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눌림과 같은 어수선함

성인 ADD , 청소할 때 느끼는 기분

by 송다감

깨어나도 깨어나도 다시 꿈 속인

엿 같은 기분.


온몸을 흔들고 흔들어 드디어 벗어났나 싶어 일어나려 하면

여전히 몸뚱이가 꼼짝을 않고 가위눌림의 비웃음과 압박이 또 다시 시작된다.

두 번, 세 번, 네 번.... 제길.


아무리 몸부림쳐도 깨어날 수 없는 그 두렵고 막막하고 기분 나쁜 가위눌림을

깨어서 생생히 경험할 때가 있다.

맘 먹고 청소를 시작 할 때.




주의력결핍과 강박이 있는 내 주변은

버리지 못한 물건과 카테고리를 잃은 물건들로 언제나 어수선하다.


주머니 속, 가방 속, 책상 위, 머릿속..

너무 어지러워. 감당이 안돼.

이건 아니야.

치워보자!


무거운 몸뚱이와 자기 비하를 이겨내고

온 힘을 다해 정신을 차리고 정돈을 시작한다.

쌓여 있던 물건들이 구석구석에서 쏟아져 나온다.


정리 후딱 끝내고 이제 깔끔한 공간과 삶을 누리리라!

개운한 머릿속을 경험하리라!

희망찬 기분이 나를 감싼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모든 잡동사니가 다 나와 있고

수많은 물건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나와 함께 길을 잃었다.


분명 청소를 시작하면서 이제는 정돈된 삶을 살 것이라 기대했는데

분명 신나게 정돈하고 있었는데


한 층 다채로운 난장판 속에

막막함에 짓눌려 난처하게 굳어버린 나를 경험한다.


빨리 끝내자 다시 한번 각오를 세우고 계속하고 계속해봐도 나는 난장판 속에 있다.

분명 정돈하고 있는데 난 여전히 거기에 있다.

다시 시작해 봐도 다시 시작해 봐도 개운함을 느낄 수가 없다.

넌 왜 이모양이냐는 실망감, 어수선함에서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 속에 다시 돌아와 있다.



깨어나도 깨어나도 다시 꿈 속인

엿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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