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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Apr 21. 2019

평가 피드백, 그놈의 '지적질' 꼭 해야하니?

[1일 1필살기] HBR 리뷰, '피드백에 멍들다'

개선할 점을 꼭 얘기해야 자기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니?
그래서, 넌 꼰대야!


1.


'지적질'은 언제나 짜증납니다.


회사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진행되는 일이 있습니다. 올해 업무목표 수립과 1분기 피드백... 솔직히 말하면 직원의 70%는 그냥 형식적으로 해치우는 일일 뿐이지요.


이번에도 팀장과 1대1로 마주 앉았습니다. 그는 업무수첩에 이것저것 많이 적어왔더라고요. 그러나, 내 업무수첩과 머리속은 백지장 그 자체였어요. 왜냐고요? 면담한다고 사전에 얘기해 준 적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나는 평소처럼 그냥 영혼없는 대답인 '네, 네, 알겠습니다.'만 반복하고 어서 끝낼 계획이었습니다.


면담은 평소처럼 형식적인 덕담과 당부로 진행되었지요. 그러나, 끝날 때쯤 되니 '지적질'이 시작됩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회사 문화 중 가장 싫어하는 것이 '지적질'과 '빨간펜'입니다. 팀장은 자기 관점에서 지적질을 늘어놓기만 합니다. 왜 내가 그렇게 행동하는지, 그 업무에는 어떤 배경이 있는지 그는 절대 묻지 않습니다. 짜증이 한여름날 분수처럼 올라오지만 꾸욱 눌러봅니다.


왜냐고요? 


꾸욱 참고 아무말도 안하고 면담을 빨리 끝내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입니다. 팀장 꼰대들에게 이런 저런 얘기해봐야 그들은 들을 생각이 없거든요. 그냥 자기 하고 싶은 얘기만 할 뿐이지요.

아~~ 시간아 빨리가라.


 

2.


팀장의 지적질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다음에 울화를 가라앉히려 회사 도서관에 갔습니다. 평소 보던 잡지 Havard Business Review의 헤드라인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피드백에 멍들다!


저자들이 이 글을 쓴 이유는 명쾌했습니다.

- 피드백에서는 '못한점'을 반드시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들을 한다.
- 왜냐하면, 부족한 점을 '개선'하는 것이 피드백의 목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그러나, 이런 생각은 모두 '꼰대 마인드'다.
- '못한점'을 얘기하면, 직원은 부정적인 감정 상태가 되고 절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호.. 맞습니다, 맞고요. 꼰대들은 언제나 '지적질'을 통해 직원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하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지적질'은 자신들의 의무이자 권한이라고 생각하죠. 직원들이 자기의 지적질을 어떻게 수용하는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지적질'하고 개선되나 관찰하다가 또 '지적질'만 하죠.


그러면, 어떻게 피드백해야할까요?


저자들은 미국 미식축구팀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전설적인 코치 '톰 랜들리' 사례를 얘기해줍니다. 그는 선수들에게 이전 경기의 실수 장면은 절대 보여주지 않습니다. 보통은 실수 장면을 보여주면서 다음에 그렇게 하지 말 것을 얘기하죠. 그런데, '톰 랜들리'는 반대로 행동했습니다. (HBR 글에서 인용)

랜들리는 선수들이 쉽고,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한
플레이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줬다.


(베스트 프랙티스를) 발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선수가 월등히 잘한 플레이를 보는 것이다.
~
즉, 그가 이렇게 한 이유는
칭찬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오~~ 완전 새로운 시각이었습니다. '톰 랜들리' 관점에서 보면,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코칭이라 불리는 '지적질'은 직원의 행동을 개선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셈이지요.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회사의 면담 방식이 '꼰대' 스타일이잖아요. 어느날 뜬금없이 팀장이 면담한다고 부르고, 불러서는 자기 혼자 떠들다가 '지적질' 몇 개 하여 갑분싸를 만든 다음에, 웃으며 '잘해봅시다.'라는 뜬금포로 마무리하니까요.  


3.


이 글의 메시지를 다음번 인사평가 강의에 녹여보려 합니다. 최근 인사평가 트렌드에서는 '피드백'은 필수입니다. 그런데, 피드백할 때 '잘한점, 개선할점'을 모두 얘기하라고 얘기했었거든요. '피드백=개선할점'이란 공식이 내 고정관념이 깊이 자리잡고 있었나 봅니다.


다음번부터 바꿔보려고요.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게 '지적질'과 '빨간펜'은 꼰대의 상징이니까요. 이제 회사 꼰대들의 생각과 행동도 바뀌어야 하고, 인사부서 직원 마인드도 변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도 변화해 보자고요~~ 


* source : 하버드비즈니스리뷰(한국판) 2019년 3~4월호, 피드백에 멍들다


[참고] 저자들이 말하는 새로운 피드백 방법

1) 직원의 탁월한 성과가 당신의 관심을 끌었을 때, 무엇을 느꼈는지 말해줘라.    
     - 핵심 : 평가하지 말고 그냥 느낀 그래도 얘기하라는 점
    "나는 오늘 보고서 내용 중 이 점이 좋았어요. 이를 계기로 나는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나요?" 

2) 피드백을 해야할 때는 '현재 > 과거 > 미래' 순서로 얘기하자. 
    - 핵심 : 직원의 '잘한 점/장점'에 포커싱해서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하는 것!!!
    - 현재 : 현재 잘 되고 있는 부문 세가지를 묻는다.
    - 과거 : 과거에 업무를 진행하면서 같은 문제에 봉착했을 때, 어떻게 했더니 잘 해결이 되었는지 묻는다.
    - 미래 :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나요?"라는 방식으로 꼰대식 지적질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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