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달러의 삶-해외입양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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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블리김작가

다큐멘터리 작가, 김옥영 작가님 글에서 퍼왔습니다.


올해 7월 한국에서 출간된 <그 여자는 화가 난다>의 저자 마야 리 랑그바드는 어린 시절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되었다. 한국계 입양아로서 그녀는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화를 내고 있다. 화를 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고, 화를 내야 할 때 화를 내는 것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부당한 일에도 화를 내지 않게 되는 그 순간부터 정신의 죽음이 시작된다.


그녀는 이 책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H아동복지회의 홈페이지에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정되고 확실한 입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가 중 하나라고 적혀있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여자는 한국아이들이 국내보다 해외로 더 많이 입양된다는 리케의 말에 화가 난다. // 여자는 입양기관이 국가간 입양을 통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 여자는 한국의 입양기관이 매우 큰 영향력을 지닌 이익단체라는 리케의 말에 화가 난다. // 여자는 한국 정부의 사회복지 정책이 민영 입영기관에 의존한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 여자는 국가간 입양이 공급과 수요를 바탕으로 산업화되었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 H아동복지회는 여러개의 보육원과 미혼모를 위한 시설을 소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병원과 여행사, 심지어는 한국계 입양인들이 국내에 머무를 수 있는 숙박시설까지 운영하고 있다. 여자는 H아동복지회에 화가 난다. // 여자는 입양가정의 부모들이 사실 부모가 있는 아이를 입양해놓고 고아를 입양했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상당히 오래전부터 들어왔다. 많은 사람들이 믿는 바처럼 입양기관이 선행을 베푸는 자선기관이 아니라 돈벌이가 목적인 사업체라는 풍문 말이다. 그런데 그 뿐만이 아니었다. 현실은 늘 예상을 초월한다.


한국계 입양아들이 세계 각지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져왔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입양기관의 사업이 단순히 입양 수수료를 챙기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놀랍게도 그들은 적극적인 아동 수출을 위해서 아이들의 친부모가 있는데도 부모 없는 고아로 둔갑시켰고, 해외 입양 희망부모들의 요구조건에 맞는 아이를 골라 맞춤형 입양을 하기도 했다. 해외 입양 부모들은 입양 수수료만 내면 그들의 자격 여부와 상관없이 종이 한 장으로 자신의 구미에 맞는 조건의 아이를 맞아들일 수 있었다.


본인이나 친부모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렇게 신분을 세탁당한 입양아들은 입양된 가정에서 말로 다할 수 없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프랑스로 입양된 김유리씨는 당시 양부가 ‘10살짜리 여자아이’를 원한다는, 다소 구체적인 조건을 입양기관에 전달했다고 한다. 대개 더 어린 나이를 선호하는 경향과는 다른 요구였다. 그녀가 낯선 땅 새로운 가정에서 매일 밤 맞닥뜨린 것은 양부의 학대와 성폭행이었다. 그 고통 속에서 허우적댈 동안 양모와 주변인은 방관했고, 그녀의 입양승낙서에 법정대리인으로서 서명한 입양기관과 정부 또한 아무런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그녀는 17살에야 그 지옥을 탈출하여 프랑스의 청소년 보호시설로 거처를 옮길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조국’이라 불리는 이 나라를 향해 부르짖는다.


“이건 아동 인신매매예요. 그 사람이 입양 수수료를 낸 목적은 아이를 물건처럼 사서 자신의 성적인 욕구를 푸는, 아이가 그런 물건이 되는 것을 바랐던 겁니다.”


“당신들은 왜, 왜 나를 소아성애자에게 입양시켰나요?”


한국은 지난 60년간 약 25만 명의 아동을 전 세계로 입양시켜왔다. 아이로 떠났다 어른이 되어 한국을 찾아온 입양아들이 그들의 입양과정에 강압, 뇌물, 문서 위조 등의 불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인권침해와 국가개입 여부의 진실을 밝혀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화가 나고, 가슴 아프고, 슬프고 부끄러운 해외입양의 이야기 <3천달러의 삶-해외입양 잔혹사>가 오늘 10월 28일 금요일 밤 10시 KBS1 <시사직격> 시간에 방송된다.

피디 이이백, 임현정, 작가 석영경, 취재작가 전준화. 후배들이 만들었다.


화를 참을 수 없는 요즘 나날에 화나는 일 하나를 더 보태드려 죄송하지만, 많은 분들이 보시고 함께 더 큰 화를 냈으면 좋겠다.

화를 내야 할 때는 화를 내야 세상이 바뀌니까 말이다.


어쩌다 인연의 끈이 이어져 이 이야기가 방송으로 나오게 되기까지에는 저도 눈꼽만큼 기여를 했기에 널리 많은 분들이 보시기를 희망한다.


예고 영상은 아래 댓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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