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 부정적인 사람을 곁에 둔 괴로움

프로부정러 대처법에 대해 고민 중입니다

by 하얀밤


몇 달 묵은 고민이긴 합니다.

모든 것을 부정적인 이야기로 끝을 맺는 사람, 'J' 때문입니다.

대화를 하지 않을 수도 없고 참 난감합니다.

대나무 숲에 온 것처럼 글을 쓰며 제 마음도 들여다볼까 합니다.



#1

얼마 전 우리 지역에 크게 청약 붐이 인 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꽤 큰 규모의 단지이고, 대기업 단일 브랜드로 짓는 아파트라 인기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최근 몇 년 간의 부동산 동향을 볼 때 당첨되기만 하면 앉아서 5억은 번다고 다들 이야기했죠. 자격이 되는 사람들은 너도 나도 청약을 했습니다. 분양가도 비싸고 잔금까지 내기에 위험부담이 있다는 말도 있었지만 결국 당첨자는 나오더군요.

당첨자가 부럽다는 말을 A가 했습니다. 저도 부럽다고 했습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정책에 잘 맞춰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당첨된 사람이 잔금까지 낼 여력이 있다 하니 더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등의 친목 발언들은 'J'의 한 마디로 끊기고 말았습니다.


"우리 같은 개미는 죽을 때까지 개미로 살다 죽을 거야."




#2

코로나가 잠잠해지기는 커녕 확진자 숫자가 사만 명을 훌쩍 넘는 요즘입니다. 보건소 앞 대기줄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오미크론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 하니 희망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기세가 약해진 바이러스에 모두 면역력을 지녀서 빨리 이 시국이 끝이 나면 좋겠다는 대화를 이어가던 중, 'J'의 말은 모두의 입을 다물게 했습니다.


"인간은 바이러스로 멸망할 거라고 유명한 사람이 말했지."




#3

모든 직업에는 애환이 있듯 제가 몸담고 있는 일터에도 애환이 가득합니다. 애환은 수다로 풀어야 제맛입니다. 눈은 모니터에, 손가락은 키보드에 있지만 입은 부지런히 대화 꽃을 피웁니다. 힘들긴 해도 일할 곳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최근에 복직한 제가 말했습니다. 복직을 하며 다시 받는 월급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고 있거든요.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얻는 일확천금보다 꾸준한 노동으로 버는 월급이 정신건강에는 더 좋은 것 같다, 건강 지키며 일하자는 말들이 오고 가던 중, 'J'가 끼어듭니다.


"죽지 못해 하지.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





남 탓을 하고, 신세 한탄을 하면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찬물을 한 모금 들이켠 것 같은 쾌감을 맛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한 모금 마신 물은 태양의 열기를 없애지 못합니다. 양산을 쓰거나 그늘을 찾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거나 상황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하기보다는 남 탓만 하는 J의 말들이 제 에너지를 빼앗아갑니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아픈 것은 아픈 것입니다.

아프면 약을 찾아야지, 아프다 아프다는 말만 반복한다고 상황이 바뀌지 않습니다.

아프다는 말이 주변 사람까지 서서히 아프게 하는 것을 J를 통해 느끼고 있습니다.


J가 없다고 생각하고 지내는 것도 쉽지 않네요.

최소한의 친목 관계를 유지하면서 저도 살 수 있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현명한 길을 제가 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덧붙여, 'J'가 진심으로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