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따스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커피를 받아서 자리로 돌아온다. 내가 좋아하는 자리는 벽이 있는 자리다.
그리고, 커피를 한모금 한모금 한모금 마신다. 입안으로 들어온 따스한 아메리카노는 혀를 따스하게 데우고, 목으로 따스하게 내려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 따스함을 가슴까지 전달한다. 아... 따스하다.
나는 벽에 머리를 기댄다. 그리고, 살짝 눈을 감는다.
그렇게 졸기 시작한다. 행복하다.
2.
매일 7시 40분에서 50분 사이에 회사 근처 스타벅스에 도착한다. 그리고 어떤 1%의 느끼함도 없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하나, 둘, 셋 세모금을 마시고 벽에 머리를 기댄다. 그리고 졸음이 오면 눈을 감는다. ㅎㅎㅎ
이렇게 5~10분 졸고 나면 갑자기 커피 맛이 달짝지근해 진다. 카라멜마키아토처럼 말이다. 신기한 일이다.
그리고,
달콤한 마음으로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다. 글도 달콤체로 변하고, 책도 달쿵 스토리로 느껴진다.
사실 3개월 전만 해도, 졸고 있는 내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나만의 시간인데, 졸면서 보낸단 말인가?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한다고 나를 압박했다. 그러나, 지금은 졸아도 괜찮다 ㅋㅋㅋ
3.
직딩은 솔직히 재미난 일이 많이 없다. 하루의 70%를 차지하는 회사 일이 재밌으면 좋은데, 그게 내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내 적성에 안 맞는 일을 할 수도 있고, 또라이 상사를 만날 수도 있다. 그리고, MZ 후배들과 코드가 안 맞아 힘들 수도 있다. 그리고, 이제 저녁 시간에 술 먹는 것도 그저 그렇다.
그래서, 아침에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에 스벅에서 보내는 1시간이 달콤 심쿵 달쿵하다. 특히, 잠시 눈을 감고 졸면서 여기가 꿈인지 진짜인지 몽환적인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 그 순간은 내가 회사가 아닌, 파아란 바다에 하얀 파도가 치는 동해안 어딘가, 또는 하얀 눈이 무릅만큼 무민 인형처럼 푹신하게 깔려있는 삿포로에 있는 것만 같다.
오늘도 스벅에 앉아서 위시 리스트를 체크했다. 나는 위시 리스트는 언제나 3개다. 그리고 유통기한은 1달이다. 이번 달 위시 리스트는 1) 하트시그널4에 나온 LP바 ‘몽크투바하’ 2) 가을 전어회 먹기 3) ‘노커어펴’ 가기다. 그리고, 1번 몽크투바흐와 2번 가을 전어회 먹기를 어제 동시에 해치웠다. 음하하하하
가을 전어를 저녁으로 먹고 몽크투바흐를 갔다. 7시 오픈하자 마자 갔다. 왜 여기를 오픈런해야했는지 이유가 있다. 그것은 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를 신청해서 듣기 위해서다. 하트시그널4에서 남녀 주인공 민규와 지영이 몽크투바흐에 가서 들었던 음악인데, 몽크투바흐 후기를 보니 늦게 가서 이 노래를 신청하면 안 틀어준단다. 그 이유가 뭐냐하면… 이미 그 음악을 신청받아 들려줬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위시 리스트 2개를 해치우고, 다른 2개를 추가했다.
4.
타로카드 및 운 전문가인 정회도 선생님은 <운의 알고리즘>이란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 운의 알고리즘은 유튜브 알고리즘과 유사하다. - 내가 관심있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볼수록 유사한 영상을 추천해 주듯이, - 운 또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자주 검색하고 행동하면 할수록 그런 좋은 운이 나를 찾아옵니다.
그래서,
나는 내일도 아침 스벅에 앉아 꾸벅꾸벅 졸려고 한다. 그 행복함을 자주 느끼다 보면, 다른 종류의 즐거움과 행운이 나를 찾아올 것이다.
달콤하다. 그리고,, 행복하다.
* 생성형 AI 이미지에서 '스타벅스에서, 졸고 있는, 한국인, 행복한 표정'이라고 하니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주었다. (근육질 빼달라고 했어야 하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