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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유히 May 13. 2021

깍두기와 아보카도


나는 고작 할머니를 떠올린다

깍두기가 그리울 때

아보카도를 봤을 때


미국 사는 이모가 그랬지

엄마가 아보카도를 참 맛나게 잡쉈다고


놋그릇에 담긴 푹 퍼진 라면

소고기 잔뜩 찢은 미역국

깍두기 그리운 마음보다


푹익은 아보카도 한 번 사드릴 걸

과카몰리 한 번 드셔 보게 할 걸

아보카도를  때마다 후회를 다신다


엄마가 지나가듯 말했지

나도 엄마가 있었음 좋겠다고


언젠가 나도 엄마가 있었음 싶을 때

고작 어떤 후회들을 떠올릴까


요맘때 요거트맛

제철 나물

고등어자반

연어덮밥

냉메밀

홍어무침

회냉면

닭날개 튀김

삼겹살

애플파이

가끔 반주하던 소주 세 잔

순댓국

동네 트럭 순대

바닐라라떼

노란 맥심커피

단감

에이스샌드

너구리 컵라면 작은 거


나 그냥 지나가듯 엄마를 그리워할 수 있을까




예전에 할머니네서 찍은 깍두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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