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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경화 Oct 27. 2021

무너지는 삶에 대하여

반전을 일으키는 삶을 말한다.

작년 3월 태국 배낭여행을 접고

코로나로 인해 급히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한국 귀국 첫날,

다음날인 아버지 칠순때문에 급히 주문한 생신케잌을 찾으러 차를 끌고 가다가

교통사고가 났다.




-


우회전으로 들어가려 했고

직진으로 오는 배달 오토바이를 보지 못해 큰 충돌이 났고

상대편 오토바이도 부서지고,나의 차 역시 앞 범퍼 전체가 날라갔다.




외제차라 수리비는 말할 것도 없고

상대방 오토바이 과실도 내가 물어야 하는 상황.


버스정류장이 이제 나의 차고다


기사님은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배달전문오토바이라 고가의 오토바이였으며 

유니폼 자체가 중무화된 옷이였으나 서로 충돌로 20m 이상 미끄러져 버렸고,

나 또한 앞유리에 튕겨 얼굴과 머리를 심하게 박았으나 

내 앞에 펼쳐진 사고로

너무 놀라 

태국에서의 배낭여행으로 잠시 안정을 찾았던

공황장애 증상이 급 발진,

차 안에서 그대로 공황발작을 일으켰고

숨을 못쉬고 두 사지와 몸의 경련을 일으켰다.




-




상대편 기사님도 다쳐서 정신없는 상황인데

오토바이 기사님이 힘겹게 내 차 쪽으로 와서 내 상태를 살 필 정도였다.

나는 차에서 졸도하고 있고,


도로가 마비가 된 상황이라

그야말로 아비규환.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몰려와 나의 차의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고 한다.


신호를 기다리는 짧은 순간보다 버스를 기다리는 긴 순간에서의 삶의 여유를 만끽한다.


....



나는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대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그리고 나는 공황발작과 타박상,근육통 등으로 입원했다.



-



그로인해

나는 작년 3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뚜벅이 생활중이다.


20살부터 자.차를 운전했던 내가

20년만에 뚜벅이 생활을 하는게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다시 운전대를 잡는게 두렵고 무서웠다.

공황장애약을 줄이고 있다 다시 먹게 되고 나의 몸상태와 정신상태는 더 악화되었다.


태국에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심기일전하고 싶었으나 사고 이후  나는 한동안 또 동굴같은 어둠의 생활을 스스로 자처 했다.

그래서 하늘도 더 오래 깊게 쳐다볼수있는것이다.뚜벅이는 그대로의 자연미를 가져다준다.



-


불면증,불안장애,공황장애

좀처럼 나아질것 같지 않은 내 인생,

내 삶,나의 미래...

뭐 좀 해보려 하면 기어코

일어나는 

벌어지는 사고와 사건들.



나는 해선 안될 행동까지 했을땐 이미 내 손에 많은 약을 움켜쥐고 잠들었을때였다.



-


약을 버렸다.

한순간에....


하루아침이었다.

이렇게 살다간 진짜 죽겠구나 싶었다.

잘살아내준 내가 기특하다.나는 죽을고비를 여러번 넘겼다.부모님이 아시면 너무나 속상할일들...

-


의식을 가지고 죽으려고 했던 행동들은 그나마 괜찮다.

의식을 가지고 의미를 찾으려 나혼자 유서를 쓰고

유서를 음성을 남기고,별 짓을 다했었다.

그래도 내가 살아온 날을 어떻게든 되새기며 지나온 과정이라도 있지만,

어느날부터

무의식중에도 죽으려고 한 나의 행동들은 나를 소름끼치게 했다.

무의식중에 잠들어서

무의식중에 술에 취해서

무의식중에 약에 취해서


죽고싶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다 정말 이대로 죽으면 무슨 의미일까?


천하의 송경화가 왜 이렇게 나약하고 힘없는 바보가 되었을까?

내가 왜 이렇게 바보천지,세상을 등지는 아이같은 꼬마같은 병신같은 짓을 하고 있을까?

몇 일을 목놓아 울었다.


나는 나 하나만 없으면 되는거라 생각했다.

그러면 나를 통해 이토록 괴로워하는 부모님도 족쇄에 벗어나고

무엇보다 이 모진 세상에서 나를 나로써 자유를 주는거라 생각했다.


내가 할 수있는 모든 염세적이고 피상적인 의미부여를 다 쏟아부었다.



마지막,

또 마지막,

이번이 또 마지막이라며 

항상 나에게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나는 나에게 실망을 주고,다시 아파하고 휘청거리고 세상앞에 더 나아가질 못했다.

그런 나를 용서하지 못했던 것이다.

참을수없이 화가나고 싫었다.


그런 나에게 줄것이란 죽음밖에 없었다.


죽을고비를 넘기고나서,죽을만큼 큰 공황발작이 매번 찾아오면서도

이렇게 고통스러울밖에 그래 차라리 죽자.

죽어지지도 않자.

무의식적으로 죽으려는 의식을 하는 나를 보며 무서웠다.


내가 정신을 온전히 차릴때가 바로 그 순간이었던것같다.


이럴밖에는 


"살자"

"제대로 살자"

-


삶의 마찰과 급진들을

어떤이는 한 단어로 나를 판단하려 하고,

한 문장으로 나를 결정내린다.



나는 한 단어만큼, 한 줄의 문장만큼

그렇게 물러터지게 살아본 적이 없다.



긴 이야기를 냉랭하게 끈끈하게 이어갈 정도로 문장과 문장으로 이어진 책과 같은 삶을 살아가고있다.




-



손에 물 안묻히고,힘든것 못하고

징징거리며 자기 잘난 맛에 살것같이 생겼어도,


어느 자리에서도 척척 먼저 앞서서 나서고 씩씩하고 용감하고 당차고 용기있다.




어떤이는 나를 새침때기,공주병과 같다고 표현도 하지만

실상 나는 시골엄마처럼 우악스럽고 척박한 상황에서 더 진가를 발휘하는 역량이 있다.




-



그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그 증거다.




여러번 전학을 하고

여러 전공을 접하고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고

여러 취업을 실패하고

여러 기업을 합격하고

여러 행사를 진행하고

여러 나라를 공연하고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여러 도전을 하고

여러 경험을 하고

여러 대회를 나가고

여러 성공을 하고

여러 실패를 하고



-



그래서 나는 지금 두렵지 않은 것이다.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극적인 순간이 다가와도 얼마든지

'반전'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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