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준비하는 자세

남아 있는 인연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법

by 공대남

어릴 적 함께 뛰어놀던 친구들이 있었다.

같은 운동장에서, 같은 하늘 아래에서,

해가 질 때까지 놀다 집으로 돌아가던 그 시절의 친구들.

시간이 흘러 모두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지만,

명절이 되어 고향에 내려가면 아직 연락이 닿는 친구들이 있다.


이번에는 정말 운이 좋게도, 모두가 시간을 맞춰 만나게 되었다.

서로의 얼굴에는 세월이 스며 있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어릴 적 그대로였다.

우린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꺼내며 웃고,

지금의 삶을 나누며 그간의 긴 공백을 조용히 채워나갔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오래된 인연이 아직 내 곁에 남아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에 대해서.


수많은 이별을 겪으며 살아왔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어진 인연이 있다는 건

결국 우리가 서로에게 남긴 따뜻한 흔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이별을 마주한다.

연인과의 이별, 가족과의 이별, 친구들과의 멀어짐, 그리고 직장에서 조차.

어쩌면 인생은, 크고 작은 이별을 준비하며 사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관계를 맺는 것도 힘들지만, 끊어낼 때 더욱 힘든 것 같다.

그래서일까, 나는 요즘, ‘이별을 준비하는 자세’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덜 아프게, 조금 덜 후회하며 이별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 답은 ‘마음의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데에 있는 것 같다.


언젠가 이별은 찾아온다.

하지만 이별이 두렵지 않게 만드는 건,

그날까지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다정했는가 하는 마음의 기록일 것이다.


아직 나는 그 준비가 되지 않았다.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 이별하는 건, 여전히 너무나 아프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별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는 걸,

그렇기에 오늘의 인연을 더 진심으로 대해야 한다는 걸.


우린 그렇게, 이별을 준비하며

서로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 사람이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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