 절대 걷지 않았던 공원을 걸었고, 심지어 레어 아이템(희귀포켓몬)이 나오면 뛰기까지 했다. 어찌됐건 아이들 때문에 활동량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3. 아이들과 유대 관계가 좋아졌어요

   

  포켓몬 고를 시작하기 전에는 아이들과 같이 재미있게 이야기할 것들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포켓몬고를 시작한 후 아이들과의 대화가 많아졌고, 교감할 접점을 만들 수 있었다. 대한민국 부모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이 아이들과의 교감이지 않을까?  최근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연구 발표를 통해 (http://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15213269.2017.1305280), 포켓몬고가 긍정적인 삶에 영향을 주었으며, 사용자의 정서 및 사회 활동을 향상 시켰다는 보고를 하였다. 미쳐 생각하지 못한 영향이지만, 이러한 부분 역시 지속적으로 사용할 동기를 부여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결론


  '포켓몬고'가 헬스케어 분야에 던진 의미 심장한 메시지는, 사용자들의 활동량을 자발적으로 증가시켜줬다는 것이다. 실제 포켓몬을 포획하거나 아이템을 얻으려면 실제로 특정 장소로 걸어야며, 포켓몬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서는 이동해야 한다. 즉, 게임을 하기 위해서 움직이는 행동이 필요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동시에 운동 효과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운동을 하라는 압박 없이, 더욱 나은 건강관리를 위해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획이 무엇인지에 대해 보여 주었다는 것이다.


  또한, 온가족이 공유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제공해 줌으로써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춰 볼때, 헬스케어의 다양한 서비스들 역시 명확히 타겟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접근 방법을 찾아야지만 지속적으로 사용자에게 가치를 부여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생성된 데이터만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닌, 사용자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주는 서비스들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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