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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by 러블리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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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의 첫 정으로 묘사된 양반가 도령 은호. 은호도령과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훗날

황진이가 백무에 대항하며 독기를 품는 계기가 된다.


백무는 황진이(하지원)가 예인의 길을 걷게 하고자, 첫 정인 은호도령(장근석)과 맺어지지 않도록

끊어내고 약해지려는 순간마다 모질게 대한다. 그로 인해 상처를 받은 황진이는 악에 받쳐

어떻게 하면 백무를 쓰러뜨릴 수 있을까 고민한다.

백무-매향과 황진이-부용은 모차르트-살리에르 관계다.


'천재는 노력하는 준재를 참 슬프게 한다'고 매향이 백무에게 그런 감정을 느꼈던 것처럼

부용 역시 황진이에 대해 열패감을 지우지 못한다.

매향과 부용은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라는 신조로 상황과 판단에 따라 비열에 보이는 수를 쓰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생각하는 재예와 예인의 길에 대한 기준이 있어 그것을 넘지 않으려 한다.


실제 우리는 상사병으로 죽은 이름 모를 이웃집 총각이며

콧대 높은 왕실 종친 벽계수

짧고도 애틋한 사랑을 나눈 문신 소세양

파격적인 6년 간 동거생활을 한 명창 이사종

황진이 유혹에 파계한 지족선사

황진이가 꺾지 못하고 스승으로 모셨다는 화담 서경덕과의 일화로

황진이를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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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를 산산히 부숴버리겠어"

벽계수가 단단히 약이 올랐다.

황진이는 벽계수의 마음을 간파하고 시조 청산리 벽계수야를 읊조려 벽계수를 말에서 떨어뜨렸다.

진이는 "마음은 뒤에 있는데 앞만 보고 가려한다"고 비웃으며 벽계수를 조롱했다.

벽계수는 진이 앞에서 더할 수 없는 치욕을 당하고 분을 삼키지 못했다.

벽계수는 정한에게

"내가 진정 마음을 얻고자 한 이는 황진이 하나 밖에 없는데 정말 힘들다.

왜 이렇게 내 맘을 몰라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속내를 털어놓고,

정한은 "진심이 없으면 절대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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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가 김정한에 대한 사랑을 느끼기 시작했다.

"일거수 일투족 어찌 그리 닮았을까"

황진이는 김정한에게서 은호 도령을 회상하며 마음 아파한다.

정한은 "진정은 우리의 편이다. 그때까지 부디 용기를 잃지 말자"며 진이의 마음을 울린다.

진이는 은호도령을 떠올리며

"한번이면 됐다. 더는 할 짓이 못된다"며 스스로를 다그쳤다.


백무는 진이를 훌륭한 춤꾼으로 다시 만든 사람이 김정한이라고 판단.

"기녀에게 진심을 주는 사람은 위험하다. 진이의 인생에서 빠져달라"고 부탁한다.

김정한도 진이의 미래를 위해 백무의 말이 옳다 생각하고 자신의 출세를 위해 진이를 이용한 것처럼 행동한다.

진이는 정한의 마음에 상처를 받고, 어머니 현금의 품에 안겨, 예전에 죽은 첫사랑과 김정한을 비교한다.

"맘 쓰는 게 (죽은) 그 이를 어떻게 닮았을까. 갓 도포를 입었으면 (정한의) 그런 모습이 아니었을까"라며

백무보다 더 정한에게 노여움을 느낀다.

진이는 "김정한은 어른이라서 그런가? 기녀와 진심을 나눠선 소용없다는 걸 아는 어른이다.

그게 다르다. 그 사람하고 그게 제일 많이 다르다"며 애정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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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을 기부로 삼겠다"

황진이는 안정감 있게 살고 싶다며 이생을 기부로 삼기로 결심한다.

이생은 황진이에게 점차 연모의 정을 느끼고

기녀라는 신분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은 황진이 역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존재는 이생이라고 생각한 것.

"기부가 되고 싶니? 될 수 있겠어?"라고 묻자,

"네가 좋다면 나는 나쁠 것 없다"며 화답했다.


정한은 "진이를 얻기 위해 다 버리겠다"고 한 자신이 잘못이냐고 묻고,

진이는 정한에게 되려 뼈아픈 물음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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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에게 마음을 준 황진이는, 자신을 지키려다 죽어간 첫사랑 은호와 마지막 작별을 나눈다.

"미안해요. 당신에게 주었던 거만큼, 어쩌면 더 큰 마음을 다른 이에게 덜컥 내주고 말았어.

날 용서하지 말아요"라며 반지를 버리며 진정한 사별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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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는 백무를 잃은 슬픔으로 넋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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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는 백무(김영애)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리워하다 결국 정신을 놓고 만다.

황진이는 벽계수의

"스승을 죽이고 만든 춤. 스승을 살릴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

지금 보고 있는 춤은 세상에서 제일 독한 춤"이라는 독설을 견디지 못하고 춤을 추던 중 쓰러졌다.

다시 깨어난 후, 밥을 먹지 않고 술로만 나날을 보내고

죽은 스승 백무가 살아있다고 믿는 등 일반인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보였다.

진이는 또 교방에서 갑자기 수련복을 입고 나타나 백무를 찾아 동료들을 놀라게 하거나,

백무의 방에 들어가 현금 앞에서 스승을 찾는 등 죄책감에 시달렸다.

스승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하지원이 변했다고 생각한 행수 기생은

춤과 음악으로 하지원의 정신을 되돌려 보려 한다.

하지만 매일 술로만 끼니를 떼우는 하지원은 더이상 예전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결국 진이는 밥도 먹지 않은 채 며칠 간 자신의 방에 숨어들어가 사람들을 만나지도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은 상태에 이르다 백무가 자살을 선택한 절벽으로 가 그녀를 따라가려 한다.

춤도 추지 못하고 거문고도 연주하지 못하는 예전같지 않은 황진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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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BD%C6%DB%C7%CF%B4%D9-02-gemini761.jpg?type=w3 황진이는 백무를 잃은 슬픔에 자살을 시도하려 한다. 백무에 대한 황진이 감정은 단순한 증오가 아닌 애증이다. 그때 김정한이 황진이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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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난한 사랑이 위로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정한의 애틋한 사랑.

자살하려는 진이를 구한 정한은,

"이 사람 제가 잠시 맡아두겠습니다.

재예가 이 사람에게 더는 기쁨이 아니라면 참혹한 고통으로 내모는 형틀일 뿐이라면

아주 잠시라도 좋으니 내가 지닌 사랑, 내 가난한 사랑이 위로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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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와 김정한은 도망가 행복하게 산다. 고된 농사일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극복하며 아름다운 애정을 표현한다. 하지만, 황진이는 예인의 끼를 주체하지 못하고,

세상의 부조리를 뿌리뽑고자 하는 김정한의 욕구 또한 커져갔다.

진이는 실타래를 묶으면서 자신도 모른 채 그 실에 마치 거문고를 튕기듯

손가락을 놓아 정한을 안타깝게 했다.

또, 바람에 흔날리는 빨래더미를 바라보며 춤사위를 상상하는 등 진이는 예인에 대한 과거를 놓지 못했다.

김정한 역시 권세에 어두운 양반들과 힘든 싸움을 벌일 중종을 떠올리며 힘들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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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춤은 커녕

거문고 한 줄도 탈 수가 없어. 예인이었던 명월이는 이미 죽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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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는 헛구역질을 해 임신에 대한 간접적인 예고를 한다.

진이를 본 정한은 아이를 가졌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그녀가 예인의 꿈을 그린다고 생각하며

자책한다.

진이는 어머니 현금의 "여자란 자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밥짓고 아이를 낳으면서 살아가야 행복하다"는 말을 떠올리며 아이를 잘 기를 것을 다짐한다.


그러나, 도망쳐 3년 간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던 진이와 정한에게 시련이 닥친다.

진이를 구하기 위해 관졸들의 이목을 자신에게 돌린 김정한.

잡혀가던 김정한은 우남에게 거문고를 부탁한다.

거문고를 건네받은 진이는 김정한이 직접 새겨놓은 글씨를 보고 그만 눈물을 떨군다.

김정한의 추포 소식을 들은 중종은 친국을 하겠다며 국청을 열라고 명한다.

잡혀간 김정한과 그를 보내고 망연자실할 진이 때문에 억장이 무너지는 현금.

진이가 잡히지 않은 것에 그나마 안심하는 매향.

의금부에선 진이의 행방을 대라며 김정한의 주리를 튼다.

김정한 혼자 외롭게 마지막 길을 가게 할 수 없다며 도성으로 오는 진이.

진이가 도성에 올 거라고 확신한 벽계수는 사람들을 풀어놓는다.

죽음을 무릎쓴 황진이와 정한의 처절한 사랑이 눈시울을 자극했다.

죽음을 무릎쓰고 두 사람이 서로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처절한 선택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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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가 있는 곳을 대면 목숨을 살려주겠다"는 임금을 향해

"여인네 하나 제대로 보듬지 못한 제가 어찌 큰 세상을 안을 수 있겠냐"며 죽여달라 말한다.

진이가 있는 곳을 알고 있었음에도 죽음을 택한 셈이다. 모진 고문에도 끝내 뜻을 굽히지 않는

정한의 깊은 사랑이 심금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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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끝에 진이는 왕의 연희에서 춤을 추겠다는 결심을 비친다.

그런 상황이 되면 그녀도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남은 날이 며칠이든 춤꾼으로 살겠습니다. 그리고 죽어난다면 춤꾼으로 그 대 위에서

춤을 추다가 죽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가 가신 양반과 예판대감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과가 될 것입니다"

정한의 아기를 가진 채 처절한 죽음을 각오한 진이의 모습이 펼쳐진다.

황진이의 한과 사랑, 예인으로서의 슬픔이 어우러진 춤이 펼쳐진다.

진이의 진심어린 춤이 임금의 마음을 움직인다.


형장으로 향하는 정한과 연희장으로 향하는 진이의 마차가 서로 교차하며

이들 운명에 대한 애틋함과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황진이는 정인 김정한을 살리고, 기생으로 돌아간다.

황진이는 기인으로 돌아와 조선 최고의 기녀로 살아가며

명기 명월이의 모습을 되찾는다.

이로써 사형될 뻔한 정한을 살린다.

김정한을 살리는 대신 기녀로 돌아간 진이는 모질게 정한을 내친다.

결국, 진이는 명성을 날리는 기녀로,

예판대감 정한 역시 임금의 총애를 받는 신하의 자리로 돌아간다.

정한은 실연의 상처로 고통스러워한다.

진이를 초췌한 얼굴로 멀리서만 바라보거나, 불러도 오지 않는 정인의 변심에 사무치는

서러움을 느끼며 시간을 보낸다.

정한은 황진이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애원하지만

황진이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정한은 황진이가 자신의 아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재차 그녀를 찾아간다.

황진이는 김정한의 아이가 아닌 자신만의 아이라며 뒤돌아선다.

황진이는 기부(기둥서방)라도 되겠다며 간청한다.

진이에게

"내가 기부가 되면 아이가 아빠를 잃지 않아도 되지 않냐"고 호소하며 변함없는 사랑을 전하지만,

그가 가진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는 뜻이지만, 진이는 차갑게 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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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와 정한이 이별을 앞두고, 뱃속 아기가 유산될 위기에 처한다.

자신의 사랑을 몰라주는 정한이 더 미워진 황진이는

이를 뿌리치고, 자리를 뜨려하지만 그만 계단을 잘못 디뎌 굴러 떨어진다.

끝내 유산을 하고 마는 진이.

진이는 단심의 아이를 안고, 죽은 아이를 떠올리며 오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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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는, 관중들이 즐거워한 것은 그녀의 춤이 아닌 화려한 용모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허름한 옷을 입고 나가 탈을 쓴 채 저자거리로 나가 똑같은 춤을 추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무관심에 참담함으로 굳어버리는 진이의 모습.

화담 서경덕과의 만남으로 예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깨닫게 되는 것.


황진이는, 여악 행수 자리를 두고, 최고의 춤꾼이라는 명예를 두고

재예를 갈고 닦는 예인의 삶과 철학을 보여준다.


황진이는 저잣거리에서 행색만 바꾸고 낮에 췄던 춤을 그대로 춘다.

하지만 백성들은 그녀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부용은 황진이에게 저자에서 힘든 일상을 이어가는 백성들에게 재예는 쓸모없는 것이라며

그만 두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황진이는 사람의 심성엔 고하가 없다며

모든 이들을 설득할 수 없는 재예는 진정한 재예가 아니라고 맞받아친다.

황진이는 화담의 가르침으로

진정한 춤이란 화려함이나 기교가 아닌 삶, 인생 속에서 나오는 것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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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는 여악 행수 경연대회에서

화려한 치장도 하지 않고, 허름한 옷차림으로 무대에 나선다.

격식없는 자기만의 춤을 이어간다.

황진이는 기녀의 인생을 포기하고 예인의 삶을 선택한다.

"가진 재주를 베풀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사람들의 삶을 담겠다"며

"마른 국화가 물을 머금고 다시 태어나듯 사람 사는 모습이 내 안에서 피어날 것이라 믿는다.

꽃이 핀 차가 마시지 않으면 덧없듯 내 춤이 세상에 쓰이는 그 날이 있기를 바란다"

며 민중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마음을 직접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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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에게 춤은 물론 예조판서 김정한의 사랑마저 졌다는 열패감에 시달리는 부용.

노력하는 준재의 전형을 보여주는 부용은 부단한 훈련으로 나름의 최고의 춤을 완성한다.

그럼에도 자신보다 뛰어난 춤을 춘 황진이를 제일 먼저 인정한다.


처음에는 시큰둥하게 바라보던 행수어른은

황진이 자유로운 춤사위에 매료되고, 부용 역시 "내가 졌다. 깨끗이 졌다"며

패배를 인정한다.


부용은 차기 행수가 되는데

"조선 최고의 춤꾼은 그저 춤을 추면서 살면 그뿐이지만 여악 행수는 달라.

재주를 알아봐야 하고, 그를 독려하고 키우는 자 그게 여악 행수다.

황진이의 재주를 가장 먼저 알아본 자는 너다. 그게 너를 여악 행수로 뽑은

첫 번째 이유다"


진이는 교방 속 기생보다, 민중과 함께 하는 예인의 길을 걷고 싶어했다.

"신명나게 춤출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삶이 다하는 날까지

춤판에 나서겠다"는 다짐을 보인다.

이후, 황진이는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진정한 예인으로 거듭난다.

말미 황진이는, 저잣거리에서 백성들과 함께 어울려 춤을 춘다.

그곳을 지나던, 부용이 그 모습을 본다.


"내 절친한 지기였느니라...

내가 인정한 유일한 맞수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교방이라는 담장.

그 담장에 가두기엔 너무 큰 예인이었다."


"모두가 함께 춤출 수 있는

신명나는 세상을 꿈꾸어본다.

하여 나는 남은 날이 얼마든

오늘처럼 늘 춤판에 설 것이다.

춤은 끝나지 않았다.

아니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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