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qyjTpzIAEkA
13년간 자신의 소프트웨어 회사(PSPDFKit)를 운영하며 쉼 없이 달려온 피터 스타인버거. 그는 회사를 매각한 후 지독한 번아웃에 빠져 있었습니다. 마치 영화 '오스틴 파워'에서 주인공이 마법(Mojo)을 빼앗긴 것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도 아무런 영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3년을 보냈죠.
하지만 2024년 4월, 거짓말처럼 그의 '스파크'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Apple 생태계에만 머물렀던 과거에서 벗어나 새롭게 눈을 돌린 곳은 바로 AI였습니다. 특히 Anthropic의 'Claude'를 접한 그는 "왜 이 놀라운 도구를 더 강력하게 활용하지 않는 거지?"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피터는 단순히 AI와 대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인간이 아닌 '모델(AI)'이 가장 일하기 좋은 환경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CLI(명령줄 인터페이스)가 유닉스(Unix) 철학을 이해하는 AI에게 최적의 도구라는 확신을 얻고, WhatsApp을 통해 Claude와 소통하는 '클로드봇(현 Maltbot)'을 단 1시간 만에 만들었습니다.
진정한 '유레카'의 순간은 모로코 여행 중에 찾아왔습니다. 그가 음성 메시지를 보냈을 때, 별도의 기능을 구현하지 않았음에도 AI가 스스로 판단하여 파일을 변환(ffmpeg 사용)하고 텍스트로 옮겨 답변을 내놓은 것입니다. AI가 스스로 '자원'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영리한 짐승' 같다는 확신을 얻은 순간이었습니다.
피터가 Maltbot을 통해 보여준 핵심은 바로 '에이전틱(Agentic)' 워크플로우입니다. 이는 단순히 질문에 답을 하는 챗봇 수준을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도구를 사용하여 과업을 완수하는 ‘행동 주체성'을 의미합니다.
• 추론에서 실행으로: 기존 AI가 정보를 요약해주는 수준이었다면, 에이전틱 AI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보고서를 쓰고 팀원들에게 메일로 공유해줘"라는 명령을 받으면, 스스로 파일을 열고 분석 코드를 작성하며 메일 클라이언트를 실행해 작업을 마무리합니다.
• 자율적 문제 해결: 피터는 AI가 코딩 중 오류가 발생하면 스스로 코드를 수정(Self-healing)하고 다시 시도하는 모습에 주목했습니다. 인간이 일일이 가이드를 주지 않아도 목적지까지 스스로 운전해가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피터는 에이전틱 AI의 발전으로 인해 기존의 많은 앱 서비스들이 '녹아내려(Melt away)'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합니다.
• 목적 중심의 UI: 더 이상 특정 기능을 위해 개별 앱을 구독할 필요가 없습니다. AI가 나의 맥락(운동 기록, 식단, 일정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하이퍼 개인화 도구: 비전문가라도 AI와 대화하며 자신에게 딱 맞는 도구를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이제 소프트웨어는 '사는 것'이 아니라 AI와 함께 '만드는 것'이 됩니다.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Anthropic의 요청으로 이름을 Maltbot으로 바꾸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피터의 철학은 확고합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닌 ‘예술이자 탐험'으로 봅니다.
그는 수조 원의 기업 가치를 제안하는 투자자들의 손길보다, 이 프로젝트가 오픈 소스 커뮤니티로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자신보다 더 오래 살아남기를 바랍니다.
마치며: 에이전틱 시대의 서막
2024년이 코딩 에이전트의 해였다면, 2025년은 진정한 의미의 '개인용 에이전틱 비서'의 해가 될 것입니다. 새벽 3시까지 코딩에 몰입하는 이 '열정적인 해커'가 던진 작은 돌멩이는, 우리가 컴퓨터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거대한 파도가 되어 돌아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