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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라 Oct 03. 2022

바람과 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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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바람

네가 이 세상에서 힘이 제일 세다고?

정말 그럴까?"

바람은 해님의 말에 기분이 몹시 나빴지요.

"당연한 소리지. 방금 전에 내가 저 사과나무를

쓰러뜨리는 걸 못 봤니?"


"푸우" 힘쎈 숨을 내뱉으며 거센 바람이 으스댔어요.

으하하. 나보다 힘센 놈은 아마 이 세상에 없을걸.

해님은 방긋 웃으며 자신도 꽤 힘이 세다고 말했지요.


바람은 또 한 번 자신의 힘을 해님에게 자랑했어요.

와. 바람이 정말 힘이 센가 봐요.

밖에 나와서 돌아다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네요.

모두 집으로 꼭꼭 숨었나봐요.


해님이 시합으로 결판을 내자고 했어요.

둘 중에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사람이 이기는 거예요.


바람이 먼저 힘센 숨을 내뱉었어요. 

그런데 나그네는 오히려 옷깃을 여매고, 모자도 푹 눌러쓰더니

아예 외투의 단추까지 꼭꼭 잠그는 것이 아니겠어요. 

바람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지요.


다음은 해님의 차례였어요. 

해님이 따뜻한 열을 내니까 나그네의 이마에는 땀이 맺히기 시작했어요. 

"어휴. 더워라"


결국 땀을 뻘뻘 흘리던 나그네는 외투를 벗었지요.


해님이 바람에게 말했어요.

"봤지? 바람아, 무조건 힘만 세다고 이기는 게 아냐."

해님은 내기에서 이겼지만, 으스대지 않았어요. 

오히려 바람을 위로하며 나그네에게 숨을 불어 시원하게 해주라고 했지요. 


이 동화의 교훈은 힘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지요.

바람처럼 아이를 강제적으로 다그치는 것보단

해님처럼 따뜻한 격려가 아이를 스스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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