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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선 Feb 24. 2018

상처가 되는 예민함

기적수업 53과

제 53 과
복습

11. 나의 의미 없는 생각이 내게 의미 없는 세상을 보여준다.

(...) 실재는 미치지 않았고, 내게는 정신 나간 생각뿐 아니라 실재 생각도 있다. (...)

12. 내가 심란한 이유는 의미 없는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 나는 이 세상이 실재가 아니며, 내가 여기에 가치를 두기로 선택하지 않는 한, 전혀 이 세상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감사한다. (...)

13. 의미 없는 세상이 두려움을 일으킨다.

(...) 나는 세상에 실재라는 허상을 주고, 그것을 실재라고 믿었기에 고통을 겪었다. 이제 나는 이 믿음을 거둬들이고 실재를 신뢰하기로 한다. (...)

14. 하나님은 의미 없는 세상을 창조하지 않으셨다.

(...) 창조물의 완전함이 나의 집인데, 왜 내가 정신 나간 내 생각의 결과로 계속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 내게 결정권이 있음을 기억하고, 내가 진정으로 머무르는 곳을 인식하자.

15. 내가 무엇을 보든 그것은 내 생각을 반영한다.

(...) 고통과 상실과 죽음이 있는 세상을 본다는 사실은 내가 나의 정신 나간 생각이 보여주는 것만을 보고, 내 실재 생각의 자비로운 빛이 내가 보는 것을 비추도록 허락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

어젯밤부터 조나단이 아프기 시작했다. 감기에 걸린 것 같다. 오늘은 일어나면서부터 짜증이다. 물론 대놓고 막 짜증부리는 게 아니다. 그래서 늘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나는 그런 면에 매우 민감하다. 누군가가 짜증이 나있거나 화가 나있거나 하는 상황-특히 나와 가까운-을 잘 견디지 못한다.

몇 년간의 공부로 이제 그게 나 때문이 아니라는 것은 완벽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물론 진짜 나에게 짜증내거나 화를 내는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여전히 내게는 힘든 일이다. 그래서 지금으로서 내게 최선은 그런 상황이 생기면 그 상황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이다.

조나단과 자주 다투는 이유 중 하나가 그것이다. 그는 매우 예민하고 자주 우울해진다. 그러나 그걸 완벽하게 인정하진 않는다. 내가 서운한 이유는 늘 그 예민하고 우울한 에너지 때문이다. 내가 그 상황을 잘 케어하지 못해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데 옆에 그 에너지를 분출하는 상대가 있으니 그에게 서운해하고 삐지고 화내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나단은 언제나 구체적인 이유를 찾는다. 오늘의 사건은 이렇다. 친구에게 저녁을 준비해놓겠다고 약속했고, 그래서 5분 거리인 마트에 가야 한다. 조나단은 상태가 매우 안좋다. 그래서 나 혼자 다녀오겠다고 했다. 문제는 내 국제면허가 만료되었다는 거다. 워크퍼밋이 나오거나 영주권이 나오기 전에는 면허도 딸 수 없다. 그래서 자기가 운전을 하겠단다. 그런데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짜증이 묻어 있다. 그래서 걸어도 30분밖에 안 걸리니 걸어가겠다고 하고 걸어서 마트에 다녀왔다.

어쨌든 조나단은 자기가 틀린 말 했냐고, 만약 사고라도 나면 어쩔 거냐고, 경찰이 잡으면 어쩔 거냐고 얘기를 하는데 나는 그가 운전을 못하게 해서 화가 난 게 아니라, 그 표현에 동반된 짜증스런 에너지에 화가 난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아니면 내가 이해 못하게 표현을 했거나...

걸어가는 내내 내게는 정신나간 생각뿐만 아니라 실재 생각도 있다고 되뇌이며 갔다. 그리곤 또 거짓말처럼 괜찮아졌다. 실재생각에서 지금 내가 느끼는 짜증, 분노, 억울함, 서러움 등등 이 모든 것은 그저 허상일 뿐이니까. 그 모든 것 너머에 있는 실재세상은 기쁨과 평화의 장소니까.

주님, 부디 이 모든 허상을 넘어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와 힘을 허락하소서. 허상에 힘을 주고 싶을 때마다 주님 앞에 부릎꿇을 수 있는 겸손함을 허락하소서. 주님은 오직 사랑임을 기억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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