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버린 열정의 끝에서 희미한 불빛을 찾다
어릴 적엔 세상에 하고 싶은 게 참 많았다.
이거 하고 싶다, 저거 되고 싶다.
그때의 나는 어떤 일도 두렵지 않았고,
모든 게 가능할 것만 같았다.
한살 두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열정은 조금씩 닳아버렸다.
현실은 늘 내가 그리던 꿈보다 단단했고,
내 마음은 그 벽에 부딪힐 때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닳아갔다.
언젠가부터 ‘이 정도면 됐지’라는 말이
습관처럼 입에 붙었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먼저 택했고
열정보다 안정이 더 중요해졌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어릴 적의 ‘나’를 놓아버린 것 같다.
요즘의 나는
무엇이 되고 싶다기보다,
그저 버티며 하루를 채워 넣는 사람이 되어 있다.
가끔은 그게 너무 씁쓸하다.
예전의 나였다면,
지금의 나를 보고 뭐라고 했을까.
그치만 한편으론 이렇게도 생각한다.
비록 그때의 열정은 사그라졌지만,
나는 여전히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어쩌면 꿈이란,
크고 화려한 무언가를 이루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고
내 자리를 지켜내는 일 아닐까.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조금 늦더라도, 조금 부족하더라도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고 싶다.
그게 지금의 내가 꾸는
가장 현실적인, 그리고 가장 진심 어린 꿈이다.
꿈은 멀리 있는 게 아니더라.
그저 오늘의 나를 지탱하게 만드는 가장 가까운 이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