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사람일수록, 가장 늦게 전해지는 말
가까운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게 가장 어렵다.
매일 함께하는 가족에게, 늘 내 옆을 지켜주는 연인에게,
혹은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주는 친구에게조차도
“고마워”라는 말을 꺼내는 건 왜 이렇게 쉽지 않을까.
곁에 있는 사람의 존재가 너무 자연스러워져서,
감사함이 ‘표현’이 아니라 ‘전제’가 되어버린 건 아닐까.
일을 하며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어렵지 않은데,
형식처럼, 인사처럼, 자연스럽게 입에서 흘러나오면서
정작 나의 하루를 함께 견뎌주는 사람들에게는
그 한마디가 그렇게도 어렵다.
누구보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나는 오히려 투정을 부린다.
힘들다고, 지친다고, 도와달라고.
그 사람들은 그런 내 마음을 다 이해해 주면서도
나는 정작 그 이해에 “고맙다”는 말을 남기지 못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그 마음은 종종 닿지 않는다.
우리가 ‘당연함’이라 부르는 관계 속에서
고마움은 때때로 조용히 사라진다.
“고마워.”
당연히 내 옆에 있을 거라 믿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나를 지켜준 시간과 마음에,
작은 한마디라도 전하고 싶은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