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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Jun 25. 2024

타로 교황님, 어서 오세요. 나도 부캐가 생기다!!

 타로 카드를 만나 꿈꾸는 부캐 세상 #1

[이런 얘기를 하려고해]
ㅇ 나는 노잼 범생이 직딩이야. 다른 멋진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냥 직딩일뿐..
ㅇ 그런데, 타로 카드를 만나고 내 부캐가 생겼어. 교황님과 타로점 차장님...
ㅇ 나는 과연 다른 삶을 꿈꿀 수 있을까?


1.


교황님, 어서 오세요!


내가 연희동 경다방 문을 열자마자, 연희동 한쌤이 반갑게 나를 불러준다. 연희동 한쌤은 내가 자기와 같은 교황님이라서 더 반갑다고 말하곤 한다. '교황님'이란 단어를 듣는 순간, 내가 다른 세상에 방금 착륙했다는 점을 실감한다.


내가 왜 교황님이라 불리는지 설명히 필요할 것 같다. 연희동 한쌤은 타로카드와 수비학을 공부하면서, 타로 수비학이란 세상을 만들어냈다. 그 타로 수비학의 핵심 컨셉이 소울넘버, 럭키넘버 (연도카드)이고, 소울넘버 유형 중의 하나가 '교황'이다. 그리고 내 소울넘버가 5번 교황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나를 교황님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소울넘버는 MBTI처럼 사람 유형을 나누는 방식인데, 1~9번 9개 유형으로 구성된다.


여하튼 교황님이란 호칭을 받으며 강의장인 경다방에 앉자 마음이 편해졌다. 솔직히 말하면 회사 세상을 잊을 수 있어서 해방감을 느꼈다고 말하는 편이 맞을 듯 하다.


음하하하하....




2.


내가 타로 카드 세상을 만난 때는 10여년 전이다. 자타공인 범생이로서 삶을 살다가 다른 세상을 꿈꿔보고 싶었지만 그럴 용기는 없어서, 휴직 1년을 보내던 때였다. 쉬다 보면 뭔가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으로 시작한 휴직이었다.

  

누가 내 삶을 소개하라고 하면, 너무나 평범하고 별 것이 없다. 지방 도시에서 학교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이었고, 공부를 잘하는 덕택에 S대에 입학했다. S대에서도 무난한 생활을 하다가 무난하게 대기업에 입사해서 무난하게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아는 세상이란 직딩 세상이고, 직딩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세상이었다.

- 어떻게 하면, 문제분석과 기획력을 높일까?
- 어떻게 하면, 상사와 동료와 컴을 잘할까 ?
- 어떻게 하면, 업무 관련 트렌드에 앞서 나갈 수 있을까?

한마디로 노잼 직딩의 삶이었다. 부끄럽지만 현실이 그랬다. <나는 솔로 20기 모범생 특집>에 나오는 남출처럼, 착하게 보이긴 한데, 지루하고 매력없는 존재 말이다. 인간관계에서 매력이 없다보니, 타인에게 잘 맞춰주는 방식으로 인관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그런 삶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을 꿈꾸기 시작했다. 타로 카드를 만나면서 말이다.




3.


회사에서 내 캐릭터를 상징하는 단어 두개가 있다. 하나는 '빵'이고, 다른 하나는 '타로점'이다. 조금 친한 사람들은 '빵차장'이라고 나를 생각하고, 많이 친한 사람들은 '빵 좋아하면서 타로점 봐주는 차장'이라고 생각한다.


타로점을 배우기 전에는 나는 그냥 직딩 아재였다. 회사 일은 배울 점이 많아 보이지만, 노잼이면서 바른 생활 아재였을 것이다. 예를 들면, 출퇴근 시간에 엄격하고 근무시간 농땡이에 대해 부정적인 꼰대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와 많이 다르다. 뭔가 고민이 있으면 나에게 말한다.

"차장님, 타로점을 봐주세요~~"

그러면, 나는 타로 카드를 꺼내서 타로점을 봐준다. 나는 아직 어설프지만 그들은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더는 듯하다.


내가 꼰대 직딩에서 말이 통하는 직딩으로 변신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타로 카드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런 이유 때문일 듯 하다.

 

첫재, 타로점을 배우면서 상대방 말을 경청하는 태도를 배웠다. 그리고, 절대 섣부른 조언과 충고를 하지 않게 되었다. 회사의 흔하디 흔한 직딩 아재들처럼 조언과 충고를 하면, 뭣도 모르고 자기 경험만 믿고 지적질 하는 꼰대가 되기 때문이다.

  

둘째, 직딩 삶이 아닌 타로 카드 세상을 꿈꿀 수 있게 되어서 여유가 생겼다. 그 전에는 회사에서 서바이벌해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을 잘하는 공부를 해야했고, 매일 매일을 테스트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회사를 그만둬도 타로 카드 세상으로 옮겨 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마음이 편해졌다. 물론, 내가 타로 카드 세상에 제대로 착륙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4.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경다방 강의가 시작할 시간이 되었다. 오늘 강의는 '르노르망 카드점'이다. 타로점도 미래 예 좋지만, 르노르망 카드점은 O/X가 더 명확하다고 한다. 주위의 타로점 고객들은 언제나 심플한 O/X를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이 사용할 수 있을 듯 하다.


오늘 수업을 마치면, 나는 '교황'의 역할 그대로, 새로운 지식을 배워서 사람들에게 전파할 테다. 나는 이런 교육 같은 전달자 역할을 할 때 마음이 편하고 행복하다. 나는 정말 '교황'인 모양이다.


이제 시작이다. 늦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또 다른 삶을  꿈꾸는 직딩 아재 1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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