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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 Jun 08. 2019

칼로리와 에너지 대사의 재정의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에너지 대사를 증가시킨다(1)

안녕하세요. 로우입니다.


이번 로우캅 덴버에서 제가 가장 인상깊었던 강의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통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케토시스, Ketosis가 인체의 에너지 대사를 극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제목만 보게 되면 그 내용은 이미 대략 알고 있는 부분이라 많은 분들이 ‘그게 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벤자민 비크만 박사님(Dr. Benjamin Bikman)의 설명은 아주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우면서 논리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내용을 알기 쉽게 작성해서 3번의 글을 통해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그분의 설명의 구조와 단어를 이해하기 쉽게 재설계 하였으며, 제 의견도 덧붙여 작성한 글임을 밝힙니다.

로우캅 컨퍼런스에서 강연하신 벤자민 비크만 박사님


1. 에너지에 대한 기본 개념


키토제닉 다이어트에 대한 이론적 개념을 이해하시려고 하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에너지에 대한 기본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 몸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생성되고 사용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왜 우리가 지방을 먹는데도 지방이 쌓이지 않고 사용되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몸이 기능하는 방식에 대한 큰 그림을 갖게 됨으로써, 생각하거나 호흡하거나 소화하는 각 활동이 우리 몸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죠.


우리 몸에서 에너지는 ATP라고 하는 개념에서 출발합니다. 아, 벌써 너무 어렵다구요? 음… ATP라는 말부터 너무 어렵기 때문에, 저는 이것을 ‘돈’으로 바꿔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ATP는 에너지 화폐다.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일을 해서 돈을 법니다. 제가 100만원을 가지고 있다면, 저는 그것으로 밥을 사먹고, 옷을 사고,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돈’이 있으면 그걸 활용해서 우리가 원하는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화폐 = 교환가치가 있다는 사회적 약속이니까요.


위의 내용을 ATP개념으로 바꿔 설명해 보겠습니다.

(일 = 음식물을 먹는 활동, 돈 = ATP, 100만원 = 100kcal, 활동들 = 신체의 활동들)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우리 몸은 음식물을 먹어서 ATP라는 에너지 화폐를 생성합니다. 그리고 이 ‘100kcal만큼의’ 에너지 화폐, ATP를 가지고 있다면 저는 그것으로 생각을 하고, 호흡을 하고, 소화를 시켜 생체 기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들어온 음식물을 에너지 화폐인 ATP로 변화시키고, 다양한 몸의 조직들은 그 ATP를 사용하여 신체 활동을 하게 됩니다.


2. 칼로리는 어느정도 의미가 있다.


위의 ATP 생성을 칼로리 이론과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열역학이라고 하는 칼로리 이론에서는 ATP를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는 ‘열’의 양에 주목합니다. 모든 변수를 차단한 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각 영양소가 몸 속에서 ATP로 바뀌는 양을 측정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발생시킬 수 있는 ‘열’에 집중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탄수화물 1g을 먹으면 대략 32개의 ATP(에너지 화폐)를 생성해내게 되고, 이는 ‘열’로 따지면 약 4kcal수준의 열을 생성해낼 수 있다는 거죠.
물을 끓이는데 필요한 열량, 그것이 바로 칼로리
참고. 1 칼로리 = 1 기압 하에서 14.5℃의 물 1그램을 15.5℃까지 1℃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


칼로리 이론은 음식물의 투입과 에너지의 산출이라는 것을 아주 직관적인 공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마치 인간의 몸을 하나의 공장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렇게 정확한 에너지 규모의 산출을 바탕으로 기초 대사량, 활동 에너지 필요량 등 과학적인 측정이 가능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이 칼로리 이론은 우리 생체 에너지 흐름을 이해하는 데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에너지의 투입과 산출의 공식을 바탕으로 CICO의 관점에서 몸을 이해해 왔습니다. Calorie In Calorie Out의 줄임말인 CICO는 몸을 이해하는 가장 단순화된 방법입니다. 우리가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ATP가 많이 생성되는데, 기초 대사량과 활동 대사량으로 모두 소모하지 못하면 남은 잉여 에너지는 몸 속에 쌓인다는 개념이죠. 그리고 이 CICO의 이론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온갖 다이어트 방법과 운동생리학이 발전해 왔습니다.


3. 칼로리의 의미를 포괄하는 호르몬대사

하지만 이러한 CICO의 고정관념이 서서히 바뀌고 있습니다. 단순히 CICO의 이론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점인데요. 예를 들어 도저히 먹는 양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체중을 가진 고도비만 환자나, 제2형 당뇨 환자가 식사량이 적음에도 살이 찌는 상황, 반대로 엄청 많이 먹는데 살이 찌지 않는 사람 등 말이죠.

과연 이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먹는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질병과 비만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호르몬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우리에게 에너지를 주는 두 가지 영양소, 탄수화물과 지방을 섭취했을 때 몸의 과정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차이점은 아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ATP를 생성해내는 방식에 공통점과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탄수화물(포도당)은 해당과정 - TCA회로 - 산화적 인산화라는 과정을 통해서 에너지, 즉 ATP를 생성합니다. 하지만 지방(지방산)은 베타산화 - TCA회로 - 산화적 인산화 과정을 통해 ATP를 생성합니다. (TCA회로 - 산화적 인산화) 부분은 동일하지만, 그 앞의 ‘해당과정’과 ‘베타-산화’ 부분이 다른 것이죠. 각각의 내용은 추후에 한 번 더 설명 드리겠습니다.


두 번째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에너지로 활용되는 데 호르몬에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탄수화물은 앞서 설명한 해당과정 이후 단계에서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인슐린’ 호르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탄수화물을 섭취할 경우 췌장에서 인슐린이 대량으로 생성되게 되죠. 반대로 지방은 베타-산화 이후 단계에서 추가적인 호르몬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지방은 특정한 호르몬의 도움 없이도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죠.


여기에서 가장 큰 차이인 ‘인슐린’의 존재는 에너지 사용의 우선순위를 결정합니다. 인슐린은 동화호르몬으로 지방의 저장을 명령하고, 탄수화물의 에너지 사용을 독려합니다. 그래서 인슐린이 분비되는 상황 하에서는 탄수화물 > 지방의 에너지 사용 순서가 결정됩니다. 반대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상황 하에서는 지방의 에너지 사용이 가능해집니다.


과거에는 위에서 설명한 칼로리 이론과 호르몬 대사를 두 가지 독립적인 것으로 이해해 왔습니다. 하지만 에너지를 내는 데 우선순위를 호르몬이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이 둘은 독립적이지 않습니다. 호르몬이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고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아래의 그림처럼 이해되어야 합니다.


4. 결국 대사로 이해되어야 한다.

결국 우리 몸의 에너지 사용은 ‘대사활동(Metabolism)’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신진대사, 줄여서 대사(Metabolism)는 동화작용(Anabolism)과 이화작용(Catabolism)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화작용은 여러 물질을 한 덩어리로 합치는 작용을 의미하며, 이화작용은 한 덩어리로 합쳐진 물질을 여러개로 쪼개는 작용을 의미합니다.


강력한 동화호르몬 인슐린은 탄수화물 복합체인 글리코겐과 지방에너지의 저장을 명령합니다. 그리고 에너지원으로는 탄수화물의 사용만을 독려합니다. 이는 대사활동 중 ‘동화작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고 길항작용(인슐린을 억제하는 반대작용)을 지닌 호르몬인 ‘글루카곤’이 분비되는 상황에서는 글리코겐이 분해되어 사용되고, 저장된 지방을 꺼내어 사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글루카곤은 강력한 ‘이화’호르몬으로 이해됩니다.


이에 따라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고 인슐린의 분비를 억제하게 되면, 글루카곤이 분비되어 활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가장 첫 걸음이 됩니다. 쌓였던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게 되면 지방의 칼로리가 9kcal로 매우 높기 때문에 칼로리 이론에 따라 우리 몸에는 에너지가 넘치게 됩니다. 게다가 에너지를 꺼내어 쓰는 ‘이화상태’에 도달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계속해서 충분히 꺼내 사용하게 되죠.


이렇게 ‘대사’로 몸을 이해하는 것이 키토제닉 다이어트 이해의 첫 걸음입니다. 다만 여기서 이야기 하는 것은 인슐린이 불필요한 존재라는 얘기라거나, 나쁜 존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에너지 사용의 그림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칼로리 이론은 일부 맞지만 호르몬에 의해서 조절된다는 것, 이것만 기억해 주시면 됩니다.


이어서 에너지 사용의 ‘결합, Coupling’과 ‘비결합, Uncoupling’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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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트는 LCHF(Low-Carb High-Fat 또는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본적인 가이드로써, 의학/영양학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키토제닉 다이어트 정보와 최신 뉴스를 다루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LCHF 다이어트를 시도하실 때는, 본인의 건강상의 특성에 따라 주의를 요합니다. 보다 안전한 시도를 위해 주치의의 상담이나 의사의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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