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에 오컬트로 행복하기 #10]
2025년도 약 20일 남았어. 이럴 때 내년의 내 삶이 궁금해지잖아. 그래서, 나는 재미 반, 진심 반으로 '신점'을 보러 갔어. 신점은 무당님이 자신이 모시는 귀신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나에게 말해주는 점술이야. 특정 이벤트에 대해 가끔씩 아주 재미난(?) 점괘를 말해줘. 사주와 타로카드보다 훨씬 재밌음 ㅎㅎㅎ
올해 상담에서 어떤 일이 있었냐하면...
올해도 작년에 갔던 홍대와 신촌 사이에 있는 곳에 갔어. 젋은 신녀님이 점을 봐주시는데, 아무래 꼰대 어르신이 아니라서 젊은 스타일로 말을 해줘.
신녀님이 나를 보자, "어머 오신 적이 있으시죠?"라고 아는 척 멘트를 날려주시니 마음이 편해졌어. 그래서, 나는 첫 질문을 편하게 던졌어.
"저희 회사가 이번에 사장님이 바뀌어요. 그렇게 되면 회사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기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제 운이 어떤가 해서요."
"(신녀님) 어디 볼까요. 감댄님, 주위에서 승진하라고 그러겠는데요 ."
아하.. 사장이 바뀌는 혼란한 상황에서 승진이라니... 나는 솔직히 승진에는 관심없는데.. 이런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을 때, 신녀님이 말했다.
"그런데, 감댄님, 승진하면 안돼요. 승진하면 회사 그만두게 되요. 왜냐하면,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렇게 된데요. 그냥 직원으로 오래 다시세요."
허거걱... 나는 정확하게 꿰뚫으셨다. 나는 승진해서 직책 맡는 것을 아주 싫어해. 나는 예전에 아주 열심히 일한 덕택에 갖추게된 업무 초역량으로 지금은 좀 어설프게 살고 싶어하잖아. 그리고, 나는 직책을 맡으면 '흑화'될 가능성이 크거든. 일단 업무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 그런데, 그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 직원들 보면 분노가 치밀거든. ㅎㅎㅎ
여하튼 신녀님은 나보고 승진하지 말라고 했어. 그리고, 그러겠다고 다시 한번 나 스스로 다짐했고.
내년에는 승진을 거부하면, 평탄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답을 들었잖아. 그러자, 그냥 단순 호기심이긴 한데, 회사 동료들에게 썰을 풀 수 있는 가십 질문을 하기로 했어.
"우리 회사 새로운 사장님은 누가 될까요? 후보 중에 뚱뚱한 사람과 마른 사람이 있거든요."
"음... 뚱뚱한 사람은 아닌데. 마른 사람이 될 것 같아요. 마른 사람은 성품이 좋으세요. 나이 어린 직원을 대할 때도 예의 바르게 하는 스타일이예요."
허걱... 회사내 카더라 통신은 뚱뚱한 분이 유력하다고 했는데, 아닌가보네. 그래서, 재미삼아 추가 질문을 했어.
"그러면, 그 두분 중에 어느 분이 되는 것이 나에게 좋나요?"
"음... 마른 사람이 되면 그냥 현재대로 놔둘꺼라 편할 것 같은데요. 뚱뚱하신 분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어서 많이 바꿀 것 같아요."
아하... 사장님이 누가 되든지 나에게 좋은 거면 좋은 거니까. ㅎㅎㅎ 직원 입장에서야 변화 없는 게 최고지 ㅎㅎㅎ
* 후기 : 신점 보고 1주일 지났는데 새로운 사장은 마른 사람으로 확정 (깜놀!!). 뚱뚱하신 분이 될 줄 알았는데.. 대반전...
오늘 신점을 보고 난 마음을 더 굳게 먹었어. 나에게 승진은 없다라고...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승진도 아니지만, 내가 승진할 수 없는 레벨로 일을 하면 되는 거니까.
이런 점괘와 대화는 사주와 타로에서는 쉽게 나오기가 쉽지 않아. 그래서 재밋거든.
또다른 재미난 얘기가 있는데, 대화 마지막에 인사하고 나오려고 하는데 신녀님이 한마디 해주셨어.
"감댄님, 회사 동료들 때문에 힘들죠? 4명이 보이네요. 1명 빼고는 아주 답답하고 답이 없는 분들이네요? 그분들과 접촉하지 마시고 멀리 하세요. 그분들과 연결되면 싸움날 수도 있어요."
헉..
맞다. 우리 덤앤더머 사오정님들을 멀리하라니..
꼭 그럴께요. 신녀님.
내년에 또 뵐께요~~
* 농담 삼아 물어보다.
- (나) 신녀님, 제 내년 연애운은 어떨까요?
- (신녀님) 음... 내년에 감댄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나.
외모는 나이는 비슷한데 동안이고,
세련된 스타일이네..
- (나) 헉... (그냥 재미삼아 물어봤는데 당황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