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요즘 저는 모처럼 휴식 시간을 갖고 있어요
그동안 매우 열심히 달려왔기 때문에
한 템포 쉬어가고 있습니다
사실은 몸이 무척 안 좋아졌거든요.
직업병이죠.
구토가 난다든지 장이 띵띵 붓는 느낌이 든다든지 하는 것들이요~ 좀 쉬면 또 좋아져요
제가 만든 프로그램만 보느냐고
다른 프로그램을 잘 못 보고 있었는데
어제 우연히 tv를 켜니까 sbs생방송 투데이에서
사람의 집이 하고 있지 뭐에요~^^
사람의 집은 부장님과 차장님, 피디님...제가 몇 년 전에 처음으로 만든 거에요
인테리어 방송이야 그 전에도 많이 있었지만
사람의 집은 사람의 향기가 날 수 있도록
아이템 선정부터 방송컨셉 하나하나까지 신경써서
코너를 새로 만든 거거든요
공들여 만들었고, 애정도 남달랐죠
매주 일요일에도 출근하셔서 같이 시사를 하고,
애정어린 말씀과 따뜻한 눈길로 프로그램을 이끌어주셨던 ysb부장님
지금 위치가 더 올라가셨는지도 모르겠지만,
현재까지 사람의 집을 지켜주시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신 hh차장님.
아, 존경하고 애정하는 두 분.
저는 그동안 다른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정신없이 살아왔는데...
그 코너를 보는 순간, 고향에 돌아온 느낌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 들면서 아주 행복해졌습니다
시시때때로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방송가에서
한결같이 시청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건. 또 그런 프로그램을 할 수 있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죠.
다른 방송을 하고 있을 때에도 사람의 집 작가님이냐며 전화가 여러 번 왔거든요
이런 전화를 받을 때도 정말 좋아요
방송일을 하면서 수없는 밤을 지새고,
수많은 희생을 하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
tv 앞에 앉아 제가 만든 방송을 보시며
웃어주시고, 기운나는 말을 해주신 분들...
그 분들 덕분에 힘들어도 참고 해왔던 거겠지요.
이 일을 십 년 넘게 했어도 제가 방송작가라는
생각을 별로 안 하고 사는데...
새삼 방송일 처음 시작하던 그 때. 초심이 떠올랐네요.
셀 수도 없을 만큼 다 기억도 못할 만큼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분들을 방송으로 담아왔는데...
수많은 분들께서 촬영에 도움을 주셨죠
일주일에 생방 5시간을 도맡아 하기도 했고요.
어느 날부턴가...그 어깨가 너무 무거웠거든요
그 짐이 절 숨 막히게 했고요.
그런데... '사람의 집'이 제게 초심을 다시 일깨워주네요.
그 프로그램 만들면서 행복했었거든요^^
촬영 갈 때마다 피디님께 남편분들이 아내에게 꼭 이벤트해주는 거 부탁했어요
제가 부부 이야기 담는 걸 참 좋아해요~
7년 쯤 전에 kbs 생방송 오늘 '앞치마를 두른 남자들'에서
꽃미남 쉐프 신효섭씨와 남자 연예인분들이 아내분들에게 요리해주는 코너 만들 때도 일은 힘들었지만 너무 행복했어요
그 때 만났던 분들이 땡벌가수 강진샘, 사극배우 정호근샘, 가수 수와진샘, 씨름선수 이태현샘, 배우 손영춘샘... 많은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죠. 그 때 만난 피디님도 참 좋으셨고요. 신효섭씨는 그 뒤로 많이 뜨셨죠^^
촬영할 때마다 아내분들이 남편 요리를 받으면 눈물 흘리세요 저희가 방송을 통해 깜짝 이벤트를 하거든요
그 촬영테입을 보고 나서부터
저는 부부 이야기를 담을 때마다 기회가 되고 컨셉이 맞으면 꼭 요리를 시킵니다. 시청률도 잘 나와요. 남성분들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싶기도 했어요.
어쨌든 사람의 집 피디님은 왜 꼭 요리를 꼭 해야하냐 투덜대면서도 요리 만드는 것부터 다양한 이벤트들...부부 이야기 알콩달콩하게 담아오셨었죠. 촬영테입 보면서 흐믓하게 봤었던 기억이 나네요.
티격태격. 둘 다 자기 개성이 강해졌을 때라 방송 컨셉 때문에 sbs 안에서 싸우기도 했었는데...지금 생각하니, 뭐 그런 걸로 싸웠는지.
지금 같아선 허허 웃고 넘어갈 텐데.
쓸데없이 자존심도 엄청 쎄던 시기였네요~
주절주절...이 얘기 저 얘기 늘어놓았는데요.
사람의 집이 제게 향수를 불러일으켜줬네요.
한결같음...
그 자리에 있음...
그것이 얼마나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지.
깨달았습니다
여러분을 행복하게 만드는 그 무엇.
잊고 있다가 돌아봤는데 그대로 있는 그 무엇은
어떤 것들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