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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트온 Jan 12. 2021

 '할 일 리스트'를 만들어 지키는 이유

미니멀리스트의 책임 정리 도구

정리된 삶을 만드는 도구 


아무리 단순하게 살고 싶어도, 엄마라는 책임, 한 가족의 일원이라는 책임, 사업이라는 책임을 안고 있고, 그 위에 내 꿈을 돌볼 책임, 주변 사람들에 대한 책임, 건강 관리 자기 관리까지 신경써야 하는 나이에 대한 책임까지 떠안고 있으니, 머릿속이 단순하기는 정말 힘들다. 밤에 잘 때, 아침에 일어 날 때, 할 일들이 머릿속에 항상 엉켜 구름처럼 떠 있는 기분이랄까. 그 구름은 항상 따라다니며 마음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잊고 싶다고 잊혀지는 게 아니고, 지운다고 지워지는 게 아니다. 그 구름을 걷어 와 하나하나 정리를 해야 해결되는 일이다. 미니멀리스트에게 '할 일 리스트'를 만드는 일은, 복잡한 생각, 쏟아지는 할 일들을 정리하여, 매일 쉽게 할 수 있는 부담없는 일로 만드는 도구다.  



성격의 약점도 보완


나는 생각이 안으로 파고드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혼자 책을 읽거나 글을 쓰다 보면 타인을 생각하는 일 없이 '홀로 세계' 안에서 시간을 훌쩍 보낼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면, 저 사람이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무심한 편이고, 섬세하게 사람을 챙기지 못하므로, '자주 만나고 싶은 지인' 리스트에 들지 못하는 편이다.


가족에게, 소중한 친구에게 그런 느낌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을 어느 순간부터 하게 되었고, 나는 내 곁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이런 리스트를 만든다.


- 아이 간식 챙겨주고 함께 대화하기

- 남편 하는 일에 관심 가져주고 함께 대화하기  

- 식구들 아침 챙겨주기

- 한 달에 한 번 정도 친구에게 전화하거나 메시지 쓰기


어느 날 내 리스트를 본 친구 하나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건 엄마들이 어차피 하루 종일 하는 건데, 따로 리스트를 만들어 지킬 필요 없지 않아?"


집안일보다 글 세계 속에 빠져들기 쉬운 나는, 집안일을 따로 리스트에 넣을 필요가 있다. 나는 식구들 밥해주는 것도 까먹을 수 있는 인간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 점심 주는 걸 까먹어 아이가 보채고 짜증 내는 이유를 늦게서야 깨닫고 정말 미안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내가 가족들에게 꼭 해주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리스트에 적어 놓고 한 번씩 들여다본다. 그래야 내가 후회 없는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아 무시하기 쉬운 것들


바쁘게 살다 보면, 심신의 건강관리 같은 중요한 것들을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건강관리라는 것은 몰아놨다 벼락치기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회복되기 힘든 상태가 되기 전에, 매일 조금씩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한다고 뭐가 달라지는 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빼먹어도 별 일 아닌 것 같기 때문에, 점점 의식 속에서 밀려나 신경 안 쓰게 되기가 싶다. 나는 큰일이 일어나고서야 후회하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다. 어쩌면'큰 일'에 행복감을 뺏겨 본 경험이 많아서, 그런 큰 일을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했고, 그 생각 끝에 내가 매일 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결심하게 되어 이런 리스트를 만들 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 아침에 일어나서 따뜻한 레몬 물 마시기

- 30분 이상 운동하기

- 하루 15분 이상 햇볕 보기

- 비타민 챙겨 먹기

- 영양과 균형을 생각하며 식단 짜기

- 성경 읽기 (하루에 한 구절이라도)


매일 하자고 마음먹지 않으면, 평생 가도 안 하게 되기 쉬운 것들이라, 매일 적어놓고, 습관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일들


세상에는 하기 싫지만 피해 갈 수 없는 일들이 있다. 내겐 청소나 빨래, 집 정리 같은 집안일이 그런 일이다. 또한 사업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잡무가 그렇다. 상사가 따로 없기 때문에, 내가 부지런한 만큼 일이 굴러가는 것이 사업이다. 생계유지와 집 관리에 관련된 일들은 재미있기보다 안 하면 골치아파지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안 하고 미뤄뒀다간 분명 심히 곤란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곤란한 상황들이 모이면, 쉽게 처리하기 힘든 재앙같은 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만든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프로젝트 일 시작해 놓기 (30분이라도 하기, 일단 시작하면 쭉 달리는 편)

- 오전 중에 잡무 처리

- 잠자리에 들기 전에 부엌 돌아보기/부엌 소독

- 시장 보고 정리

- 집안일 /공간 정리 개선 (15분이라도 하기)

- 5000마일마다 자동차 오일 체인지 & 자동차 전반 체크

- 1년에 한 번 건강 종합 검진



꿈을 향해 걸어가는 일


꿈을 꾸기만 하면, 꿈으로만 끝난다. 꿈을 향해 걸어가기를 시작해야 꿈에 가까이 다가가 보기라도 할 수 있다.  꿈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꿈을 향해 걷는 과정은 재미있고, 삶에 의미를 충만하게 해 준다. 나를 살아있게 한다. 하지만 당장 돈이 되는 일이 아닐 경우 이런 일에 시간을 내는 자체가 때로는 마음이 편치 않고, 내면에 자본주의 정신이 가득 차고 들어올수록, 자본을 마련하는 일에 시간을 써야 이득 본 것 같고 기분이 더 편해진다. 먹고사는 일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 세상 이치를 거슬러 살 수는 없는 일이기에, 본캐에 충실하지만, 내가 만들고 싶은 부캐를 위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내서 나에게 선물하려는 노력이 다음과 같은 리스트이다.


- 독서 (하루 2페이지라도)

- 글쓰기 (하루 1페이지라도)

- 영어 공부 (하루 5분이라도)

- 영화 (한 달에 1편이라도)

- 여행/새로운 곳 탐험 (한 달에 1번이라도, 1시간 거리라도)


하지 않아도 먹고사는데 아무 상관없을 수도 있고, 이렇게 노력한다 해도 아무런 열매 없이 중도하차할 수도, 괄목할 만한 성취를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꿈을 꾸는 과정 그 자체가 즐겁고, 마음 한 구석 '어린 왕자의 꽃'처럼 피어난 내 꿈을 돌봐주고, 함께 대화하고, 약간의 시간이라도 함께 보내는 것이 무척 기쁘다. 



잘했다 토닥이며 잠들 수 있는 밤


내 리스트를 자세히 보면서 느꼈겠지만, 모두 부담이 안 되는 만큼의, 몇 분만 투자하면 되는 일들로 가득하다. 내가 즐겁게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의 일이 아니면, 난 분명 점점 싫어하다 그만둘 것이 분명한 스스로를 잘 알기 때문이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해서 매일/매주/매달 '할 일 리스트' 를 만들어 내는 데까지만 하면, 매일 리스트를 지키는 건 별로 힘들지 않다. 중요한 건 가벼운 마음으로 할 만한 분량의 일로 잘 정리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는 '할 일 리스트'가 없다면, 나는 그냥 순간순간 하고 싶은 것들에 이끌려, 혹은 당장 눈 앞에 닥친 일을 수습하며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할 일 리스트'를 지키고 살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깨진 수도관처럼 터져 나와 나를 당황하게 하는 문제 상황들이 줄어들었다고 느끼며, 전반적으로 일상에 대한 만족감이 더 커졌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상황인 지금, 내 할 일에 집중하며 지낼 수 있는 것이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이나 걱정을 잊게 만들어 주는 정신적 방패 효과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밤에 잠들 때, '오늘 하루도 참 잘 보냈다. 너 잘했다.' 스스로를 토닥이며 기쁘고 맘 편하게, 보다 단순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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