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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경화 Apr 16. 2017

물의 축제,이곳은 '송크란'

송크란을 가본자와 가보지 않은 자

송크란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얌전한 사진이다.


처음 내가,

송크란을 볼지 말지에 대해 나름 꽤 고민했었다.

이유는 뭐 별거 있겠냐는 엄청난 오만에서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아찔한 생각과 선택이였다.)



하지만 축제를 즐기겠다고 결정을 한 이후엔

물총도 구입하고 축제에 즐기는 사람에 맞게

복장도,부속물도 사며 나름의 준비를 해왔었다.


물론 축제를 기대하는 설레임이 가장 큰 준비물이겠지만......





축제날이 다가왔고,

나는 방콕으로 향했다.

매서운 공기와 달궈진 도로에 빼곡한 차들이

벌써부터 숨을 턱턱 막히게 만들었다.

택시를 타고 카오산로드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앞으로 내게 일어날일은 추호도 짐작치 못했다.







'세계적인 축제는 과히 이런것이구나!!'

단 3분만에 몸소 느꼈다.이건 생존본능이다.

나에게 물을 마구 쏘아댄다고 해서 기분나빠하면 이 축제에 룰을 위반하는것이다.




송크란축제의 유래는 불교의 나라 태국에서 부처,불상을 깨끗한 물로 씻겨내며 액운을 쫒고 행운을 깃들라는 의미가 오늘날 이렇게 변질되어 엄청난 축제로 ,또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대한민국의 홍대같은 방콕의 카오산로드.

이 도시 자체가 24시간 내내 광란의 열기와 흥분의 도가니다.

연일 쿵쾅쿵쾅 음악소리가 이어져 나오고 이따금 도로에 청소차가 거리를 씻어준다.

남자 여자 아이 어른 국적 불문 나이 불문

모든것을 초월하여 모두가 하나같이 가장 크고 환하게 웃으며 서로에게 물총을 겨누며

덩실덩실 춤을 춘다.





물에 손이 퉁퉁 불었고 방아쇠를 하도 당겨 손가락이 욱신거린다.이건 축제를 참가한 사람들이 모두 가진 질병이다.

허약한 사람은 물세례를 받고 또 받으니 감기는 필수적으로 걸려버리고 만다.




송크란에선 적도 없고 환자도 없다.

모두가 어깨동무를 하며 거리를 활보한다.

서로에게 총을 겨눴던 그들이 어느새 서로의 어깨에 동무를 하며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러다 또 물벼락을 던져준다.

그렇게 서로를 보며 한참 웃는곳이 바로 이곳이다.





송크란을 경험해본자,그러지 아니한자

경험해본자는 인생최고의 짜릿한 나날을 느꼈으리라.

평생 물벼락 받을것을 한꺼번에 받아본것도 처음일것이고 다 큰 성인이 물총에 심취되어 집착해보는것 또한 처음일것이리라.







송크란의 후유증은 강력했다.

하루종일 물을 그리 맞았음에도 다시 한번 또 맞아도 원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실 그건 물이 아니라 축제의 자유롭고 열정적인 분위기일것이다.






주저하지 말고

내년에 우리모두 함께 즐겨보자.

가자.

그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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