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장소
중학생 때 학교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케익이 먹고 싶을 때, 그냥 가고 싶을 때 향했던 그 곳. 젊은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고 두 분 모두 한결같이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편안하게 자주 들렀던 케익집. 테이블이 세 개 정도 있던 아담한 가게는 통유리 너머로 다양한 케익이 진열되어 있었다. 쿠키케익, 생크림케익, 딸기케익, 초코케익.. 레이스가 달린 커튼, 오래 이야기 나눠도 편안한 폭신한 소파, 아기자기한 무늬가 그려진 테이블이 기억난다. 케익은 정말 달달하고 폭신했다. 너무 맛있어서 한입 베어물 때마다 행복감을 느꼈다. 안전한 공간이라는 생각에서였는지 어딜 가든 곧잘 긴장하는 나에게 이곳은 쉼터이자 보호소 같았다.
쌍둥이인 언니 반에 있는 언니 친구들과 친구가 되어 D와 J와 언니와 나까지 넷이서 자주 들렀다. 우리는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 재미난 농담, 하고 싶은 일, 여러 생각들을 떠오르는 대로 나누며 웃음을 터뜨렸다. 아마 그때 당시에도 고민은 있었겠지만 이곳에서만큼은 걱정 없이 웃고 수다도 맘껏 떨었던 것 같다. 몇 년 뒤 젊은 부부는 케익집을 접고 식당을 차리셨다고 하는데 나는 대학생활을 하느라 들러보진 못했다. 아마 그 식당 메뉴도 맛있고 또 잘됐을 거다.
문득 편안하게 수다를 떨면서 웃던 케키반점에서의 추억이 떠올라 짧게라도 글로 남기고 싶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내가 젤 좋아했던 쿠키케익의 맛과 모양이 아른거린다. 교복을 입고 있는 어린 친구의 웃는 얼굴, 어떤 이야기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쉼 없이 재잘거리던 그날처럼, 조금은 맘 편히, 어떤 보이지 않는 짐은 내려놓고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은 하루다. 내게 그런 날을 다시 허락하고 싶다.
고마워요. 케키반점. 친구들. 그 시절.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