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아내 남편과 반드시 대화를 해야 하는 주제
가족이 뭘까? 생각해 본 적 없다.
왜냐면 너무 당연하니까,
엄마한테 가족이 뭐냐고 물어봤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라는 핀잔만 들었다.
결혼 후에 나는 이기적으로 변했다.
가족은 남편이랑 나 둘만 해당된다고.
나에게는 4살밖에 차이 안나는 작은 아빠가 있다
(사실 삼촌이라고 그냥 불렀다)
친할머니집이 가까웠기 때문에 삼촌이랑 자주 놀았다.
어느 날 삼촌은 우리 엄마한테 호되게 혼났다.
"우리가 다 가족이지! 누가 가족 아니래!"
그때 나는 깨달았다.
"아, 삼촌도 가족이구나."
나는 가족이 참 많아서 행복했다.
엄마한테는 시댁이었지만 나에게는 친할머니, 친할아버지가 근처에 살아서 너무 좋았다.
갈 때마다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 가족이니까 마냥 좋았던 것 같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동생들
큰엄마, 큰아빠, 작은엄마, 작은 아빠, 고모, 고모부,
이모, 이모부, 사촌, 친척, 작은할머니, 작은할아버지 등등 다 언급하려니까 너무 많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생일 파티도 했고,
설날, 추석에 다 같이 모여서 밥도 먹었다.
사실 가족이 별거인가.. 그냥 오래 보면 가족이지..
그 어느 날도 서로 다투고 있었다.
시댁이랑 나랑 남편이랑 의견이 달라서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가 핵심이었다.
아내: 나랑 관련된 일인데 우리 둘이 결정하면 되는 일 아니야? 왜 신경 써야 해?
남편: 가족이잖아. 가족인데 신경을 안 써?
그때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아내: 잠시만, 가족이 너랑 나 말고 또 있어?
누굴 말하는 거야? 네가 생각하는 가족이 뭐야?
들어보니까 남편은 부모님까지 가족이라고 생각해서 결정을 내릴 때, 부모님의 마음까지 신경 쓰고 있었다.
그래 부모님께 잘하면 좋은 사람이지.
근데 말이다.
이건 나에게 철저히 불리한 게임이다.
30년 넘게 같이 산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을까? 이제 막 결혼한 아내의 말을 듣고 싶을까?
가족들이랑은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서로 이해한단다.
(그냥 귀찮아서 대충 넘어가는 거 아니고?)
연애할 때는 내 말만 들었는데, 결혼하니까 내 말만 안 듣는다.
나랑은 생각하는 게 너무 달라서 말하다가 지친단다.
그래서 그냥 아무 말도 안 하고 싶단다.
무슨 말만 하면 화내니까 자기는 말할 수가 없단다.
(말만 잘하면서)
(참나 화나게 만드는 사람은 죄가 없냐?)
이날, 우리는 깔깔거리면서 웃었고, 가족의 정의를 다시 내렸다.
남들이 누가 뭐라 해도 이런 거까지 다시 정의를 내리냐고 어이없어해도 반드시 해야 한다.
우리: 오늘부터 가족은 우리 둘이야! 우리 둘의 의견이 최우선이 될 거야!
그렇게 우리는 진짜 가족이 되었다.
나는 독립을 하고 나니까 가족이 뾰족해졌다.
아마도 1년에 한 명씩은 가족이 늘어나지 않을까?
더 오래 걸릴 수도?
(지금은 시어머니도 가족에 포함시켰다)
1. 내가 생각하는 가족이란?
2. 당신이 생각하는 가족은 뭐야?
우리 둘도 처음에 서로 생각하는 가족의 범위가 달라서 말의 핀트가 조금씩 어긋났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현명한 사람들은 고민을 안 할 수도 있다. 근데 혹시, 우리가 “가족”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않아서 무의미하게 싸우고 있는 건 아닐까?
단어의 정의를 통일시키니까 대화가 잘 통한다.
상대방이 어이없어해도 한번 툭 던져보자.
"가족이 뭐라고 생각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