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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Dec 09. 2024

신점을 보러가다. 연애운 어떨까요? 회사는요?

[어설픈 빵차장의 오컬트 직딩 라이프 #1]

1. 올해와 내년의 인생 변화가 궁금했다.


선생님이 호감가는 여성에게
마음 먹고 대시하면,
누구에게든 잘될걸 같은데요.


우와.. 기쁘다. 이 한마디에 내가 낸 복채는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신점 경력 20년만에 처음으로 들어보는 먹진 칭찬이었다. 우히히히


사실 지난주에 신점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예약한 날에 점을 봐주시는 선녀님이 급한 일이 생겼다고 해서 오늘로 상담을 연기했다. 이번에 신점을 보러간 이유는 회사 정기인사에서 나에게 안좋은 일이 있을까 궁금해서였다. 그런데, 상담이 1주일 연기되면서 회사 정기인사는 90% 마무리되었다. 그러니, 신점의 미래 예측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지만, 나는 선녀님에게 물었다.

정기인사에서 나쁜 일은 없냐고.... 선녀님의 대답은 과연 어땠을까?




2. 회사 생활에 대해서 물었다.


선생님은 너무 평탄하세요.
제가 지금까지 점사를 봐드린 분 중에
이렇게 안정적인 느낌은 처음이예요.
고민이 없어 보이는데요.


선녀님이 내 이름과 생년, 주소를 묻고 잠시 기도문을 외운 이후 처음 꺼낸 말이다. 그리고, 올해 내년 너무 안정적인 운의 흐름이라서 얘기해 줄 게 없단다.


아... 내 삶이 지금 이렇게 평화로룬 상황이구나. 


그러나, 큰 마음 먹고 왔는데, 이 얘기만 듣고 집에 돌아갈 수는 없었다. 상담시간 국룰 30분은 대충 채워야 하지 않겠는가?

나 : 그래도, 정기인사가 진행 중인데, 저에게 안 좋은 상황이 있을까여?
선녀님 :  크게 없어요. 음... 그런데, 주위에 꼰대 1명이 있네요.
나 : (회사는 무지개색 꼰대들 전시장이라 어디에나 꼰대가 있어요.) 맞아요. 꼰대 있어요.
선녀님 : 그 분과 그렇게 친하게 안 지내도 되요. 어짜피 헤어질 사람이거든요. 그러니까 크게 신경쓰지 마요.


꼰대 1명이라.. 누구를 말하는 걸까? 팀장, 상무, 본부장 중의 1명을 말하는 건데, 여하튼 그 꼰대에게 잘 보이려고 괜한 노력하지 말란 얘기로 이해했다. 즉, 그들이 꼰대짓해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그에게 잘 보이려고 오버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구체적인 질문을 하니까, 좀 더 구체적인 신점만의 점사가 나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회사 관련한 추가 질문을 던졌다.

나 : 제가 원하지 않는 부서이동같은 일은 없을까여?
선녀님 : 음... 이번에는 없구요. '26년 봄에 변화가 있을 것 같아요.  
나 : 내후년 봄이라...
선녀님 : 음.. 4~5년 전에 좋은 변화를 선택해서 내년까지 쭈욱 이어지는 것이니까요. 내년까지는 맘 편하게 지내세요. 그리고, 선생님은 전생이나 젊을 때 덕을 많이 쌓아서 크게 걱정할 게 없어요.


내후년 변화까지는 마음 편하게 지내라...


그런데, '26년에 변화가 있으리라는 것은 신점의 해석은 아니다. 사주명리학에서 말하는 10년짜리 대운이 새롭게 시작하는 시기가 2026년이다. 즉, 나도 이미 알고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이 궁금할 뿐이지만, 그것은 내년 말에 다시 점을 보러 와서 물어봐야겠다.


이렇게 회사에 대한 얘기는 끝나 버렸다. 그냥 안정적인 운세이니 2025년까지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아직도 15분 밖에 안 지났다. 질문꺼리를 생각해 봤다. 그래, 이걸 물어봐야지.. 바로 연애운...내 인생에 타고나지 못한 연애운 말이다. 음하하하하~~~




3. 나는 정말 궁금했다. 내 연애운에 대해서...


나는 연애운 없는 삶을 살았다. 연애를 많이 하지도 못했고, 날 좋아하는 여성분들이 많아본 적도 없고 말이다. 지금도 그렇듯이 얘기 잘 들어주는 호구 게이형 아니겠는가? ㅎㅎㅎ


나는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새로운 이성을 만날 운 같은 것은 있을까요?"

그러자, 선녀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냥 지금 하던 대로 하시면 되요. 적당히 선을 지키면서 말이예요.  더 가까워지려고도 말고, 더 멀어지려하지도 말고...
                    
즉, 내년에도 연애운 이런 거는 없다는 얘기다. 흑.. 흑.. 흑..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봤지만, 선녀님의 대답은 역시나였다. 그러나,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어서 질문을 또 했다.

"제 연애운이 좋아지는 때가 있을까여?"


 순간, 선녀님은 단호한 표정으로 정말 1도 예상 못한 말을 했다.

"선생님! 선생님이 호감가는 여성에게 마음 먹고 대시하면, 누구에게든 잘될걸 같은데요."

헉...내가 그렇게 매력남이었나? 대시하면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일단 기분이 좋아졌다. 무표정했던 내 얼굴의 입꼬리가 슬며시 쫘악 올라가고, 환한 미소가 촤악 졌다. 으하하하하



    
4. 2025년을 준비하는 마음...


회사 정기인사 시즌을 맞이하여 찾아간 신점에서 들은 얘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ㅇ '26년 큰 변화가 올 때까지는 안정적이니 지금 하던대로 쭉 맘 편히 지내시라.

ㅇ 내가 상대적으로 굴곡이 없는 안정적 생활을 하는 이유는    '전생에 또는 젊을 때' 덕을 많이 쌓아서란다.

ㅇ 연애운은 없지만, 내가 마음 먹고 다가가면 잘되는 스타일이다. (믿어야 할지는 모르지만)


솔직히 마음은 편하다. 특별이 안 좋은 일 없다고 하니까 말이다. 그러므로, 불안 이따위 것은 접어두고 하루하루 내 루틴을 지키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계속하면 된다.


그런데, 물어봤어야 하는데 물어보지 못한 질문이 하나 있다.

"저는 오컬트 라이프에 대해

 책을 쓰고 싶은데 잘 될까요?"


모든 상담을 마치고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이 질문이 생각났다.


아뿔싸...
또 찾아가야 하나?




[참고] 신점에 대해서..


ㅇ 신점은 정말 독특한 오컬트점의 세계다. 선녀님/보살님이 모시는 신이 해주는 얘기를 나에게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신은 내가 못보는 상대방의 모습, 미래 상황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ㅇ 내 많지 않은 경험에 따르면, 신점은 연애 같은 상황에 적합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상대의 상황과 마음을 알려주니까 말이다.


ㅇ 그러나, 내년 운이 어떨까여 같은 구체적이지 않은 일에ㅜ대해서는 만족스런 대답을 얻지 못한다. 왜냐하면, 신도 알 수 없는 영역이니까...


ㅇ 이번 신점 상담 중에 신점스러운 것은 '꼰대 1명이 있는데 곧 멀어질꺼다.'같은 표현이다. 선녀님이 모시는 신이 내 주위 사람과 사무실 등을 보고 와서 해주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 멀어질꺼라는 미래 예언이 있고... ㅎㅎㅎ


ㅇ 그리고, 신점은 갓신내린 분에게 상담 받는게 좋다는 썰이 다수설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 신내린 후 시간이 지나면 신기가 낮아진다고 한다. 둘째, 상담 경험이 늘어날수록 점을 보시는 그분의 가치관과 해석이 점괘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신이 말해주는 그대로 전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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