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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May 11. 2024

퀸즈가드에 내리지 못하다. 뻔뻔함 부족…

#4

[이런 얘기를 하려고 해]
ㅇ 서순라길 퀸즈가드가 5월 이 타이밍이 최고라고 해서, 혼자 낮술 하러 향했는데..
ㅇ 손이 부들부들, 심장이 콩닥콩닥...
ㅇ 혼술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혼술에 성공할 수 있을까?


1. 프롤로그 - 퀸즈가드, 소심함 때문에...


요즘 가 보고 싶은 핫플이 있다. 서순라길의 '퀸즈가드'라는 곳이다. 맥주와 와인을 파는 작은 술집인데, 영국식 Pub이라는 느낌의 단어가 잘 어울리는 집이라고 한다. 종묘의 돌담을 끼고 있어서, 돌담뷰로 묘한 분위기를 만드는 곳이다. 그리고 야장 맛집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 5월이 딱 어울리는 곳이다.


3시 반에 업무를 정리하고 사무실을 나섰다. 퀸즈가드로 갈 수 있는 3호선 종로3가역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그러나, 그 순간 내 안의 '뻘쭘검자 (내 안에 같이 사는 소심한 어린이)'가 또 말을 걸어 왔다.

  

나이든 직딩 아재가 혼자 거기에 가는 건
쪽팔리지 않을까?


나는 흔들렸다. 그 흔들림은 진폭 10도에서 점차 커지더니 180도 격한 흔들림으로 변했다.


나는... 나는....

종로3가 역에 내리지 못했다.

인스타에서 가져온 퀸즈가드



2. 꿩대신 닭이락고.. 영화 <스턴트맨>을 예매하다.


실패했다. 오늘도 내 안의 뻘쭘감자의 속삭임에 그만 넘어가고 말았다. 아... 열받는다.


쪽팔림을 이겨낼 수 있는 익숙한 일을 하기로 했다. 영화 <스턴트맨>을 예매했다. 그리고, 맥주+팝콘 콤보를 샀다. 이게 쪽팔리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이다.


솔직히 이 영화가 재미있을지 없을지 자신 없었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에밀리 블런트 배우님도 나오는데다가 최소한 촤~악 가라앉은 분위기 영화는 아니라고 해서 선택했다.


어어어어!!

재밋다. ㅋㅋㅋ 정말 재밋다. 나에게는...

영화 마케팅 카피대로, 액션도 있고, 러브 스토리도 있고, 웃음까지 있어다. 거디가 마지막에 통쾌함까지 있었다.


기본 줄거리는 영화 감독과 스턴트맨의 사랑 이야기다.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해 스턴트맨이 좌충우돌 액션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그런데, 오늘 쪽팔림 때문에 퀸즈가드 도전에 실패한 나에게 이 영화가 특히 재미있었던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남자 주인공의 쪽팔림 극복기가 영화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쪽팔림 대신 자신감 넘치는 뻔뻔함 말이다.




3. 쪽팔려서 사라졌던 그가 다시 나타난 이유


남자 주인공 이름은 '콜트'로 일류 스턴트맨이다. 그런데, 스턴트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부상을 입은 자신이 쪽팔려서 잠수해 버린다. 썸을 타던 영화 감독 '조디'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말이다.


그런데, 콜트는 그 쪽팔림을 이겨내고 다시 영화에 돌아온다. 그가 사랑하는 조디의 첫 영화 완성을 도우려고 말이다. 그리고 콜트는 조디에게 고백한다.

그리고, 영화는 조디의 첫 영화를 멋지게 완성시켜주기 위한 콜트의 좌충우돌 액션활극을 보여준다. 그리고, 당연히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쪽팔리는 상황'에 정말 취약하고 취약하다. 젊은 시절 데이트 신청했다 쪽팔릴까봐 얘기도 못 한 적이 많고, 무엇을 물어보거나 부탁도 잘 못한다. 거절 당하거나 상대방이 나를 무시해서 쪽팔리는 상황에 놓일까봐 무섭다.

 

바보같지 않은가?


어떻게 이렇게 바보처럼 살지 않고 뻔뻔하게 쫄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영화 <스턴트맨> 주인공처럼 말이다.




4. 다시 퀸즈가드에 도전할꺼다!!!


퀸즈가드에게...
내가 소심해서 당신에게 한발 다가서지 못했어.
내가 모자란 사람이라 미안해.


다음에 퀸즈가드에 도전할 때는 쫄지 않는 비법 3가지를 준비하기로 했다.


   하나, 껌을 씹으며 웃으면서 가라!


껌을 씹으면 내가 불량감자로 변신하게 되고,  그러면 안 쫄더라. ㅋㅋㅋ


   둘, 주문할 메뉴명과 사진을 미리 확정하라!


당황하지 않게 그냥 중간 의사결정 상황을 없애 버릴 것이다.


   셋, 운동을 하라!


영화 <스턴트맨> 주인공처럼, 운동을 해서 육체적으로 자신감이 있으면, 마음도 자신감으로 가득 차기 마련이다. 거기에 가지 1주일 전부터 운동할 것이다.


퀸즈가드에 갔다오면 그날의 내 모습을 꼭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퀸즈가드에 가서 이런 말을 고 싶다. '스파이스 마가리타'가 뭔지는 몰라도 그거를 마시고 싶다고 말이다.


이렇게 나는 쪽팔림을 이겨내고 뻔뻔해지는 연습을 하련다. 쫄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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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영화 속 대사들.. 뭔 의미인지는 모르지만 멋있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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