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엄마

by 봄단장

엄마 엄마 엄마

마음껏 부르지 못해 미안해

마음속으로는 자주 부르고 어루만지고 꺼내보고

또 꺼내보았는데

목구멍 밖으로 밀어내 봐도 너무 큰 덩어리라

나가지를 않네.

원망하고 미워하고 싫다 했지만 누구보다 보고 싶고

안아주고 싶고 사랑한다 말하고 싶었어.


세월 가면 알 거다 너도 자식 낳아키워봐라 그 말에

나는 절대로 그러지 않을 거니

당신을 이해하지 않을 거라 했지.

어느새 당신과 같이 아이 셋 키우고 살다 보니

그 세월 어떻게 견디었는지 나는 당신이 더 이해가 안가.

온몸이 눈물로 뒤덮이고 제대로 숨 쉴 수 없는 날들이

얼마나 많았을지 도무지 이해가 안가.

외롭고 또 외로운 텅 빈 들판에 홀로 서서 아무에게도

손 내밀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가.


미안하다는 평범한 말로는

내 마음을 당신께 줄 수 없지만 그래도 미안해.

사진 속 나를 앉고 웃음 짓는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나를 사랑했는데 칼날 같은 말들로

당신을 찢어놓고 피 흘리게 해서 너무너무 미안해.

어쩌다 하는 전화통화에도 고개를 숙일 뿐

당신과 주고받을 수 없어.


이런 말들을 당신께 말할 수 없지만

이제는 용기 내어 글로 써볼 거야 더 늦기 전에,

당신과 나의 시간이 자꾸 사라지기 전에.



나는 알지 못합니다.

아들의 기억 속에서 딸의 기억 속에서

당신이 해주었던 음식을 비슷하게라도 해주며,

그 사람들에게 따뜻했던 그날들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토닥이던 그 마음을 대신해주어

그가 외롭지 않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잠든 그를 보며 당신이 그랬듯 걱정하고

안쓰러워하고 싶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그 마음처럼

그를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처럼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한없이 주지 못한 당신의 모든 사랑과 희생을

제가 한없이 줄 수는 있겠지요.

때로는 당신이 있어 잘했다 잘한다 위로도 받고 싶고

어깨 위 무거운 짐들도 조금 나누고 싶기는 합니다.

그때마다 밤하늘 한번 쳐다보며 헛웃음 지어 보곤 합니다.


단 한 번 만나지 못하고 꿈속에서도 볼 수 없었지만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저는 당신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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